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1,2의 활동/사는 기 그기 뭐시라꼬?

친구가 보고 싶은 날

하늘위땅 2013. 1. 8. 19:23

몇년전 유방암 재발로 우리곁은 떠나버린 친구의 남편이 왔다.
한달에 두어번 아이들하고 먹을 국을 꼭 사간다.
워낙 우리 음식을 좋아라 하기도 하지만 마눌님 생각나면 들르는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먼저 연락해서 뭐라 하기도 참 애매하고 아이들은 잘 있나 궁금해도
친구남편이 와야만 물어볼 수 있다.


갓 마흔 넘어 세상을 버린 친구.


심성이 착하고 여려서 거절도 못하고 모진말도 못하고 그냥 응응응 하던 그 친구
아직도 그 친구에겐 마음이 빚이 있어 그 남편을 봐도 아이들을 봐도 늘 미안하다.

 

"복 많이 받으소"

 

"복 주고 말해라"

 

예전엔 서로 반말하던 사이였는데 친구가 없으니 함부로 말 놓기도 그래서
존대를 하는 나와는 다르게 그전과 같이 반말을 한다.


멋쩍었다.


아이들과 맛있게 먹으라고 아주 듬뿍 담아서 줬다
동생들도 아이들 불쌍하다고 많이 주라고 한다


맘 같아선 주기적으로 갖다 주고 싶은데 멀기도 하고
아이들이 어찌생각할까 염려가 되어 그러지도 못한다.

무다이 그 친구 생각이 나서 울적해졌다

.

'니는 좋나 거 ~ 서 잘있나 너거 얼라들 안보고 싶나 무심한 가시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