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비 내리던 날 걸어 본 서울성곽길
비가 오고 있었다
서울 올라 갈 일이 있었고 시간이 조금 남았고 근처에 있었기에 비가 와도 걸어보자했다.
지난번 디카를 가져가지 않아 눈으로만 보고 온 아픔이 있었기에 디카 확실하게 챙겨 들고
동대문역에 내렸다.
한구간이니 걸어가도 될 정도이고 좋구로 성곽길을 걸어 갈 수 있으니 더 좋구로..
보슬보슬 내리는 비
이쯤이야 거뜬하게 걸어가리
씩씩하게 계란빵 하나 입에 물고 입구로 올랐다.
바람이 휙 불어 우산을 뒤집어버릴려고 했다
안돼! 바람 스토푸!!
올라가야하나 마나 잠시 망설망설
어쨌던 서울대병원앞까지는 가야하니 망설임 뒤로 팽개치고 고~
잘 포장된 산책길이라 걷기에는 아~ 주 편하다
봄을 기다리는 물 머금은 나무와 꽃들이 준비 자세를 완벽히 하고 기다리고 있다.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 속으로 들치는 비
완벽한 등산복 차림이지만 앞 뒤 모두 젖고 있었다.
'이거 빨리 마르겠지'
새로 산 원빈등산화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아직은 괜찮은데..
비가 곧 그칠것도 같은 하늘인데 그치지 않고 많지도 적지도 않은 비가 날렸다.
나무도 젖고
성곽도 젖고
길도 젖고
우산아래 나도 젖기 시작했다.
서울도 봄 비에 젖고 있었다.
높은 빌딩과 오래된 집도 비에 푹 푹 축축해지고 있었고.
비탈진 곳 동네는 다 비슷하긴 하네
서울이나 지방이나..
감전동 문화마을 같은 느낌의 서울 언덕배기 비탈 동네..
초록 잎이 올라오고
꽃이 피면
성곽위에도 봄이 뚝뚝 떨어질 것이다
잔뜩 내려 앉은 물기 머금은 안개와 구름..
물속에 잠신 서울
저 멀리 북악산 자락도 눈에 들어오고
빗방울은 자꾸 굵어지는데
더 걸어갈까 어쩔까..
시간은 여유가 있건만
푹 젖어 버린 바지 때문에 또 망설..
혜화문까지는 가야하는데...하는데..
이 길로 쭉 내려가면 되는데....
빗발이 더욱 굵어지고 다 바람까지 부니 낙산공원으로 빽!
아쉽다.
밤에 오면 운치가 더 있을까?
그럴까?
봄이 깊어질 때 다시 한번 도전
아쉽지만 눈으로 저 멀리 북악산까지 걸어갔다.
그림같은 풍경이 눈앞에서 약을 올린다.
서울도 이리 아름다운 샷이 있었다.
서울도 사람사는 곳이니...
내리막이라서 안내려간 건 아니고.
비가 와서..
나와 같은지..
우산을 들고 가는 저 사람.
낙산공원으로 들어와 또 아쉬운 듯 돌아보았다.
원빈등산화 아직 제대로 경험 못했는데...
저짝 숙정문에서 창의문까지 걸어야 하는데..
잘 포장된 낙산공원을 아쉬운 듯 남은 시간 걸었다
비는 더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그, 그녀와 데이트 하기에 딱 좋은 길 같다
어스름 해질무렵...엔 특히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