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들 얼굴 보기가 힘듭니다.
중간시험이 있다고 하더니 늦은 시간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온다고 하는데...
엄마는 새벽에 출근을 하고 아들은 밤 늦게 귀가를 하니 서로 얼굴 마주본지가 꽤 된 것 같습니다.
문자를 날려도 답도 없고 진짜 공부를 열심히 하는 모양입니다.
촉촉한 봄 비가 내리는 퇴근 길 아들은 우산을 갖고 갔나 어쩌나 싶어 퇴근 후 문자를 한통 날립니다
'아들 방사능 비 안맞았지?'
한참을 폰을 딜다보면 기다려도 답이 없군요.
기다리다 못해 또 한통을 선빵합니다
'아들아 밥은 뭇나?'
여전히 묵묵부답
에잇 그냥 누워버렸습니다.
살포시 선잠이 든 것 같은데 폰이 드르륵 요동을 치는군요
'커다란 우산 갖고 왔고요 저녁은 안무요'
문디손 엔가이 빨리도 답한다.
이런 맛난 반찬이 수두룩한데 아들은 하루 두끼로 연명을 한단다
시금치초무침, 가오리 매운볶음, 오뎅간장조림, 부추전
아들이 오지도 않았는데 엄마는 금세 꿈속으로 빨려들어갑니다.
잠이 꽤나 든 모양인데 인기척에 놀라 일어나니 아들이네요.
잔뜩 졸린 눈으로 아들을 봅니다
"어이쿠야 우리 아들 욕보요"
"벌써로 잤어요 아들도 안왔는데"
"우짜긋노 엄마도 나이가 드니 초저녁 잠이 생기는 걸 ㅎㅎ"
저녁을 먹지 않았다는 아들에게 뭐라도 챙겨줄요량으로 부시럭 거리니 안먹는다 손사레를 치는 아들
오! 이 무슨 해괴한 일이?
"진짜 안물래?"
"옴마 내 요새 다이어트 중이다 운동하고 책 쫌만 보고 잘끼다 가서 자소!"
하이구야 그렇게 살 좀 처치하자고 애원을 해도 끄덕없더니 지 스스로 살을 빼겠단다
여친이 생긴걸까?
옴마야 우짜노 정말!
스타킹에 나왔던 다이어트 운동을 지 방에서 낑낑거리며 하는 모양입니다.
땀으로 범벅이 되어 샤워를 하고 또 금방 지 방으로 쏙 들어갑니다.
아~ 아~ 아들이 본격적인 성인모드로 들어갔구나
든든하면서도 뿌듯하면서도 시원섭섭함이 쓰나미가 되어 그날밤 덮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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