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기- 밥 묵고 합시다
밥 먹자~~
일을 하다보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를때가 있다
집중한다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아침을 안먹으니 점심은 조금 일찍 챙겨 먹는데
이곳에서 일을 하다보면 딱 그 시간을 맞추지 못한다
밥 먹자는 소리에 밖으로 나오니
제주하늘은 쌀쌀한 새침데기 아가씨 같은 모습이다
찹찹하고 서늘한 것이 등짝이 붙은 땀이 얼음같이 차갑게 느껴졌다
"아! 벌써 이러면 곤란한데 "
옷을 여미고 밥집으로 출바~~~~~~~알
오육분여 짧은 버스 이동시간은 몰입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오후 일을 생각하고 오전 일을 정리하고
야자수가 이곳이 제주임을 알려준다
이색적인 풍경이 집 떠나 멀리온 이주민임을 느끼게 하니 가을이 좀 야속하다
예래동 바닷가에 딱 붙어 있는 밥 집은 일하시는 분들이 명랑하다
장난스런 인사도 척척 잘 받아주고 맛있다는 약간 넘치는 칭찬도 적당히 알아서 받아 준다
누린내도 안나고 적당한 간에 적당한 매운맛의 갈비가 나왔다
아싸~ 하날 들고 띁어 보니 부드럽게 씹힌다
고추기름은 쓴 모양이다
찜의 색이 곱게 빨갛다
곁드이 채소들도 양념이 베서 참 맛났다
도토리 묵은 직접 쑨 것은 아니겠지만
무침 양념이 맛있어서 자꾸 손이 갔다
적당히 단맛이 도는 멸치볶음은 최고다
결국 밥은 반공기만 먹었고 자판기 커피를 들고 바다 앞에 있는 바다를 향해 섰다
김치는 구매처가 바뀐 듯 영 맛이 별루다
지난주 내내 먹었던 그 김치는 시원하고 아삭하고 참 맛있었는데
"언니 김치 저번주거는 없어예?"
점심을 과식하면 저녁은 너무 빨리 배가 고프다
과식한 다음 끼니는 먹지 않으면 배가 야단법석이다
꼬르륵꼬르륵 까스차고 요동을 친다
저녁을 건너 뛸까 하다가 급 '냉우동'을 만들어 먹게 되었다
한정된 재료로 과연 만들어질까 했는데
백주부식으로 있는 재료로 비스무리한 맛을 내었다
꼬들한 라면
잘 구운 김, 포슬하게 볶아낸 계란
간장, 식초 설탕 물 와사비랑 후추랑 참기름으로 만든 소스는
약간 단맛이 감도는 소스가 되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먹고 싶은 음식을 먹었으니
다시 열심히 일에 몰입하는 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