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1,2의 활동/사는 기 그기 뭐시라꼬?

나이

하늘위땅 2020. 12. 29. 09:42

팥죽 새알심 안먹으려고 버티는 것
먹고 싶지 않아도 그냥 먹고 마는 것
티 내고 싶지 않은데 티가 나는 것
떡국을 앞에 두고 생각이 많아 지는 것
이래도 후회 저래도 후회하는 것
버티고 버티면서 잠을 물리는 억지
가끔 멍~~ 때리는 시간을 즐기는 것

 

 


동생아 끼리봐라
밀까리 없는 오뎅이제
만다꼬 밀까리오뎅이 더 맛나
밀까리든 전분이든 오뎅은 맛나지
구냥 묵자 고마
날도 춘데
비가 올라쿠네 절에 갈까 했는데 파이다

 

 

 

그래 묵자
TV  많이 보면 치매 발병률 높단다
요즘 책은 멀고 테레비는 가깝다
몸과 맘이 이끄는데로 하는데 ㅎ
너무 오래 살자고 아등바등은 싫은데
그냥 묵자
테레비 끼고 사니까 치매 오기전까지
아주 신나게 살아보자 싶다
그냥 묵고 난께 
도로 뱉고 싶네
배 부르다

 

 

 


선물은 그냥 좋다
선물이니까
추운 날에 속이 뜨거워진다
그 뜨거움은 수다로  

 

 

 

 


밤새 어찌나 꼬르륵 거리는지
눈 뜨자마자 멸치육수 만들어
떡국을 끓였다
"그지그지 입맛 떨어지면 고태골인데"
찰진 떡과 시원한 육수
고소한 참기름한방울
구운 김 
옥상에서 뽑아온 대파
볼록해진 배 보며
덜 먹을걸 후회 중

그래도 맛나다
떡국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이런세상 저런 세상

간 밤에 폭음으로 다크써클 턱까지 내려온 남자
45키로 나가는 여자랑 바람 났다고 울분을 토하는 여자
눈 와서 하루 장사 쫑 되었다는 아저씨
미국에서 아들이 들어왔다고 한껏 자랑하러 온 이웃 아주머니

70만원짜리 패딩 안사준다고 입이 댓발 나온 아들 달래서 온 가족
남친과 헤어져 우울하다면서 다욧 포기했다는 아가씨

눈길에 미끄러져 깁스하고 절뚝거리며 먹을 건 먹어야 한다는 열혈단골총각
아무도 모르게 장가가서 딸 낳았다고 머쓱해하는 미스터 김

제발 안와도 좋겠다 싶은데 매일 한번씩 들러 참 씨잘데기 없는 대화를 유도한 여
천원만 이럼서 동네서 돈 구걸하는 아무리봐도 이상한 여와 남

얼굴도 다르고
목소리도 틀리고
차림새도 천차만별이지만
그들에게는 24시간이 있고
낮과 밤, 배고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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