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로 MT를 다녀왔다.
내내 걱정은 가서 술판 벌이고 혹여 다른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하는 것이였는데 다행히 아들은 무사히 돌아왔고 별일은 없었단다.
그래도 염려되는 마음에 아들과 대화를 시도 했다.
"아들 재미나더나?"
"재미는 무슨 그냥 간거지"
"그래도 이틀을 외박하고 놀다왔잖아 머 했어?"
내 말에 대꾸도 안하고 널부러져 티브이에 눈을 박는다.
"어이 아들 이야기 쫌 해바!"
"아이 머~ 좀 쉬자고요 난중에 말해주꾸마"
확 부화를 치솟게 하는 아들의 짜증에 덩달아 화를 내려다 참았다.
같이 차를 마시며 또 대화를 시도했다.
"술은 안뭇나?"
" 왜 안 무. 낸 맥주만 쪼매 마싯다"
"술 마이 가져왔더나?"
"응 양주를 마시고 오는긴데 아깝다"
"???? 머시랏! 양주?"
"양주가꼬 왔던데 간부들하고 행님들만(나이많은 신입생) 마시더라 다음학기엔 간부해야지"
아! 단순한 울 아들 양주 먹는 자리 가고 싶어서 간부가 되겠단다..우째 이런 일이!!
2박3일을 무주리조트로 엠티를 갔다.
관광버스 4대를 빌려서 나눠타고 갔단다. 얼추 150명은 넘게 갔지 싶은데...
한방에 12명이 같이 들어가서 각자 밥을 해 먹고 놀았단다.
첫날은 삼겹살로 저녁과 술로, 다음날은 내처 라면으로 그리고 돌아오는 날은 늦잠자고 일어나 바로 버스를 탔단다.
아침고 굶고 점심도 굶고 4시경 귀가를 했다.
"근데 가서 머했는고?"
"머하긴 그냥 놀았지 스키도 타고 이야기하고 머그랬다"
"머스마들이 무슨 수다를 떠노? 수염 안나구로 ㅋㅋ"
"참내 옴마 남자는 입 없어요 남자도 수다 잘 떨어욧!"
MT 란게 뭔가?
요즘은 그냥 먹고놀고퍼지고 뭐 그렇게 하고 있는가?
좀더 알차고 유익하면서 대학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에 가득 찬 신입생들에게 뭔가 남겨줄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수도 있는 아까운 시간이 아닌가말이다.
안타까운 마음 저편엔 울 아들만 별일없으면 되었다는 생각이 팍! 들었다.
이런 이기적인 생각이 드니 약간은 창피했지만...어쩌겠는가?
근데 술은 좀 안마시면 안되는가?
* 엠티 둘째날 느닷없이 운동을 좀 하겠으니 정보를 좀 찾아달라는 문자를 보낸 아들
숀리의 3단운동법을 해서 꼭 살을 빼겠단다
뭔가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MT가서 뭔가 결심을 하고 돌아온 것 같으니 영 별볼일 없었던 건 아닌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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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리의 3단 운동법 4개월 하면 비키니 입을수 있답니다.
3월도 어느새 중반
새내기 대학생 아들의 대학생활이 자못 궁금해진다.
각오는 대단했는데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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