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다짐1 달게 추운 날의 다짐 창문에 뿌옇게 서리가 앉은 아침이었다. 방 안 공기는 밤새 묵직하게 가라앉아 있었고, 어쩐지 어깨를 짓누르는 듯한 무게감마저 느껴졌다. 해야 할 일들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지만,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은, 그런 날이었다. '오늘은 그냥 이불 속에서 허우적거릴까?' 게으른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문득, 창밖의 싸늘하지만 청량해 보이는 공기가 그리워졌다. 답답함에 못 이겨 두꺼운 외투를 걸치고 문을 나섰다. "흡-" 폐부 깊숙이 들어오는 공기는 예상대로 차가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차가움이 칼날처럼 날카롭지 않고, 마치 잘 익은 과일의 단맛처럼, '달게' 느껴졌다. 정신이 번쩍 뜨이는 싸늘함. 볼 끝이 아릿했지만, 오히려 텁텁했던 머릿속이 유리알처럼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보.. 2025. 5. 6.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