★오여사의 제3의 활동/절 집 기행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읽고 참을수 없어 빗속에 다녀온 선암사

하늘위땅 2013. 7. 10. 13:38

 

 2011년 7월 13일 쉬는 날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고 가끔 들린 하늘로 해가 보이기까지 한다.

일기예보를 보니 중부지방엔 집중 호우라고 한다

그래도 최신 예보를 검색 역시나 비온다는 구름 빗방울 그림만 뜬다.

 

'이거 가 ? 말어 ?'

 

언가이 비가 내린다면 감행할 수도 있겠다 싶어 우의와 우산을 단디 챙겨서 집을 나섰다.

창원 하늘은 잔뜩 찌푸림 혹은 비 날림의 요동질

 

버스를 타니 등산복 차림에 배낭을 맨 사람은 나 혼자

다들 이 빗속에 산에? 이라는 뜨아한 눈길들 모른체 딴짓을 하는 것 처럼 위장을 하면서

비 많이 오지 마라마라 연신 중얼거렸다.

 

7시30분 발 순천행 버스에 올랐다

비는 한층 더 세차게 내렸고 가는 길 내내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내리는 비 때문에

순천 도착하면 바로 돌아와야하나 또 망설망설..

 

9시 10분경 순천대학교앞에 도착을 했다.

다행스럽게 순천은 흐리기만 할 뿐 비는 내리지 않았다.

 

길을 건너 선암사행 1번 버스를 기다렸다

40분마다 있는 버스를 15분 기다린뒤 탔다. 아싸!

마이비카드 사용이 되었는데 아뿔싸 카드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

1,100원을 줬다.

 

 

 

 

 

 

 

순천 대학교 건너편에서 출발한 버스는 종점인 선암사에 10시 30분경 도착을 했다.

내일로 기차를 타고 온 여학생 두명과 함께 선암사로 향했다.

 

입장료 1,500원

 

 

 

 

 

 

부처님 오신날 달았던 연등이 그대로 길을 열어주고 있었다.

안개가 촉촉하게 내린 길..

계곡의 물소리 시원하다 못해 시끄럽게 가는 길 넘쳐나고 있었다.

쏴~아 ~ 쏴 ~ 아..

 

 

 

 

날이 흐린듯 했으니 후덥지근한 공기는 금세 땀을 불러왔고 콧잔등엔 촉촉하게 땀방울 솟기 시작했다.

아~ 더버라..

 

계곡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섞이면서 시원해졌다가 다시 후끈 덥고..

그러다 만난 승탑밭이다.

 

 

 

 

 위세있게 늘어서 있다.

승탑이란 고승의 사리탑으로 신라말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단다.

승탑밭의 비석받침과 지붕돌의 조각들이 아주 재미나게 만들어져 있다.

 

다른 절집에서 본 것보다 이쁘다고 표현하면 될라나.

 

 

 

 

 

 비 온 뒤라 계곡은 물이 넘칠듯 힘차게 흐리고 있었다

쏴~ 아 콸~ 콸~

 

계곡의 물소리가 아주 시끄럽게 길 따라 오고 있었다.

시원한가? 시끄러운가?

 

 

 

잠시 계곡에 취해 지나칠뻔 했다 승선교를...

 

작은 승선교를 건너 큰 승선교로 걸어 오르라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교수의 말을 따라  했다.

잘 닦여진 길을 피해 아주 짧은 길이였지만 오솔길을 걸어 큰 승선교까지 야무지게 밟아주며 걸었다.

작은 오솔길 가운데 터억 버티고 앉았던 흰 고양이 한마리.

인기척을 느끼고서도 한참이나 지나서야 느적느적 일어나 도망인지 피하는 건지 뒤를 돌아다보며

귀찮다는 표정으로 내 앞길을 먼저 걷는 것이였다.

 

아~ 이 왠 고양이 ....너무 무섭잖아.

 

그순간 그 고양이 길가의 풀을 띁고 있는 것이다.

고양이도 풀을 먹나? 옴마야...

 

그 고양이를 지나쳐오면서 힐끗 뒤돌아보니 멀뚱하니 날 쳐다본다.

 

야~ 양공이 너 뭐야?

 

 

 

 

 

 

 

보물 400호로 지정된 승선교다

우리나라 돌다리중 명작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돌다리는 자주 밟아줘야 건강하다는 사실 아나요?

 

 

 

 

 

그 유명한 강선루를 아쉽게도 볼 수가 없었다.

수리중...

안타깝다..

가림막 너머로 보려고 힐끔힐끔 거렸지만 부분적으로 보이는 건 넘 재미없다.

 

다음 번 올때는 수리가 끝났을라나?

 

 

 

 

 

 

 

강선루를 아쉬워하며 조금 걸으니 '심인당' 연못을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연못에 물이 없었다.

비가 많이 와서 비워둔 것인지 아니면 원래 이렇게 두는 것인지...

인공적으로 만든 연못으로 못 가운데 섬이 있어 아주 정취있고 섬에 있는 나무가 배롱나무라지 아마.

 

심인당 연못에 관한 이야기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에 잘 설명이 되어 있답니다.

 

 

 

 

 

 

심인당을 지나면 곧 만나게 되는 일주문.

사대천왕상이 없는 일주문이다.

왜 그럴까요?

 

 

조계산 장군봉의 호위를 받기 때문에 없답니다(안내서에 나와 있더라구요)

 

 

 

 

들어가는 일주문(조계문) 주변부터 벌써 사람의 눈길을 끄는 것이 이거이거 대단한데 를 연발하면서

이리저리 눈을 돌려보면서 감탄사를 연발!!

 

꽃밭이라는 말이 허투루는 아닌 듯..

이쁜 수국이 첫 발걸음을 아주 설레게 했다 아직 보지 못한 선암사의 봄을 안달나게 하는 듯.

 

 

 

 

 

 

만세루에 걸린 '육조고사' 현판과  만세루 파란색 창 덧문이 눈길을 확 끈다.

육조고사는 선종의 육조인 혜능스님을 모신 오래된 절이라는 뜻이란다

 

일주문부터 정신 못차리게 하더니 만세루마저도..

선암사에 대한 기대감은 한 층 더 높아졌다.

 

 

 

 

 

 

 

깊은 절이다 참말로

이리보아도 저리보아도 지붕들이 이리저리 얽혀 있고 복잡한 듯 다정한 듯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런 절집은 정말 처음인데

이렇듯 여기저기 정신없이 건물들이 빼곡한 듯 그렇지 않은 듯 서 있다니..

 

 

 

 

너무 볼 것이 많아 엇다 눈을 두고 있어야 되나 두리번 거리다 그 유명한 뒷간을 보게 되었다.

 

뒤간이 이렇듯 멋진 건물로 있어도 되는거야?

저쪽으로 가서도 보고 이쪽으로 와서도 보고 아래에서도 올려다 보고 혼자서 난리부르스를 치니

지나던 저 보살님 웃으신다.

 

뒤간을 이용해 보고 싶었지만 그 옆으로 신식 화장실 표시가 있어 차마 들어가 보지는 못했네.

사진을 찍다 볼일 보고 나오는 스님과 마주치는 바람에 민망했기도 했고 ..

 

선암사

                     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누운 소나무에 기대 통곡을 하고팠으나 출입금지라 멀찍이 지켜만 봤다.

 

 


 

 

 

 

기웃기웃 절집을 이렇듯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기도 오랜만이다.

구례 화엄사엘 처음 갔을때도 경상도 지역 절집과는 사뭇 다른 절집 느낌에 흠뻑 빠져 경내를 둘러본다고 늦는 바람에

일행들과 떨어져 혼자 부랴부랴 따라 잡았던 기억이후 정말 오랜만에 눈에 힘을 빼고 봐도 될 절집이지 싶다.

 

 

 

 

 

 

 

색바랜 단청이며 오래된 기둥 돌이며 담벼락이며 계단 그리고 툇마루까지도 눈을 떼지 못하게 잡아 끌었다.

 

칠정선원 뒷쪽에 숨은 듯 있는 산신각도 놀라웠고 어느 양반님네 집 같은 선원의 풍경 또한 특이하기는 했다.

해설사를 동행했더라면 더 재미난 선암사 둘러보기가 되었을텐데...

미리 알아간 정보로는 선암사를 이해하기엔 아주 역부족..너무 목말라...

 

선원 앞 마당을 날고 있던 잠자리 한마리 내 앞 꽃에 살포시 내려앉아 포즈를 취해주시네

 

앞으로 가도 뒤로 돌아와도 옆으로 가도 절 집 건물들이 숨어서 기다리고 있는 것 처럼 미로도 아닌데

숨어 있는 듯 나타나는 건물들과 숨바꼭질 하는 느낌이였다.

 

 

 

 

 

 

두리번두리번 꼭 보고 가야했던 선암매를 찾았다.

저 연등을 좀 떼 내고 싶었다.

이 매화나무에 꽃이 핀다면 그 봄은 어찌 아름답지 않을까.

 

잠시 우산을 받고 서서 작은 빗소리에 봄날로 시간 이동을 해보았다.

 

절 집 곳곳에 숨어있는 꽃나무들은 꽃봉우리를 맺고 있는 시간에 활짝 핀 매화여!

홍매와 백매가 어우러져 아주 장관을 이룬다니 꼭 봄날 가볼일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전국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매는 강릉 오죽헌의 율곡매, 장성 백양사의 고불매, 구례 화엄사의 백매

그리고 선암사의 무우전매다.

 

 

 

 

 

 

 

또 한가지 이상했던 건 대웅전 앞문이였다.

사람이 드나들수 없도록 가림막이 어느정도 높이까지 만들어져 있었다.

 

다른 절집에선 이 문으로 스님들이 드나들었는데 이곳은 왜?

 

빨간 장삼을 걸친 스님의 염불소리가 묵직했다.

내려다 보는 불상이 '뭐하는게냐'며 꾸지람을 하는 듯 해서 얼른 옆으로 비켜섰다.

 

 

 

비는 하염없이 세차게 내리고 있었고 급히 멈출 기세도 없어 대웅전 옆에 마련된 쉼터에 잠시 앉았다.

끊었던 커피를 여기서 한잔 벌컥 들이키고 말았으니...

절집에서 내 의지를 수그리다니!! 이럴순 없는데 ...

 

무료라는 문구에 훅~ 정신이 나가 나도 모르게 버튼을 누르고 만 것이다.

버릴수도 없으니 마실수밖에.

아~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옛말이 틀린 건 아니겠구나 속담을 확인하는 순간이였ㄷ.

 

 

 

 

 

앉은 곳 뒷가 문이라 도대체 이곳은 뭔가 싶어 호기심을 참지 못해 틈으로 살며시 들여다 보는 호기심천국 오여사..

암것도 없습디다 하하

 

앉아서 내리는 비를 하염없이 보다 정신 확 돌아온 순간 눈에 띈 저것들은..

 

무료 양초 판매대과 나무로 만들어진 저것을 무엇?

양초 판매대 아래 쓰인 문구가 묘하게 양초를 사서 보시를 하게끔 만드누나...

 

밝혀주세요 내 맘도 내 눈도 앞길도 나무관세음보살!!

 

 

 

 

 

 

 

깊은 절 집 선암사의 여러 모습들

 

조계산을 올려다보는 재미도 훌륭했고 크고 작은 당우들 지붕이 맞닿아 있는 모습도 참 특이했다.

 

 

 

 

 

 

비는 그칠줄 모르고 아주 세차게 마당이 패이고 골이 생겨 물길을 만들때까지 내렸다.

불조전과 원통전을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비 때문에 야생차 밭과 달마전을 둘러보지 못해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내내 뒤를 돌아보았는데 조만간 다시

찾지 않을까 싶다.

 

비 온다고 가지 않았더라면 정말 후회했을 우중의 선암사 여행 굉장했음을 알림

아주 오래전 살았던 푸근하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동네 같았다고나 할까?

 

 

 

 

이런 자잘한 것이 더 관심이 가는 한사람

 

 

 

 

뒷간 오른쪽 옆을 돌아가면서 살펴보니...

 

 

 

 

 

 

오래된 기와로 덮힌 돌담이 아주 매력덩어리다.

 

물 바가지 걸어두는 지붕 좀 보소.

 

 

 

 

댓돌도 아주 오랜전 그것같고

기와에 핀 풀과 이끼가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선암사 구석구석 안디빈 곳이 없는구료

 

 

 

 

 

작은 연못 마저도 정겹기 그지 없다.

아래로 내려다 보니 선암사가 어느 시골 동네 같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