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4의 활동/우리동네 어디까지 가봤니

노산동 가고파거리 걸어나 봤나?

하늘위땅 2015. 12. 28. 12:30




노산동 가고파 거리

지역사랑고향길

쌈지공원/이웃사랑골목길/고아원가는길




매일 1시간 이상 걷기를 하고 맘 먹고

시작한지 사흘째 되는 날


마땅히 걸을만 한 곳도 없고

지루해서 발길 닿는 곳으로

아무생각없이 걷다 들어간

노산동 가고파거리의 골목길 초입


볼때마다 자꾸 새롭게 바뀌는 것 같아

잠시 망설이다 골목으로 들어갔다



"돈 들여 자꾸 손보는 모양이네"


유난히 따뜻한 겨울인데

이 날 바람은 참으로 쌀쌀했다

옷깃을 여미고

스산한 골목을 자박자박


내 발자국 소리에

짖어대는 개소리에

화들짝 놀라면서도


뛰쳐나오진 않을것이다 안심(?)을 하며

약도 좀 올려가며


조용하고 적막하기까지 한

오래된 시간이 머무는 

골목길을 걸어 보았다




 # 노산동 가고파 거리



 


골목이 구비구비라 그런가

일련번호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아마 길을 잃거나

위험한 일이 있을때

요긴하게 이용 될 것 같은데..




 




길 안내를 해주는

설치물이 곳곳에서 


'이쪽으로 걸어 가세요'


라고 하는 듯 했다



 



과거가 머물러 있는 오래된 골목길에선

어릴적 날 놀게 하고


그늘을 만들고 있는

높은 건물을 보면

현재의 날 자각한다


과거와 현재 미래는 늘 함께 하는 듯 아닌 듯

아쉬거나 그렇지 않거나

불편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공존하면서

공존하지 않는 듯








일루 갈까 절루 갈까

곽중에 들어온 길이라

방향 감각을 잃어 버렸다


"에이 암데나 가보자"



 

 


구불구불 미로 같던 골목이

넓은 길이 생겼다.

잘린 집이 여기저기서 겨울 햇볕에 

낮잠을 자나보다


개 짖는 소리도 없고

지나가는 차도 없다


확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에

온 신경이 벌떡 긴장을 탔다




 


한겨울 날씨는 아니지만

하늘색은 차갑기만 했다.




 



금방이라도 아이들이 골목에서

조잘 거릴 것 같은데

그림자가 쓸쓸하다.








잘못 찾아 들어간 길이 막다른 골목이다

다시 돌아 나오려는데

또 개가 무섭게 짖는다


"시끄 조용!"


입 다물고 있을 개가 아니지

골목이 찢어져라 주인을 부른건지

협박을 하는건지

그러던가 말던가 




 




다 쓰러질 것 같은 빈 집을 돌아가니

우물을 안고 있는 낮은 집이 보였다

부지런한 집 주인이

작은 텃밭을 만들어 두었다

볕이 잘 드는 곳에 자리를 잘 잡았다



돌고 돌다 보니

큰 길로 나와버렸다


한 30여분 걸었나보다


찬찬히 살펴가며 걷는다면

1시간 산책길을 되지 싶어

다시 한번 더 찾아오는 걸로






 

6호 광장 근처-왜 6호 광장이라고 하는거지?-에서

발견한 마산야구 100년 기념비석이다


마산야구가 시작된 장소였던 마산구락부가 있던 곳이다





 

 역동적인 마산의 이미지를 표현한 건가?

마산이라서 말을 달아 놓은 건가?


바람이 찹찹하니

맘도 착찹해졌다.


...


한시간 걷기를 위해

무작정 다른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하필 좀 더 추운 날에 말이다


우리동네도 잘 둘러보면

이야기와 함께 재미난 곳이 많다

생각없이 나섰다가

만난 노산동 가고파거리 골목길이다.



...


어릴적에 잘못 들어와서 길을 잃어 식겁했던 곳이라

골목 깊은 곳은 두렵고 무섭다

길이 쫙쫙 펴진 건 좋은데

한편으론 씁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