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1,2의 활동/사는 기 그기 뭐시라꼬?

열한살 그리고 일흔살

하늘위땅 2010. 11. 7. 15:00

집이 창원이란다.

엄마 직장이 근처(마산 종합운동장에 근무하는 공무원?)라 지난 여름 프로야구 경기 보러 왔다가

우연히 아주 우연히 우리 밥 집에 들렀던 모양이다.

야구경기하는 사흘 동안 내내 밥을 먹고 갔단다.

 

아주 더운 여름날 오후 4시경 이 아이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왔더란다(이상하게 내가 없을때만 왔남)

점심을 그 시간에 먹는다며 엄마랑 같이 왔었단다.

 

집이 창원이 이녀석들.

딸랑 버스비 편도요금만 가지고 있었던 갑다.

차를 잘못타서 창원법원쪽에 내리고 말았단다.

글쎄 그곳에서부터 우리 밥 집까지 그 더운 여름 한낮 도심의 도로를 따라 걸어 왔단다.

두어시간 걸렸다고 했나

 

 

 

 

 

창원에서 이정표를 보고 마산을 찾아서 그리곤 마산종합운동장을 찾아서 걸어서 걸어서 ...

 

땀을 뻘뻘 흘리며 탕 한그릇과 밥 두공기씩을(얼마나 배가 고팠을까) 싹 ~ 다 비우고

한마디 날려주더란다.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고기가 있는줄 몰랐어예. 진짜 짱입니다!"

 

지들끼리 놀다가 뼈다귀탕 먹으러 갈래 의기투합 주머니 탈탈 털어보니 3녀석 편도 버스비뿐

엄마한테 가서 밥 사달라고 하면 되겠싶어서 버스를 탔는데 잘못 타서 엉뚱한 곳에 내려 두어시간 넘게

걸어서 밥 집까지..

 

완전 뼈다귀탕 찾아 삼만리 드라마를 찍었단다.

 

지난 토욜 아버지랑 또 이 3녀석이 밥 집을 찾았다.

반갑게 인사하는 아들녀석을 본 그 아버지

 

"니 요기 우찌 아노? 운제 왔는데?"

 

"저번에 왔다. 진짜 맛있는 고기다"

 

아버지는 아이들만 내려놓고 밥 값을 내고 가고 아이들은 또 뚝배기속 그득한 음식을 밥 한공기씩과

싹 ~ 다 비웠다. 깍두기며 양파, 고추까지 100점 만점을 주고 싶을만큼 남김없이 다 먹어치운 녀석들.

 

그리고 또 한마디 한다.

 

"진짜 세상에 이런 고기는 없어예 진짜 맛있어예"

 

 

그 뒷편에 앉으신 어르신 세분

건물주인과 그 친구분들.

한달에 한번 계모임을 하면서 밥 집에서 뵈었는데 이제는 오후무렵 친한 분들 두서너분이 술을 드시러 오신다.

전직 군무원 출신들이라 그런지 여간 깐깐한 분들이 아니다.

젊은 것들이 하는 음식이 뭐가 맛있을라고 하며 처음 찾아온 뒤로 열혈팬이 되었다.

 

"꾸븐 고기는 영 소화가 안되서 몇일 고생인디 이것은 먹고 난뒤 그런게 없어 씹을것도 없고 국물도 좋거든"

 

담배 때문에 약간의 신간이 있었던 터라 다시는 안 올줄 알았건만 단골이 되었다.

그 날도 3분이 소주 4병을 거뜬히 비우고 전골도 양껏 드시고 가셨다.

동생의 환한 미소를 보면 싱거운 한말씀 날리신다

 

"이모야 니는 내 좋아하제? 낸 안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