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올해는 가슴팍이 허전하다.
꽃 달아줄 아이가 없다.
어젯밤 울 신여사님께 아이보리 봉투에 카네이션 그림을 그린
용돈봉투를 드렸다
물론 금일봉을 이쁘게 넣어서..
"안죠도 되는데 뭐할라꼬"
뻔한 말인줄 알면서 딸년에게 하는 한마디에 좀 부끄럽다
"마이 넣어주몬 좋겠는데 금일봉이닷 ㅎㅎ
추접하게 너메꺼 넘보지 말고 묵고 싶은거 사 묵고 하소"
이런 무뚝뚝한 모녀지간을 보았나...
.......
.......
울 신여사 단술을 만들었다고 가져가란다.
그러면서 한말씀 하신다.
"사람 난 자리는 꼭 표티가 나네.
석이가 단술밥알 좋아하는데.."
눈가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맺혔다
"밥알 많이 띄우지 말지 석이도 없는데.."
"마이 안했다 물만 많다."
만들어 둔 단술을 보니 밥알이 여전히 많다
'밥알 많쿠만 석이도 없는데 뭐 이리 많이 했노'
그 밤에 단술 한사발에 밥알 항거시 넣어 후룩 마셨다
맛도 모르고 그냥 넘겼다.
눈물콧물 범벅이 되고 말았다.
"뜨아! 이건 아직 뜨거운 것이였어 !!"
입천장 홀랑까지고 뽈테기쪽 입안도 다 까지고 물집이 생겼다
겸사겸사 아들 보고싶은 맘 뜨거운 단술 한입에 흘린 눈물로 대신했던 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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