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이노스를 좋아하냐고 물으신다면
친한 친구님의 말과 글로 상처를 입고 나름 뻗어 있었던 어제 오후
페북에 올려진 음식 사진을 보고 사단을 내러 오셨다면서 들이닥친 황모 선생님
(선생님이라 부르기엔 어정쩡하지만 딱히 부를 호칭이 애매하여)
"밥도 못 얻어 먹는 남자 위장에 휘발유를 들이 부을끼요?"
늦은 점심을 드시고 오랫동안 수다를 떨고 가셨다.
경남 FC에서 한동안 몸을 담고 계셨던 그 분이 물어 보셨다
"왜 야구를 좋아하요? 아니 왜 다이노스요?"
"..... 좋아하는 거에 이유를 꼭 갖다 붙여야 해예"
"야구는 어제도 그제도 그그그그제도 있었는데 왜 하필 지금 다이노스냐고!"
"우리 동네 있잖아요. 맘만 무몬 가볼수 있잖아요..."
"약하다 이유론 야게"
"그럼 샘은 왜 축구를 좋아했어예"
"내야 그때 딱 할끼 그것뿐이였지"
"머 그 이유나 이 이유나 다를것도 없구만요"
내도요 딱 비워진 그 순간
뭔가 뜨거운 것이 필요했던 그 순간에 우리 다이노스가 떠억허니 나타난기라예.
아닌가?
"50을 바라보면 아지매가 우끼지도 않구로 느까서 그래싸몬 우짜노"
어머어머어머어머머.
좋아하는 거에는 나이, 이유, 국적, 기타 등등 불문이란거 잘 아심서 괜히 퉁 밀쳐보는 샘.
왜 좋아하는가 왜?
어떤 선을 넘지 않아도 되고(남자로서 연심을 품지 않게 됨)
무료한 일상의 활력과 재미를 주고
경험해 보지 못한 다른 세계로의 이끌림이 주는 기대감이 너무 크고
직접 그 속에서 꼼지락거리면 일원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흥분도 있고
오래된 내가 파고 들어가 자리를 잡아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같이 시작해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산뜻한 이유를 붙이면 답이 되었을까?
아니 그냥 좋다.
눈 뜨면 우리 얼라들 뭐하나 생각해서 좋고
밥 먹으면서 갸들 영양가 있는 거 먹나 생각해서 좋고
다치면 우짜노 괜안나 걱정해서 좋고
맘만 무몬 얼굴 볼 수 있어 좋고
그래서 좋고
그래서 좋고
웃으면 내 맘이 다 방긋해져서 더 좋다.
그냥 그 이유다.
엄마 맘 이것이 정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