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4의 활동/우리동네 어디까지 가봤니

무학산 자락이 품고 있는 서학사

하늘위땅 2014. 8. 4. 12:30






여름은 더워야 제 맛


그 더위와 땀이 싫어

집 안에서만 머물다 보니

뭔가 갑갑하여

아주 무더운 날

집을 나서 봤습니다


이 날은 

바람이 쌀쌀하니 

꼭 초가을 느낌을 주었지요


걷기에 상당히 좋았던 7월 말경이였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절에 안갈래?"


백수 일년차를 앞두고

노는 것에도 지쳐 있는 동생들에게 말하니

아무도 움직일 생각을 않는기라

혼자서 집을 나섰답니다


"아따 바람이 찹찹하니 가을같네"



바람에 이러저리 날리는 낙엽이 가을을 느끼게 해줍니다





숲으로 들어오니

비껴들어오는 햇빛이 따갑습니다

그늘은 선선하고

걷기에 무척 좋았던 날.






이런 경사진 길도 오릅니다

바위틈사이 어떻게 비집고 피었는데

보라색 도라지 꽃이 빤히 쳐다보니

발걸음을 멈춥니다.


씨앗이 날아왔나

새들이 씨앗을 여기 놓았나

다람쥐가 그랬나

어쨌던

바위틈 사이 보드라운 흙에

뿌리를 내린 도라지.


잘 자랄까 싶지만

꽃은 이쁩니다.


잠시 도라지꽃을 보고 한 숨 돌리고

남은 경사길을 오릅니다.





빠빠이!

보라빛 향기!



헉헉

숨소리 거칠게

곧 목적지에 도착 했음을 알려주네요







선선함에도

이곳 서학사에 오르니

땀으로 범벅입니다

물도 없이 올랐는데

목이 타서 죽을것만 같았지요


수도꼭지를 찾아 목을 축이니

그제서야 마산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분주한 마산항

뿌연 공기


나고 자라고

다시 돌아온 내 고향 마산입니다.





음력 초하루여서 그런지

절을 찾은 신도들이 기도를 하러 산신각에 오르고 있네요


서학사 산신각은 바위위 작은 공간에

있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기도도 아니고

부처님 전에

무학산 산신 전에

엎드려 절을 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무학산 둘레길을 따라 귀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산속으로 들어가니

너무너무 시원하고

상쾌하기까지 했던 것 같습니다.






어디선가 향기로운 냄새가 나서

둘레둘레 둘러보니

지나가던 사람이 말해 줍니다


"좋은 냄새가 나지요?"


"네 뭐지요?"


"저어기 칡 꽃에서 나지 싶네요"


칡꽃?


주변에 천지로 칡꽃이 피었던 겁니다

그리 오래전에도 자주 다녔던 곳인데

칡꽃을 처음 보는 듯한 느낌은 뭔지..?


알면서도 잊고 살았던가

아니면 못 보았던가..


칡꽃 향기가 그득한 무학산 둘레길을 걸어 내려왔습니다


온 몸에 그 좋은 향을 묻혀 왔는데


"옴마 시원한 바람냄새가 난다"


아들은 꽃 냄새보다

산속의 시원한 바람냄새만 느끼는 모양입니다.




우리동네 어디까지 가봤니?

오늘은 무학산 자락에 자리잡은 '서학사'까지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