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1,2의 활동/사는 기 그기 뭐시라꼬?

기본이 뭔지 알아야 본을 보이지

하늘위땅 2012. 9. 8. 14:59

이야기 하나.


어젯밤 늦은 귀가길을 재촉했다.

요즘은 해가 지면 왠지 으스스한 도시분위기 탓에 해 지기전에 들어가는 걸 원칙으로 삼고 있었는데 

그래서 더 잰 걸음으로 귀가를 서둘렀다.

주택가 골목은 넓은 길이라도 늘 긴장을 하면서 걸어야되는지라 잔뜩 힘을 주어 걷는데 마주 오는 남자 한 명

귀에 전화기 내리 붙이며 담배 연기 벅벅 날리며 동네방네 큰소리로 통화를 해댄다


".... 이불에 말아서 ..초등학생....그런 나쁜 넘들이 다 있다 세상이 우찌 될라꼬 그러는지...

 인간 같지 않은 넘들이 많아....."


살짝 스쳐 지나가는 아저씨 담배재를 턴다

이크 그 재가 내 눈과 코로 사정없이 달겨든다.


아~ 놔!!놔!!! 놔!!!


"아저씨 엇다 담배재를 털어요? 세상이 무서운 기 왜 그란지 알아요? 기본을 안지키고 어른들이 뽄을 안보여서 그래요!"


택도 없이 왜 이말이 나왔나 ㅡ.ㅡ;;;


"아이코 죄송합니다..."


"길 다니면서 피해주시는 것도 나쁜 겁니더....."


그래놓고 뒤도 안돌아보고 쌩하니 집으로 올라오고 말았다


'아니 기본이 안되어 있는 자신은 뭐가 잘못된건지 모르나'




이야기 둘.


오랜만에 목욕탕 나들이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가운데 종종 병아리 걸음으로 집 근처 목욕탕을 찾았다.

첫 손님이다

아무도 없어 편하게 탕에 몸 담구고 불려서 나오지도 않는 때를 밀었다

얼추 끝날무렵 몸집이 2배나 나가는 아주머니 한 분 입장.


오자마자 탕과 온 곳의 물을 다 튼다

미리 받아둔 탕속의 물은 적당하게 뜨겁고 적당하게 받혀서 딱 앉으면 목까지 찰 정도

왜 저러나 싶어 그냥 두고 봤다.


내 목욕탕도 아니고 아침부터 뭐라하면 서로간이 기분 상할까봐 잠잠히 내 일이나 끝내고 나가려고 하는 순간

급기야 탕 물을 넘겨버린다

것도 뜨거운물을..


탕속에 들어가려다 뜨거우니 다시 찬물을 콸콸 트시는 우리 여사님

우얄꼬 참지 못하고 오여사님 입을 여신다.


"아주머니 물 그리 넘겨서 수육 만드실겁니꺼? 그냥 있던 물로 해도 뜨겁고 딱 양도 적당했는데

 다른 손님들이 항거시 오실거라예? 내 돈 주고 펑펑 쓰는 기 뭐가 나쁘노 하지 마이소(미리 짤랐다)

 혼자 쓰실 건데 왜 그리 물을 낭비를 합니꺼? 어른이 되가꼬 기본은 지켜주셔야지예"


"새대기 왠 간섭이우 내가 뭐 공짜로 쓰남?"


"그렇게 말하실 줄 알았어요. 내 돈 내고 내가 쓰는데 무슨 참견 이러시면 정말 무식하신 겁니더

 그건 기본인데 기본도 모르시고 제가 알려드릴까예

 물 그리 넘겨서 쓰시면 목욕탕 비용 증가해서 결국은 가격 올릴 것이고 한정된 물 이런 곳에서 

 과하게 사용되면 결국 우리들 집에 물 사용이 어렵거나 물세를 더 내야하는 지경에 이르지 않겠어예

 하나만 보고 그 뒤는 왜 생각못해예 아침부터 잔소리 같지 않은 잔소리 들어 기분 나쁘다 할 지 모르시겠지만

 제가 더 기분 나쁘네예. 아주머니 같으신 분들이 있으시니 같이 온 아이들도 꼭 그래 하지예.

 정말 딱 기본 남의 위한 배려, 상대방의 입장에 대한 생각등을 못 배우니 요새 세상이 이리 흉흉 한건지도 몰라예

 제 말이 고까워도 앞으로 그라시지 마이소. 내가 좀 아끼면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고 우리 아이들도 따라 하고

 이런 정말 기본을 잘 배운 아이들이 자라면 하지 말아야 되는 것에 대해서 엄격하게 구분을 할낍니더

 제발 부탁합니더 우리 어머니들 좀 조심하입시더"


그리고는 목욕탕을 나왔다

그 아주머니 황당하셨을 것이다 그리고 내 뒤통수에 대고 오만 욕을 다 했을 것이다.

내 말이 귓등으로 흘려져 다시 또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누구라도 시작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욱 하는 마음에

아침부터 오지랖을 떨었다.


정말 누구라도 시작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기본을 아시는 것, 기본을 지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게 정말 급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