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러보면 우리 동네에도 봄을 느낄수 있어요
바람이 쌀쌀해서 아직은 봄이 아닐거야 그러면서도 3월 봄이다는 걸 안다.
마른 땅을 뚫고 나온 작은 싹을 보면서 신기해 하고
봄의 기운이 강하구나 새삼 불끈 기운을 느끼기도 한다.
창문의 방한용 비닐을 걷어 내야 하나 어쩌나 망설이는 날들이 하루이틀 지나고 있다.
가끔 선풍기를 돌리려는 사람들을 보면 언제 추웠나 싶기도 하지만
선풍기는 좀 오버아닐까 하면서 선풍기를 돌리다가 식겁을 했다.
쉬는 시간
그럼 한번 확인을 해보자 싶어 근처 용마산 공원으로 향했다.
비타민 D 를 흠뻑 만들고 산책 겸 운동 겸 가게를 나섰다.
모티를 돌아오는 바람은 기세가 여전했다.
사람들의 옷차림은 하나둘 얇아지는데 바람은 옷속으로 파고 들 모양이다.
단단히 옷을 여미고 공원쪽으로 걸었다.
언제나 근동에서 제일 먼저 봄을 느끼는 병원장 사모님의 센스있는 봄 화분이 벌써 나왔다.
이 꽃을 무척 좋아하시는 분이다
해마다 새 화분을 사거나 작년 녀석들을 잘 키워 꽃을 올리고는 현관 앞에 이렇게 놓고
"봄이에요 기운 내세요" 말해주시는 듯 하다.
용마산공원 한쪽 비탈 음지에 옹기종기 앉은 몇 집들을 둘러 오르는 길
낮은 지붕위로 내리 쬐는 봄볕이 좋다.
칙칙한 담색을 덮어 버리는 듯 활기찬 햇빛
어느집 작은 텃밭 한쪽에 올라온 연두빛 봄의 기운들
얼어 있는 땅속에서는 봄이 꿈틀거리며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봉곳 올라온 쑥도 보이고.
공원에 쑥 캐러 오는 사람들이 곧 보이겠다.
날이 풀리니 산책겸 운동을 하시는 어르신들이 부쩍 늘었다.
어르신들 아프지 마세요
부지런히 걸으셔서 자식들 근심을 덜어주세요
살기 힘든 세상 부모 노릇도 힘듭니다 그쵸?
생강나무 아래 비탈길을 오느는 어르신도 보이고
불편한 다리를 힘겹게 지팡이에 의지한체 불굴의 의지로 걷고 계시는 어르신도 계셨다
어르신들 화이팅! 입니다.
겨우내 공원을 파헤치고 난리를 피우더니 길에 나무 계단이 박혔고
화장실이 생겼고
없던 길도 생겼고 그늘진 곳에 차양지붕까지 생겼다.
묵은 낙엽은 바스라지고 풀풀 먼지가 되어가고 있다.
정상으로 오르는 이 길도 새로 만들어진 것
이런 계단은 다리 아픈데
작년에 보았던 그 생강나무에 꽃이 일찍 폈다.
반갑다 생강나무 꽃아
가지치기한 명자나무에도 빨간 꽃이 피기 시작했다.
비타민D 많이 흡수하고 40여분만에 내려오는 길
약수터에 물 길러 오는 어르신을 만났다.
힘겨워 보이지만 이런 소일거리라도 억지로 만들어서 공원에 오시니 건강하시겠다.
이래저래 겨울 지나면 봄은 어떤 의미로도 오게 되어 있는 것이다
돌고 도는 계절 그것은...
둘러보면 우리집 마당에도
딱딱한 아스팔트 길 에서도
마냥 얼음 같았던 하늘에서도
봄은 성큼 들어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