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절 집 기행

굴골사 선무도 보려 나섰다 무다이 들렀던 경주 남산 칠불사

하늘위땅 2012. 8. 17. 17:39


맘 맞은 지인들과 쉬는 날을 맞춰 절 집이나 한바퀴 하자 메시지 나누다 무작정 가보자고 나섰다.

물론 목적지야 경주 골굴사 선무도를 보러 가는 것이였지만 시간 나눔이 어정쩡해 몇군데 들러야 했다.

굴골사 선무도 공연은 매주 월요일은 안 하고

오전 11시, 오후 3시30분 두차례 공연이 있다고 했다

비가 촐촐하게 날리긴 했지만 공연을 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였기에 무조건 고고고!!


 창원을 출발한 차는10시30분경 도착을 했고 11시 공연은 안되겠었어 가던 길을 돌려 남산 언저리로 달렸다.

남산의 오묘한 기운을 느끼고 싶어한 일행이 있기도 했고 절 집 순례였기에 남산만 바라보고 올 수도 없으니

칠불사 산책겸 다녀오면 딱 이겠다 싶었다.


잔뜩 구름 낀 하늘은 선선하게 느껴지기까지 했고 간간히 비까지 날려주시니 1시간여 걸어 갔다 오기엔 

땀을 그다지 많이 흘릴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산 입구 가까이 차를 대고 40여분 산책겸 산길을 걷기 시작했다

구름이 걸친 남산은 역시나 예사롭지 않은 자태로 다가가는 우리를 내려다본다




그리 높지 않은 남산 그러나 자칫 길을 잃을 수도 있는 넓고 깊은 바위 투성이 산

그래서 이상하게 끌리는 산이다.





여름인데 땀을 전혀 흘리지 않을순 없겠지만 이렇게 햇빛도 없는데 천천히 가면 괜찮을거야 했는데

그것이 아닐세..


걷기 30여분 쯤 땀이 온 몸을 적시고도 모자라 줄줄 흘렀다.

바람도 없으니 습한 공기가 사우나를 하는 듯 땀을 자꾸 짜낸다.


땀 흘리는 여행 아닌데.. 아~~놔!





지난 봄 바짝 말라있던 계곡에 물이 조금 흐르고 있어 간간히 땀을 씻어 낼 수 있었다.


어느누군가 만들어 둔 부처님을 닮은 돌탑

관세음보살

석가모니불. 합장 기도를 하고 다시 남은 10여분을 채우러 출발.


땀이 주체가 안되안되

 




안개비까지 내려 내리지 않는 빗속을 걷는 것처럼 머리는 푹 젖어 버리고

등짝은 땀으로 다 젖어서 도착을 했다.


으,,, 완전 스타일 구겼다.

어쩔수 없이 머리 물기를 탈탈 흔들어 털고 마애불상군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또 왔어요 부처님 관세음보살님..





비가 오는 와중에도 땀을 철때반죽같이 흘리면서도 올라온 관광객들이 젖어서 잠시 쉰다,


하이고 대다 대


딸아이와 함께 온 엄마가 참으로 부럽다

군대간 아들 휴가 나오면 같이 오고 싶다

아들아~~ 엄마 혼자 와 미안타...



문화해설사 아저씨 상주하시면서 원하면 자세한 설명을 해주신다.

설명을 좀 들을 걸 그랬나,.






마애불상 앞 마당을 쭉 둘러 앉은 기와엔 많은 사람들의 원이 그려져 있다.

원이라,,,


사업번창, 소원성취,,,건강,,,행복,,,,, 모두다,,





빗방울이 굵어져 잠시 법 당 툇마루에 궁디를 붙이고 앉았다.

점시 공양전 불경을 외고 축원을 읽는 스님의 말이 이상타,,

자세히 보니 외국분이다.


칠불사 행자비구니신데 체코 분이시란다,


얼굴도 예쁘고 맘도 예쁜 스님이시다.


일행 중 두명은 신선암 보러 올라가고 남은 두명은 마루에 걸터 앉아 풍경구경에 여념없다.





공양시간인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보살님이 공양을 하라고 하셨다,

엉거주춤 미안한 맘으로 공양을 받았다,


뷔페식 절 음식

나물 몇가지와 장아찌류 그리고 진짜 맛있는 된장국까지


밥을 한참 많이 먹는 바람에 저녁까지 든든했다

게다가 커피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와 수박까지 얻어 먹었다,


생각지도 못한 공양에 다들 입이 함빡


"오여사하고 오니까 참 좋네"


"그래예 고마워예 담에도 같이 하입시더"


부른 배를 뒤뚱거리면 내려와 대충 땀을 추스리고 우리의 목적지 골굴사로 달립니다.

운전대를 잡으신 분 운전 솜씨 좋으시고 비님 간간히 내려주시고..





시멘 포장길을 10여분 또 땀을 내고 올라오니 이런 절벽에 마애불이 ㅜㅜ

몬간다 몬가 땀 너무 나신다,

쳐다만 봐도 아찔하다,


두분은 절벽에 있는 법당과 마애불을 보러 가시고

두분은 시원한 그늘아래 벤치에 앉았다,


그간의 서로의 이야기에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





3시30분 선무도 공연을 하는가 싶어 대웅전 앞에 오니 비가 와서 극락전 내에서 공연을 간단하게 한다는 방송이 나온다,

어중간한 시간에 불경을 하시는 이 스님도 외국분이 아니신가.






대웅전 마당 아래 숨어있는 극락전 내에서 공연을 한다고 하니 후다닥,


에게게 관람객을 우리 일행 4명과 외국 관광객 2명이 다인가..

시원한 선풍기도 돌아가고 에어컨까지 돌고 있으니 천당이 이곳인가 보다..


3시 30분 드디어 선무도 공연시작


정식 공연이 아니라 간단한 품세 동작을 단계별로 보여준단다

아쉽구로.. 멀리서 시간 내 왔는데.




기본 품세를 보여준 앳된 외국 수련생

그리고 스님의 강한 시법

박수 짝짝짝


경주시티투어 팀이 들어오는 바람에 갑자기 자리가 넘 좁아지고 더워졌다

그래도 관람객이 많으면 수련생들도 기운이 날터... 


당겨 앉고 붙어 앉고






나이 많은 스님의 기본 동작 그리고 10년 수련한 청년의 시범

10년정도 해야 선무도의 멋을 제대로 느낄수 있는 듯

뭔가 가슴에 파파팍 찌리리 오는 느낌이 있었다.


아쉬움은 다음번 주말 정식공연에서 채우기로 할 밖에..

그래도 아쉽다


http://www.golgulsa.com/  골굴사 둘러보기





유튜브에 올려진 선무도 공연 동영상으로 아쉬움을..





내려오는 길 백구가 눈길을 끈다..


"동아보살은 아일끼고..."


"동아 새끼 소아입니다"


"아 그래예 소아야!"


불러보지만 들은 척도 안하는 소아

엄마는 아침예불을 같이 했다고 하는 불심이 깊은 개였는데 소아는 전혀 관심이 없다

배가 볼록해 


"새끼를..."


"살이 쪘어요"


"완전 원팩이군요 하하하"


관광객들이 주고간 먹이를 그냥 먹어대서 살이 디룩디룩 쪘단다,

우짜노,,

소아야 관세음보살이로다,


절집 순례는 순식간에 이렇게 끝이 났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이여서 아쉬움은 덜 했지만 선무도공연에 대한 서운함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