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위땅 2012. 5. 10. 10:00

‎5월8일 어버이날

거의 마칠무렵에 할머니 한분을 대동한 한가족이 늦은 저녁을

먹으러 들어왔다.

할머니가 낑겨 있어 영업방침을 깨고 일단 앉으시라 했다.

어버이날 부모님 모시고 온 것이 분명할테니..


"뭐 드릴까요?"


친절한 막내오여사다


며느리같은 아주머니가 


"전골 큰 걸로 주시고....."



쭈글쭈글 주름진 얼굴에 삐쩍 마른 몸을 가진 할머니


"머할라꼬 그냥 그거주라 ..


손으로 동그란 뚝배기 모양을 내시며 그걸 달란다


"뚝배기 한그릇씩 드릴까요?"


"그래 그거 전골은 머할라꼬?"


몸빼 바지에 허름하고 몸에 맞지도 않은 커다란 잔체크셔츠를 입으신 할머니 사는 것이 녹록하지 않은 모습이였다.

같이 온 아들 가족도 그리 넉넉한 삶은 아닌 모습이였고 

하매 돈 많이 쓸까봐 걱정하는 모정인가?


며느님 


"전골 드시소"


며느님은 전골에 사리 넣고 간만에 푸짐하게 식사 대접을 하고 싶은 맘인데 시어머님 자기 아들 등골 휠까봐 손사레다.

결국 뚝배기 한그릇씩 준비를 하는데 손자는 곱배기로 달란다.

한창 자라는 아이니까..


"내 마이 몬 묵는데 내꺼 무몬 되지 머할라꼬 큰 거 시키노..."


할머니 또 한말씀 하셨다.


묵묵히 늦은 저녁을 먹는 할머니와 아들가족들..

국물까지 싹 다 비웠다.

아들과 며느리도 손자도....물론 할머니도...


맘이 쨘했다.


울 신여사는 한우불고기도 묵고 

영덕대게도 묵고 

찜도 묵고

묵고 싶은거 아마 다 잡쉈을 것인데...


미안한지 먼저 자리를 일어선 아들 밖으로 나간다.

덤덤한 듯 시어머니께 말은 건네는 며느님.


"어머니 맛있게 드셨어예?"


"맛도 없다 담부터 이런거 안사도 된다."


정말 할머니 맛이 없었을까?


동네할머니들과 가끔 오시면 반찬하나 안남기고 싹 다 드시고

커피까지 달라고 하시고 가시는데...


엄마 맘이란 이런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