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 있는 줄도 몰랐다.
오디가 어떻게 생긴줄을 알았지만 어떤 모양의 나무에 열리는 지는 몰랐다.
뽕나무가 어떻게 생긴녀석이야?
그러다 우연히 주차된 차 위로 떨어진 시커먼 흔적 때문에 알았다.
아 이게 뽕나무고 오디구나.
그렇게 작년 봄 오디 몇만원어치는 그냥 따 먹었다.
은근히 올 봄 오디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그 나무가 없어진 줄 알았다.
가지치기를 해서 싹뚝 잘려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자연의 생명력은 질기고 질겨 그 짧은 시간에 새 가지를 올렸다.
그리고 연한 잎을 달더니
어느날 작은 꽃이 피고 작은 열매들이 여린 가지에 휘청거리게 달렸다
"야! 오디 엄청 열었다"
"어데어데?"
동생들과 주렁주렁 매달린 오디를 보면서 신기해했다.
아침 출근 길 스파이더맨이 되서 오디를 딱 10알씩 따 먹고 가게로 내려왔다.
입술과 손도 물이 들어 우끼는 모습으로 운전을 하노라면 진짜 웃음이 절로 났다.
그 오디를 간 밤에 동생이 사다리를 들고가 익은 녀석을 죄다 따온 모양이다.
아침 식탁에 이쁘게 조불고 있는 이 오디를 보라.
윽!
한주먹 쥐어 입안에 털어 넣으니 달콤하면서 시큼하고 약간의 쓴맛이 아침을 상큼하게 연다.
아직 덜 익은 오디가 주렁주렁 달렸으니...
그녀석들 익어가는 기다림에 얼마간은 즐겁겠다.
근데 소문이 난 모양이다.
동네 개구쟁이들 죄다 스파이더맨 놀이를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어쩌지?
우리 보물 그 녀석들이 죄다 훓어가면?
'♥오여사의 제1,2의 활동 > 사는 기 그기 뭐시라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립스틱 짙게 바르고 (0) | 2012.05.22 |
---|---|
촌에 드가서 보리밥 집이나 하까? (0) | 2012.05.22 |
아들과 함께 걸었던 그 여름의 제주 올레길 (0) | 2012.05.16 |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을 만났던 10년전 그날 (0) | 2012.05.15 |
부모마음 자식마음 (0) | 2012.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