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숲의 터줏대감 구실잣밤나무, 혹시 가로수에서도 만날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주도의 사계절을 푸르게 지키는 숨은 주인공, 구실잣밤나무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구실잣밤나무 그런 나무도 있었어라고 의아해하시죠. 저도 처음엔 무슨 나무야 했었죠. 봄 어디선가 묘한 꽃 향기인지 악취인지 아침부터 코를 찔러 숨도 안쉬고 지나던 기억이 납니다. 밤 꽃 향은 맞는데 밤나무처럼 보이는 것이 없어 내내 궁금했다가. 우연히 밤 꽃 같은 길죽한 꽃을 단 나무를 보았지 뭐예요. 이것도 밤나무야 로 시작해 찾아보니 맞더라고요. 하필 집 앞 길 건너 공원에 꽤 많은 구실잣밤나무가 있어 매년 봄 그 향을 어쩔수 없이 맡고 있죠. 좋지 않은 것도 자주 보니 눈길이 가면서 애정이 생겼는데 이젠 언제 꽃이 피나 기다린다니까요.
5월초 육지에서 보니 밤나무는 겨우 새 잎을 올렸더라고요. 제주에 들어오니 사계절 내내 초록 잎을 달고 있던 구실잣밤 나무는 묵은 가지에서 길쭉한 꽃을 달고 있더라고요. 한꺼번에 꽃잎을 열어 향을 뿜어 내면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행위를 시작했어요.
제주도 공원이나 집 근처 어디에서라도 아마도 보았을 나무입니다. 이나무 저 나무 먼나무 녹나무 등등 비슷한 나무들이 늘 푸르니 구분을 못하겠지만 요즘 길쭉 밤꽃을 달고 있는 나무는 바로 그 나무라는 것.
오늘 아침은 햇빛도 뜨겁고 습도도 있고 귤꽃 향과 밤꽃 향이 뒤죽박죽 섞여서 집 안까지 들어오네요. 흡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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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실잣밤나무, 넌 누구냐?
- 이름: 구실잣밤나무 (학명: 카스타놉시스 시에볼디)
- 분류: 참나무과 (밤나무와 친척!)
- 특징: 사계절 푸른 잎을 자랑하는 상록 활엽 교목
- 서식지: 주로 우리나라 남부 해안가나 섬 지역의 따뜻한 곳, 특히 제주도에서 많이 자생해요!
💚 제주도와 구실잣밤나무: 특별한 인연
제주도의 숲, 특히 곶자왈 지대를 대표하는 나무 중 하나가 바로 구실잣밤나무예요. 척박한 용암 지대에서도 강인한
생명력으로 뿌리내려 울창한 숲을 이루죠.
- 제주 숲의 지붕
- 곶자왈의 터줏대감
- 옛 제주인의 삶과 함께: 과거 제주 사람들에게 구실잣밤나무의 열매는 중요한 구황작물이었고, 목재는 땔감이나
- 건축재로도 활용되었답니다.


🌿 구실잣밤나무, 자세히 들여다보기
1. 잎
- 두껍고 광택이 나는 타원형 잎이에요.
-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거나 윗부분에 톱니가 약간 있기도 해요.
- 잎 뒷면은 비늘 같은 털 때문에 황갈색 또는 은백색으로 보이기도 한답니다. 이게 바로 구실잣밤나무를 구분하는
- 포인트 중 하나!
2. 꽃
- 5~6월경에 암꽃과 수꽃이 함께 펴요.
- 수꽃은 길게 늘어진 꼬리 모양으로 연한 노란빛을 띠며, 특유의 향기가 있습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어요!).
- 암꽃은 수꽃차례 아래쪽에 작게 핀답니다.
3. 열매 (구실잣밤)
- 우리가 아는 밤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크기는 훨씬 작아요. (도토리보다 조금 큰 정도?)
- 꽃이 핀 다음 해 10~11월에 익어요.
- 털이 많은 총포(깍정이) 속에 1~2개의 견과가 들어있는데, 맛이 고소해서 날것으로 먹거나 볶아 먹기도 해요.
- 옛날에는 중요한 식량자원이었다고 하네요!
4. 나무껍질
어린 나무는 비교적 매끈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세로로 깊게 갈라지며 어두운 회갈색을 띱니다.



🚶♀️ 제주에서 구실잣밤나무를 만날 수 있는 곳
- 곶자왈 도립공원: 곶자왈의 대표 수종인 만큼 이곳에서 제대로 만끽할 수 있어요!
- 사려니숲길: 걷기 좋은 이 숲길에서도 구실잣밤나무를 비롯한 다양한 난대수종을 볼 수 있습니다.
- 한라산 둘레길: 해발고도가 낮은 구간의 숲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 비자림 인근 숲: 비자나무와 함께 어우러진 구실잣밤나무도 멋지답니다.
- 제주도의 오래된 마을 숲이나 동산: 마을을 지켜주는 당산나무로도 종종 볼 수 있어요.
- 한라산 중산간 서귀포시 상효동 선덕사 부근 숲: 대적광전 왼쪽엔 200살 이상으로 추정되는 구실잣밤나무
- 효돈천을 따라 형성된 계곡길: 햇빛을 덜 받아도 잘 자라는 음수(陰樹)인 구실잣밤나무와 후박나무 등이 가지와 잎을 뻗어 하늘을 완전히 덮은 풍경을 볼 수 있어요.
- 중문관광단지 입구 가로수 : 하늘을 덮어 빽빽해서 잘 모르고 지날 수 있어요 바닥에 잣밤 열매가 잔뜩 있을거에요
- 제주시 오라동 ,월정사 앞 가로수: 제거 계획이 있었는데..
밤나무가 100살가량 사는 것과 비교하면 구실잣밤나무는 수백 살, 일본에는 1천 살 넘은 고목도 더러 있다고 합니다. 타고난 건강체질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제주에 구실잣밤나무는 흔하지만 100살 넘는 고목은 흔치 않습니다. 제주 전체에 보호수로 지정된 구실잣밤나무는 세 그루(제주시 아라동과 용강동, 서귀포시 보성리)뿐입니다. 저지대에서 가깝다 보니 오래전부터 땔감 등 목재로 손쉽게 이용된 탓입니다.도시확장과 도로개발, 여기에 봄철 특유의 향기 등 여러 이유로 제주의 구실잣밤나무 가로수는 제주의 도심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주도의 푸른 심장, 구실잣밤나무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늘 우리 곁에 있지만 잘 몰랐던 나무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죠? 알게 되면 더 궁금하고 찾아보게 됩니다. 어떻게 밤이 달리는지 계속 살펴볼 거예요.제주도에 가시면 발길 닿는 숲에서 구실잣밤나무를 한번 찾아보세요. 그 늠름한 모습과 싱그러운 잎사귀가 여러분의 제주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거예요! 💚
※제주살이 10년 차 온갖 식물에 관심을 두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