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마 제대했어요

5월23일 아들에게

하늘위땅 2012. 5. 23. 09:16

안녕 아들
뜨겁게 태양은 아침을 열고 있었구나
엄마는 늦잠을 아주 오랜만에 잤구나.
쉬는 날 이잖니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배낭을 메고 산으로 가야하는데 5월달은 체력이 바닥이 되어
지난주 바래봉 철쭉을 보고 오니 더 바닥을 떨어져 쉬기로 하였다
어제는 경남도민일보에서 하는 길에 관한 강연을 듣고 왔고
오늘은 아는 동생들과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대통령 추모식에 갈 예정이란다


처음 가보는 봉하마을은 아닌데 처음 가보는 것처럼 미안한 마음이 든다
꼭 외할아버지를 닮았던 그 분을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아버지 돌아가신 것 마냥
가슴이 찌르르 아프구나


그래도 올해는 추모식에 갈 수 있어 그 맘이 다소 위안이 되는 듯 하네
날도 더운데 많은 사람들이 땡볕에서 고생을 하지 않겠나 싶다

 

너랑도 봉하마을에 같이 가보고 싶었는데 안따라가겠다 고집을 부렸었지
그때 뭐하고 있었는지 기억나니? 이누마!


컴퓨터앞에 앉아서 정신을 못차리고 헤롱헤롱 거릴때였잖아.

세상을 돌아보고 직접 부딪히고 경험한다는 건 또 다른 용기를 주는 일이기도 하니
기회가 된다면 조금의 여유가 있다면 제대 후 꼭 그리하기 바란다


내가 사는 곳, 내가 다니는 길 외에는 관심도 없고 가볼 생각도 안하는 건 정말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를 망각한 것이라고 엄마는 생각한다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알아가고 깨닫고 그래서 한층 더 성숙된
사람으로 사회의 일원이 되길 바라는 엄마의 바람을 알아주련.

 

기회가 되면 외국도 너랑 자주 나가고 싶은데.
과연 울 아들은 흔쾌히 "그래엄마 가자고!" 라고 할지 궁금하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꼭 책 제목이 아니더라도 정말 세상은 넓고 할 일도 많지만 궁금하게 만드는 것도 많고
경험하고 싶은 것도 많고 먹어 보고 싶은 음식도 많이 않겠니?
니가 좋아하는 음식 맛있는 음식들 생각만해도 침이 돌지?


어떤 이유나 목적이라도 일단 집을 떠나보면 알게 되
내자신의 특별함과 가족의 소중함 내 주변 일상의 위대함과 평범함이 주는 고마움등을.

 

 

그런 기회를 많이 누리며 너의 인생을 채우길 바라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