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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하늘위땅
2013. 4. 1. 00:30
느즈막히 신문을 펼쳤다.
아침에 보는 조간신문을 저녁땀에 보다닛.
바쁘기도 했지만 맘의 여유가 없었나 보다.
신문 펼쳐 볼 생각도 못한 것을 보면.
깍두기를 담고 저녁시간 전까지 약간의 시간이 생겨
근처 운동장으로 산책겸 운동하러 나갔다.
갑자기 흐려지는 하늘
쌀쌀한 바람.
운동장 담벼락을 대신하고 있는 벚꽃이 만개했는데
겨울같은 이 날씨는 뭐람..
터벅터벅
몸까지 찌푸뚱
뽀지직 소리가 나는 것도 같다.
대충 두세바퀴 돌고 나니 기운이 쫙
간헐적 단식으로 16시간 속을 비우려 애를 쓰다 보니
가끔 이렇게 진이 빠지기도 하는구나 싶다.
습관이란 것이 참으로 무섭지 않은가 말이다.
세끼 꼬박꼬박 먹는 것이 잘사는 사람 표본인 것 처럼
먹는 것에 목을 달고 있었나 보다.
덜 먹자 하니 몸이 아주 심하게 거부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꿋꿋히 하려는 이 강한 의지는 ?
운동장 가에 벤치는 어르신들 차지
해도 없는데 어찌 그리 앉아 계신지.
걷는 사람들 이마엔 땀이 송글송글 맺히는데.
문득 신문에서 본 글이 떠올랐다.
늙어 간다고 우울해져 한동안 의기소침 했었던 그때가 민망스러울 지경이다.
운이 좋은 사람은 젊은이가 아니라
일생을 잘살아온 늙은이다.
혈기왕성한 젊은이는 신념에 따라
마음이 흔들리고 운수에 끌려
방황하지만, 늙은이는 항구에 정박한
배처럼 느긋하다
ㅡㅡ에피쿠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