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한 어느 오후를 즐기다
이런날도 있어야지 맨날 바쁘게 다니기만 할 수는 없지 않나..
장마라 해서 산에 가는 것도 포기하고 그간 밀린 일 할까 맘 먹고 늦잠도 자보고 느적거리며 늦은 아침을 즐겼다
허리가 아파 당췌 더 누워 있을수도 없고 피곤하기는 더 피곤한데 눈을 떠질 생각을 않고
머리는 맑아지고...
뒹굴거리며 하룰 보내고 난 뒤 뭔가 좀 허전하게 저녁을 보낼 것 같은 상상에 벌떡 일어났다
'아따 밀린 일 해결하고 나무밑에서 좀 쉬지 뭐'
그래 인생이 다 그런기야 발통굴리며 동동거리고 다니는 사람은 그리 살아야 행복하고
좀 게으르게 살아온 사람은 또 그렇게 살아야 행복한기야..
책 쑤셔넣고
대충 머리만 만지고 집을 나섰다
10시경 태양은 지글거리면 쏟아내렸다
'누가 장마라켔어 날이 이리 좋쿠만 산에나 갈걸..'
땀 질질 흘리면(뒷머리 다 젖고 등판에도 땀이 개울을 이뤘다)서 창원 중앙동 일대와 상남도 일대
도청이며 법원까지 죄다 훑었다.
버스 타기 어중간한 거리는 걸었다
그래서 땀 진짜 많이 흘렸다
샤워를 했다
찜질방 드갈 목적이였기에 땀 쫌 빼자 이러면서 일 다 봤다
가고자 했던 찜질방 앞...
'6월18일부터 7월18일까지 내부수리하므로 휴업합니다 .....'
뭐라고라고라...장사를 안한댜...우짜우짜..
세수도 안하고 여태 댕겼는데 머리도 떡이 지고 우짜노...
슬쩍 윈도우에 비친 몰골 확인
그다지 나쁘지 않음..
다시 나무가 있는 곳으로 이동..
근처 편의점에서 물700원에 사고
유명하고 맛있다는 김밥 두어줄 사고
나무그늘을 찾아 들었다.
땀이 얼굴을 적시고
뒷목을 흥건하게 적시고
등판은 폭포수 같이 땀이 굴렀지만 나무 그늘을 보는 순간 싹 다 말랐다 거짓말같이..
개미가 바글바글 발아래서 땀도 흘리지 않고 쎄가빠지게 다다닥 돌아댕기고 있었다.
'저것들이 다리쪽으로 올라오면 어짜지...귀찮은데'
다리를 빨딱 올리고 앉았다.
가져간 책도 꺼내고 물도 한모금 마시고...
이 한가로운 오후...참으로 나른하다.
살폿 시멘트 벤치에 누워보니 소나무와 잎이 넓은 나무잎이 어우러져 하늘을 가리고 있다
흐흐 조으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니
초록위로 뜨거운 햇빛이 탈 듯이 쏟아진다.
뜨거운 바람이 물 에서 달려온다..
2,000원 한줄 김밥
사이즈는 좀 크다
밥알은 똥글똥글 입안에서 거칠게 논다
간이 안된 정구지는 이 사이에 낑긴다.
보이지 않는 당근을 느끼려 혀는 입안을 헤집고
뚜거븐 단무지의 단맛에 인상이 약간 찌푸려진다.
그나마 우엉이 덜 달구나..
계란도 들었나 느낄수가 없었는데..
한줄 배 부르다.
남은 한줄 먹은 이는 다 먹고 난뒤
"이것도 뭐 김 ** , 김밥 *** 랑 별반 다를게 없네 사이즈 커서 비싸나?"
"야! 요새 돈 2,000원가지고 배 부르게 먹을 끼 있나.....(있나?)"
내 기준으론 딱 한줄이 양에 맞다.
밥이 조금만 보드라웠더라면 후한 점수를 줬을텐데...
일단 주변 분위기 만족스러우니 패스!!
잠시 책속인지 현실인지 '관가정' 마루에 누워 바람을 만지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신선 놀음이 따로 없구나...'
한가했던 후덥지근했던 오후..
관가정인지 어딘지 바람결에 엄청 기분 좋았던 날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