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관심을 가지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새롭다- 산복도로 벽화
늘 그자리에 있으니 눈길을 줘도 뭐가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던 것들이 어느 순간 한 눈에 한꺼번에 눈으로 파고 들어온다.
그래서 깜짝 놀라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어 저게 저랬나'
'저게 있었나'
내 발끝에 탁 걸리니 돌이구나 아는 것처럼 깨닫는 순간에는 모든 것이 다 새롭다
중앙분리대 벽에 국화 그림이 있었던가?
무학산에 가려고 나섰던 어느날
국화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언제 국화 그림으로 바뀌었지
아니 원래 국화였나.
집 뒤 산복도로에도 버스가 선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다
한번 제대로 선 버스를 본 적이 없었기도 하고 이용을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였는데
버스정류장에 실시간 안내판에 표시가 들어왔다는 사실에 더 깜짝
4대의 버스가 정차를 한다는 것에 더 깜놀.
다시 시선을 중앙분리대로 돌리니 또 국화다.
소국도 있구나.
국화가 저리도 많이 피었는데 다 질때까지 몰랐을 뻔 했지 않나.
지척에 있건만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한 그 곳 가곡전수관
매주 목요일 풍류프로그램도 하는데..
가곡전수관 옆에는 대순진리교 건물이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다.
맞은 편에는 여화와의 증인 회관이 마주하고 있다.
도로변에 없는 종교가 없구나
언제 저 주유소가 알뜰 주유소로 바뀌었지
노란 스마일 알뜰주유소 라니.
오고가는 많은 차들이 뿜어내는 매연속에도 가로수로 심어진 꽃이 흰 색을 잃지 않고 활짝 피어
향기를 열심히 내놓고 있다.
어라 천리교회당도 있네.
그리고 교회당까지.
산 밑으로 절 집까지 포진을 하고 있으니 한 길에서 모든 종교를 다 만났다.
우회도로가 생기기전 낚시가는 차들로 몸살을 앓는 이 산복도로변에는 낚시 전문점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몇집만 남아 근근히 낚시점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차량행렬은 시간이 흘러도 그대로인데
있었다 없어지고
다시 생기며
활기를 얻었다 다시 멈추고
여름은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