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낭송 하고픈 날 -슬픈 시 서정윤
남의 얘기를 듣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안 듣는 사람이 많습니다.
안 듣는 경우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둘 다 듣기 싫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자기에게 필요한 것,
자기 기호에 맞는 것은 들으려고 하지만
그 외의 소리는 듣기 싫어합니다.
그래서 상대가 이야기를 할 때는
먼저 판단하지 말고
‘그럴 수도 있겠다,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네.’
이렇게 생각하면서
들어주는 연습을 합니다.
법륜스님의 희망편지.
들어주는 건 정말이지 아무나 잘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가만 생각해보면 별 말없이 듣기만 하고 반응을 하는 사람들이 인기가 있는 것 같네요
너무 내 말만 하고 살았던 것 같아 슬쩍 반성을 해보는 아침입니다.
하루에 한가지씩 깨닫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득,
20년도 더 전에 라디오를 끼고 살았던 그때
전수범씨가 하던 라디오 프로에 나가서 이 시를 읊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얼굴이 확 달아오르네요
그래도 그땐 참으로 진지했었고 나름 뿌듯했었는데.
문득 그때 자주 읽었던 서정윤 시인의 시가 또르륵 가슴팍으로 떨어집니다
그런 날입니다.
슬픈 시
서정윤
술로써
눈물보다 아픈 가슴을 숨길 수 없을 때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적는다.
별을 향해
그 아래 서 있기가 그리 부끄러울 때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읽는다.
그냥 손을 놓으면 그만인 것을
아직<나>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쓰러진 뒷모습을 생각잖고
한쪽 발을 건너 디디면 될 것을
뭔가 잃어버릴 것 같은 허전함에
우리는 붙들려 있다.
어디엔들 슬프지 않는 사람이 없으랴마는
하늘이 아파 눈물이 날 때
눈물로도 숨길 수 없어 술을 마실 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가 되어
누구에겐가 읽히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가 되어 누군가에게 읽히고 싶진 않습니다
이쁘고 기쁜 시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왜 이리 추운지 모르겠습니다
아~ 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