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은 정말 개취다.
밀가루로 만든 것들은
되도록 멀리하고자 하지만
빵 냄새를 맡으면
그 결심은 순식간에 무너진다
빵 사진만 봐도
침이 꼴딱꼴딱 넘어가는데
어찌 참겠노
그럼에도
근 십년이상을 빵을 먹지 않고도 잘 지냈다
무너지는 건 십초도 안걸리더라 만 쳇!
일하는 곳 근처에
대구에서 히트를 치고
전국을 쫙쫙 뻗어 나가고 있는
빵집이 생겼다고 해서
몇날을 째렸는지 모린다
바람이 심하게 불던 날
터벅터벅 걸어서
찾아 갔더랜다
혹여 사지 못할까 살짝 불안했다
작은 빵집은 제빵실과 이등분으로 나눠서
매장이 작게 있었다
판매만을 위해 만든 것 같았다
몇가지 안되는 빵을 집어 들고
계산을 했다
만원어치다
애개개
돈 만원 씰데가없구나
얼마나 맛있나
버스타러 가면서
먹어보기로 했다
한입 베어무니
질척이며 입안으로 빵과 옥수수와 크림이 들어온다
들고 있던 빵을 스스슥 무너지듯 녹아버릴 듯했다
입안에 씹히는 옥수수가 조금 더 부드러웠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순식간에 목으로 넘어갔다
'칼로리 장난 아니겠는데'
먹고는 후회했다
식구들도 시큰둥하게 한입씩만 먹고 남겼다
마약빵이 우리집에선 찬밥신세구나
아침에 먹을까 했는데
간밤에 어느분이 다 드신모양이다
입맛만 쩝 다시고 보니
추억의 생도너스 생각이 났다
창동 고려당에선 도너스 나올 시간에 종을 쳤다
그 소릴 듣고 낮은 온도로 튀기는
생도너스를 사려고 서 있었다
이미 도너스 기름냄새에 취해서
따뜻한 도너스를 베어 물면
뜨거움도 잊고 즐거웠다
마약빵보다 생도너스
맛의 개취!
비오니 따뜻한 고려당 도너스가 생각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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