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절 집 기행

부처님 오신 날 다음날 훌쩍 다녀온 경주 남산 칠불암과 신선암

하늘위땅 2012. 6. 6. 11:30

부처님 오신 날 다음날 

아들 훈련소 수료식 전 날 하필 쉬는 날이 잡혔다.

아들 면회 갈 음식 재료 장만을 해 놓고 종일 뭘 할까 고민을 하다가 냉장고에 음식재료들 집어 넣어 놓고

늘 준비된 배낭을 들쳐맸다.

음식이야 저녁에 준비해야 할 것

낮 시간 빈둥빈둥 뒹굴거리는 건 취미에 맞지도 않고 갑갑해서 덥다하는 날씨도 어떠랴는 맘으로 버스에 올랐다


경주행 버스에서 한없이 졸았는가보다 

머리카락이 아주 엉망진창이다

코는 골지 않았나 심히 걱정이 되었지만 아무도 아무말 안했기에 코를 골지 않았나보다


조금 늦은 오전 거의 점심시간 무렵에 경주에 도착을 했다

훅!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공기


'오늘 땀 좀 흘리겠다'


경주시외버스터미널 건너편 순환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미리 알아본 바로는 11번을 타고 통일전 앞에서 내리면 칠불암까지 갈 수가 있었다.

이 정류장에선 10,11번 경주문화고적지 순환버스가 있고

100번을 타면 골굴사 감포까지 갈수 있는 것 같았다

600번대 직행버스도 있고


한참을 기다려 11번 버스에 올랐다

(마이비, 티머니, 신용카드 마이비 사용가능, 환승도 가능함)

1500원 버스를 찰랑 넣었다

(카드가 안읽혔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잠시 땀을 식히고 10여분 후 도착한 통일전엔 혼자 내렸다




 

경주 통일전 [慶州 統一殿]  

 

경상북도 경주시 남산동(南山洞) 에 있는 통일기원전각. 삼국통일의 정신과 화랑의 호국정신을 기리고

이를 이어받아 나라의 정신적 지주로 삼기 위하여 조성한 전당이다 

 

 

197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건립하였다. 전각 안에는 태종무열왕, 문무대왕, 김유신 장군의 영정이 모셔져 있으며,

회랑에는 통일을 향한 격전의 현장을 보여주는 기록화를 길게 전시해놓았다.

이밖에도 넓은 경역 곳곳에 삼국통일기념비와 태종무열왕, 문무왕, 김유신 장군의 사적비 등이 세워져 있다.

호국영령의 뜻을 기리는 장소여서 초·중등학생들의 통일이념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남산 칠불암과 전망대로 오르는 등산로도 설치되어 있다



통일전 앞을 잠시 서성이다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망설였다

지도를 보고 대충 길을 잡아 걸었다





11번 버스에서 내려 오른쪽 길로 쭉 걸어가면 됩니다


가다보면 서출지를 만나게 되는데 잠시 쉬려니 이노무 개구리 소리때문에 놀라서..

무슨 개구리 소리가 그리 큰지.




 


경북 경주시 남산동의 통일전 옆 안말 복판에 연화지 또는 서출지라고 부르는 유서 깊은 연못이 있다. 

이 연못은 본래 연꽃이 많이 피었으므로 연화지라 하였다. 

서출지라는 이름에 관해서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신라 소지왕 10년 임금이 궁궐 밖을 행차하여 천천정에서 쉬고 있는데, 

까마귀와 함께 길가에서 울고 있던 쥐가 임금 앞에 와서 하는 말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따르시오하므로 

임금이 말 탄 군사에게 까마귀 뒤를 따르게 하였다.  말 탄 군사가 까마귀의 뒤를 따르다가 피촌에 이르니 

돼지끼리 싸우고 있으므로 이 싸우는 것을 구경하다가 까마귀를 놓쳐 버려 걱정하고 있을 때였다. 

홀연히 이 연못에서 한 노인이 나타나 군사에게 편지를 주는데 겉봉에 쓰여 있기를 

이 편지를 뜯어보면 두 사람이 죽고 뜯어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는다고 되어 있었다. 

편지를 받은 임금이 두 사람이 죽는 것보다는 한 사람만 죽게 하는 것이 낫다고 하자 

일관이 두 사람이란 서민이고 한 사람이란 임금이라고 아뢰므로 

임금이 편지를 뜯어보니 궁궐 내전에 있는 거문고 꿰짝을 활로 쏘라고 적혀 있었다. 

임금이 궁궐로 돌아와 거문고 갑을 활로 쏜 뒤 그 궤짝을 열어보니 중과 왕비가 활에 꽂혀 죽어 있지를 않은가. 

두 사람은 불륜의 관계를 맺어온 사이로 그날 밤 왕을 죽이기로 모의했던 것이 밝혀져 편지 내용과 일치하였다고 하며, 

서찰이 나온 연못이므로 이 연못을 서출지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황소개구리 소리에 끔쩍 놀라 길을 다시 잡으니 곧  탑마을 삼층석탑을 지나 시골동네 땡볕길을 계속 걷게 되어 있었다.




한낮의 땡볕이 사정없이 목덜리를 쏘아대길래 얌전히 꽂혔던 우산을 펼쳐 들었다.

땀은 사정없이 온 몸 샤워를 시키고 있었고 도도히 양산없이 그냥 걷겠노라 했던 다짐은 온데간데 없이

스타일 구기는 우산을 펼쳐 들고 햇빛을 피하다니..



 

 

그렇게 한참을 동네를 지나고 보리밭도 지나고

이쁜 장미가 핀 골목도 지나고

또 걸었다.


 

 

 



어이쿠..야 

공사차량이 심심찮게 오고가니 먼지까지 항거시 드리킹을 하게되누나.

노란 스카프를 입과 코를 막고 걸었다.




어느분의 글에서 본 그 소나무숲이 눈앞에 나타났다

와~ 시원하다..

소나무숲에서 나오는 바람은 제법 시원했다.



 

 

 

땡볕길을 지나니 소나무 숲이 반가이 맞았고 그리고 곧 이어 나무가 우거진 산속으로 들어간다

좋쿠로,,,

아카시아도 다 지고 찔레꽃도 지고 있는데 무슨 꽃인지 향기가 초입에서 코를 심하게 희롱했다

무슨 꽃 냄새일까?


온갖 꽃 냄새가 땀냄새를 싹 덮어버렸기에 걸어왔던 땡볕 그 길을 잊어버렸다.

그늘이 계속된 길이 시원했다.


이름도 모르는 이 꽃도 보고

익기 시작한 산딸기 나무도 찜하고..

(지금쯤 익어서 누군가 다 따먹었겠다)


 


드디어 온전한 표지판을 만나다..

바로 찾아오긴 했구나.

칠불암 1.9키로

얼마 안남았구나.



 


본격적인 칠불암 가는 길

입구에 지게가 나란히 누웠다

칠불암 오르는 사람 누구라도 택배나 올려줄 물건을 지고 와달라는 의미인가 보다

다행히 아무것도 없어 그냥 지나칠 수 있었다.


우측통행 엄수!

(조용하니 내 맘대로)


 

 


향긋한 꽃냄새에 취하니 계곡 물 위에 떨어진 꽃잎이 보이네

그 물속에 작은 물고기들이 아주 바글바글 놀고 있다.

볕 쬐고 있나 물고기!

꽃 냄새에 취했나 물고기!

히힛


한참을 물속을 딜다 보고 있으니 바보가 된 듯한 느낌이 들어 다시 가던 길 걸었다.





어느 산속

어느 절 집

어느 계곡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돌탑이 여기라고 예외는 아니다.

두 손 모아 맘을 비웠다

(소원을 빌지 않음)


녹음이 우거진 숲길

약간의 경사길도 있었지만 걷기에는 무리가 없다.


 

 

 

 

 

 


가물어서 먼지가 폴폴나는 길위로 드러나 나무뿌리가 연륜이 된 사람의 얼굴같은 느낌이다.

딱딱한 껍데기 옷을 입은 소나무는 시원한가?


그늘진 숲 길이 좋다



 



다른 나무끼리 기대어 길 옆에 섰다

딱 들러붙어 서로에게 의지한 체 높이 높이 섰다.

시간이 많이 흐른뒤 보면 어느 나무가 살아 있을까?


 

 



바위가 쫙 깔린 길도 걸어야하지만 어렵지 않다.


 

 

 

청개구리가 살고 있는 칠불암 턱 밑의 약수터

이 물을 마셔도 되나 어쩌나 고민하는데 칠불암 오시는 사람은 물 한통을 올려다 주시면 감사하겠다는 글이 눈에 들어왔는데

물을 담아갈 물통이 없어서 세수하고 손 씻고 대충 땀을 털어내기만 했다.



 

 


칠불암 턱 밑 마지막 계단 길만 오르면 바로 암자 마당에 도착을 한다.





익히 봐왔던 마애불상군을 직접 보게 되었다

석가모니불

관세음보살

아미타불..

뭐 아는 모든 부처님을 외웠다.


'마애불'은 석벽에 음각으로 새긴 불상



 뒤편 큰 바위 면의  삼존불 가운데 - 석가여래불

                                          좌     - 대세지보살 (  연꽃송이를 들고 계시고 )

                                          우     - 관세음보살 (   정병을 들고 계신다      )

 

  동서남북 4면의 사방불 - 동쪽 - 약사여래불

                                       서쪽 - 아마타여래불

                                       남쪽 - 미륵불

                                      북쪽 - 석가모니불


땀을 삘삘 흘리며 요리조리 불상을 딜다보는 내 모습이 좀 거슥했나?

암자에 계시던 비구니 한분이 가찹게 다가오셔서 인사를 하셨다

같이 인사를 하니 요모조묘 설명을 해주신다.


외국인 비구니 한분도 같이 동참을 하여 같이 영어로 우리말로 요러조런 이야기를 나눴다

(평일 한가한 시간에 가니 이런 좋은 점도 있다)





설명을 듣고 꼼꼼히 살펴보니 참으로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아는 만큼 보이고 그 만큼 아끼고 사랑하게 되나니...

땀이 좀 나도 좋으리..


(그곳에 가면 설명이 잘 되어 있습니다 직접 가 보셔요 ^^)



 




신선암쪽으로 향하려니 이런 난관이 있나.

바위 경사길을 마구마구 기어 올라가야 했다

옴마야..


식었던 땀이 다시 질질 온 몸 샤워를 시키네





한순간 숨을 쉬고 돌아보니 하이고야 이리 좋쿠나..

칠불암에서 겨우 5분 올랐는데 땀 샤워라니..

잠시 소나무 그늘아래서 저멀리 경주 시내를 보면서 한숨 돌리고



다시 바스라지는 바위들을 조심스레 밟고 오르니 드디어 신선암 가는 길이 보였다.




 

먼지가 폴폴 나는 길 터벅터벅 

왼쪽으로 펼쳐지는 시원한 광경에 감탄을 연발하며 걷는다.





그러다 커다란 바위를 쑥 돌아오니 이런 바로 바로 신선암이닷


테레비에선 좀 더 극적으로 장면을 잡아서 와~ 라는 감탄을 쏟았는데..

슬쩍 돌다 어디야 하고 시선을 돌리다 잡아서 그랬나 그냥 피식 웃음이 났다.


요기구나.


 

 

마치 구름 위에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머리에 삼면보관(三面寶冠)을 쓰고 있어서 보살상임을 알 수 있다. 

얼굴은 풍만하고, 지그시 감은 두 눈은 깊은 생각에 잠긴 모습으로 구름 위의 세계에서 중생을 살펴보고 있는 듯하다. 

오른손에는 꽃을 잡고 있으며, 왼손은 가슴까지 들어 올려서 설법하는 모양을 표현하고 있다. 


천의(天衣)는 아주 얇아 신체의 굴곡이 사실적으로 드러나 보이며 옷자락들은 대좌(臺座)를 덮고 길게 늘어져 있다. 


머리광배와 몸광배를 갖춘 광배(光背) 자체를 불상이 들어 앉을 공간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보살상이 더욱 두드러져 보이며,

통일신라시대 8세기 후반의 작품으로 보인다(문화재청)



윽 이러면 곤란합니다 보살님 ㅡ.ㅡ;;

넘 가찹게 딜다보면 부끄러워요 ...







아래를 내려다 보니 칠불암 마당이다


 



칠불암에서 올려다 보니 보일듯 말듯 신선암일까?


어제가 부처님 오신날인데 연등을 죄다 제거하고 있었다

이 궁금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왜 벌써 연등을 제거하세요?"


"문화재청에서 내일 감사나온다고 연락이 와서.."


"왜 문화재청에서 다 떼라고 했나요?"


"지저분하고 사진 찍을때 가린다고 민원을 제기한 모양입니더"


어이쿠야 하긴 절 집마다 일년내 걸린 연등이 사실 보기는 싫었지만 그래도 어제 부처님 오신날

많은 사람들이 소망을 담은 연등일텐데...


"많은 사람들의 맘일텐데 그걸 담박에 떼 버리면 돈 주고 단 사람들은 어짭니꺼"


"우리가 힘이 있나요 떼라면 떼야지..."


땀을 삘삘 흘리시면 연등을 떼는 처사님... 고생하셨습니다.


 



연등제거 작업을 잠시 도와드리고 내려오는 길..

신선암 아래 소나무 그늘에서 한참을 머물며 수다를 떨던 여자사람 두명이 앞서 내려가고 있었다.

여전히 이야기는 끊어지지 않고 걷고 있다.


무슨 이야기가 저리 많은지..

말도 하지 않으니 안하게 되고

말을 하지 않으니 신간할 일도 줄고

말을 하지 않으니 맘의 번뇌도 줄어 들던데..


그렇게 한참을 앞서거니 뒤서거리 내려왔다.


숲도 끝나지 않은 곳에다 차를 댄 이 두 여성분은 부웅 매연을 남산 자락 소나무숲에 남겨두고 쌩 가버렸고

버스를 타기 위해 다시 땡볕길을 걸어야 하는 나는 다시 걸을수 밖에...


버스를 기다리며 얼굴이 빨갛게 익어버리 외국인 관광객을 만나

몸짓 발짓 손짓으로 칠불암 신선암 그리고 경주 여행에 관한 정보를 주고 나니 

거의 탈진할 지경.. 

말이 통하지 않는 다는 건 정말 진이 빠지는 경우라는 걸 다시금 알았다.

그 외국인이 건네주는 탄산음료를 억지로 마시고 굿바이 인사를 하니

10번 버스가 쌩하니 오고 있다

후다닥 배낭을 들쳐메고 간신히 버스에 올랐다.


시원한 에어컨바람에 잠시 몸을 맡기며 마애불의 모습을 눈꺼풀에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