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슬로우시티 기행 참석 후 몇개월이 흐른 듯.
쉬는 날이랑 딱 맞아 떨어진 3번째 일요일 기행지가 순창, 정읍이라는 메일이 왔다.
개인적으로 하루만에 들러보고 오기에는 좀 먼거리 인 것 같아 재빨리 신청을 했더니
공지 뜨자마자 매진 임박이란다.
다행스럽게 좌석 확보 성공 같이 가려고 했던 신여사님은 다리가 아파서 못가시겠다 거절을 하셨고 할 수 없이 혼자 따라 가기로 했다.
기행 가기전 며칠동안 날씨가 완전 찜통이였고 이 날도 더우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구름이 잔뜩 내려앉은
선선한 가을날을 보여줬다.
정읍과 순창의 오지를 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같아 개인적으로 기대가 부풀었다.
아는 이 심선생님 뿐 그래도 일단 go 다!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일기예보가 약간 불안했지만 다니는 내내 선선한 가을 날씨를 맘껏 느낄수 있었다.
총44명의 회원들과 함께 했다.
가족13명이 함께 한 회원, 진해웅천에서 딸래미와 함께온 회원, 부부끼리 온 회원,
어린아이부터 고3 수험생 처자, 아저씨, 아줌마 그리고 어르신까지 다양한 회원들이였다.
집에서 걸어서 마산 운동장까지 가기로 하고 출근하는 동생들 차를 안탔더니
거의 7시쯤 도착을 했다.마음은 급한데 미리와서 기다리는 버스한대가 보였다.
이크크 늦었다 싶어 뛰었더니 다른 차량이였다.
다행스럽게 지각을 안하고 막 들어오는 대절차량에 오를수 있었다
물론 땀으로 얼굴이 조금 얼룩이 지긴했다.
서둘러 오느라 사과 한쪽도 못 먹고 나오는 바람에 배가 엄청 고팠다
할수없이 휴게소에서 산 호두과자로 허기를 달래려 했는데 사천휴게소 호두과자 그러면 안됩니다.
전날 남은 녀석을 슬쩍 데워 판 듯 어찌나 딱딱한지 화가 버럭 났을 정도.
호두과자때문에 기행의 좋은 기분을 망칠수는 없는 법.
일요일 고속도로 휴게소는 색색의 아웃도어를 입은 등산객 혹은 여행객들로 만원 사례..
일보러 가는 어느 여자분
"아~ 나도 놀러가고 싶다"
인생 뭐 있어요 가는 겁니다 한마디 거들고 싶었다.
마산출발 4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곳은 오늘의 첫 기행지 송참봉 조선동네.
개인이 사재를 털어 만든 곳이라고 했다.
이 동네를 만든 송참봉이 나와 우리 일행을 직접 맞았다.
이름과 딱 맞춤같은 송참봉님..
어찌나 부끄러워하시는지 ^^
(싸주신 엿 잘 먹었습니다 )
마을에 들어서니 시골 냄새가 확 풍기는 것이 추억속으로 휘리릭 돌아간 듯
흑백 사진을 보노라니 어릴적 내 모습을 보는 듯 웃음이 슬쩍 나왔다.
가마솥에선 백숙이 잘 익고 있었다.
화선지는 없고 붓과 먹 벼루가 있어 장난으로 써 본 '옛그늘문화유산답사회'는 나의 솜씨 ^^
이벽 어딘가에는 내 이름도 있다는 것.
가시거던 꼭 찾아보셔요 ^^
송참봉 마을은 우리 농경문화를 재현해 놓은 숙박시설과 음식을 제공하고 사라져가는 옛 것을 그대로 되살려
농경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마을로 전시효과에서 벗어나 자신이 직접 숙박을 하면서 농경문화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시골 외갓집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초가집과 각종 농기구들과 온 동네를 쏘다니는 닭,
담위에 주렁주렁 달린 박.
열린 문으로 보이는 빤질빤질 윤이 나는 방바닥..
저 장독엔 간장 된장등이 들어있겠지.
어슬렁 돌아보니 사람들이 안보였다
앗! 다들 어디로?
두부 먹으러 갔구나..
가지런히 줄을 선 신발들..ㅎ
직접 만든 두부가 고소하고 맛났다.
전은 안먹었고 막걸리도 안먹어서 어떤지 잘 몰라요..
시레기지짐과 김치도 맛깔스러웠다.
입장료가 없는 대신 먹거리로 구경값을 치뤘다.
진짜 막걸리 한모금 하고 싶었지만 뒷감당이 불편하여 입 맛만 쩝쩝..
10년동안 만들어 온 동네라고 한다.
지금도 여전히 계속 손을 보고 만들고 있었다.
일행들은 투호 놀이와 그네타기를 즐겼다
박을 보면서 아주 좋아라 했던 한분도 계셨고.
숙박은 일박에 만원이라고 한다.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곳이였지만 송참봉의 정성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수 없었다.
옛날식의 음식과 주거 그리고 놀이문화를 좀 더 보완한다면 더 재미난 곳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해봤다.
다음 여정인 훈몽재터로 가기위해 우리를 태운 서진항공 버스는29번 국도를 타기 시작했다.
깊은 골짝으로 난 꼬불꼬불한 길을 감탄을 하면서 넘었다.
단풍이 들 무렵 오면 정말 아름다운 드라이버 코스가 될 듯
내장산 단풍은 저리 가라 일 듯한 기대를 주는 길이였다.
개운치라고 했다
구름과 안개에 갇힌 골짜기와 산이 아주 몽환적으로 펼쳐져 다들 입을 다물지 못하고 바라봤다.
(나만 그랬나?)
드라이버 코스로 좋은 운문고개와 울밀선 못지 않은 길이였다.
다시 한번 꼭 달려보리라...
정말 좋다 며 눈이 바빴던 29번 국도를 타고 개운치를 넘어 도착한 곳은 훈몽재 터.
훈몽재는 조선 성리학의 요람이라고 했다.
하서 김인후 선생이 명종 3년에 순창 점암촌 백방산 자락에 지은 강학당이다.
임진왜란때 소실된 훈몽재를 2009년에 순창군에서 현재 위치에 중건을 하였고
예절과 유학등 전통문화 교육장으로 활용을 하고 있다.
새로 지어진 훈몽재 마루에 앉아서 관광안내책자에 빠지신 회원 한분.
뭐에 빠지던 빠지면 좋습니다 ^^
하서 선생의 문학적 사상인 '삼연 산, 수,인'을 구현한 삼연정과 하서선생의 교육이념인 '몽이양정(어리석은 사람을 바르게 기름)'
에서 따온 양정관
훈몽재를 설명 해주시는분과 잘 듣고 있는 답사회원들.
듣는 만큼 아는 만큼 보이므로 잘 들어야 합니다.
그냥 휘 둘러보고 가면 건물인가 옛날 건물이다 떠듬떠듬 한문 읽어가며 그런갑다 했을텐데..
딱 아는 만큼 달라 보이는 것 정답.
송강 정절의 친필 대학암이 암각된 대학암.
이곳에 하서 선생이 정철을 비롯한 많은 제자들에게 대학의 강의했다고 한다.
송강 정철 선생은 13세까지 훈몽재에서 공부하였다고 한다.
잠시 삼연정에 앉아보았다.
공부하는 학생이 되어 옛날 옛적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슝~
여자들은 이런 서원에서 공부를 못했었나?
눈이 똘망똘망한 아가씨였을 것 같은데 ....
유학을 공부중인 학생이 있는 듯 가지런히 놓인 가죽신과 고무신.
세상이 아무리 핑핑 잘 돌아가도 또 그곳에 머물러 있는 건 있는 모양.
과거속의 학문도 때론 각박하고 야박한 세상에서 한줄기 빛을 줄지도 모를 일이다.
잠시 지나친 영광정에 내려 추령천을 굽어 보고 있는데 눈에 띄는 어느 여자분 뒤태
그냥 먼저 찍었다 그리고는
"언니 뒷모습 찍었는데 제가 좀 사용해도 되겠지예"
"그라이소 하하"
영광정은,
1910년 한입합방이 되자 순창지방에 살고 있던 금옹 김원중이 뜻을 같이 하는 동지 13명과
일본에 반대하는 사상을 널리 알리고자 지은 정자이다.
지붕 처마 끝에 태극팔괘(太極八卦)를 새겨 나라 잃은 설움을 되새기며 정자를 영광정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 뒤 한국전쟁으로 불타 버렸다가 1974년에 지방 유림들이 다시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건물은 앞면 1칸·옆면 1칸 규모이며, ‘영광정(迎狂亭)’이라 쓴 현판이 남아 있다.
영광정을 거쳐 쌍복식당에서 민물매운탕으로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잠시 추령천을 따라 걸었다.
진한 국물맛과 시레기 맛이 일품이였던 민물매운탕 그리고 맛깔스런 반찬들.
피래미 조림은 난생 처음으로 맛 보았는데 상당히 맛이 있었다.
밥도 찰지고 맛나서 앞에 앉은 회원분의 것까지 조금 더 먹었더니 배는 완전 만땅수준
숨을 쉴 수가 없어 밖으로 나왔다.
후식으로 먹었던 배와 포도는 입에도 댈수가 없었다.
부른 배를 안고 다음 일정인 걷기 20분 코스에 들어갔다.
헉헉 숨질은 가팠지만 가을 시골 들판 계곡 옆 길을 걷는 기분은 과히 나쁘지 않았다.
가을이 오지 않은 듯 했지만 황금 들녘과 억새 그리고 바람은 가을을 달리고 있었다.
길가에 콩이 있는 것 같아 따 보니 까만 알이 이건 뭘까?
우리집 신여사를 방불케하는 여사님,,,의 호기심과 돌발행동으로 회원들중 몇분은 떨어지 홍시 맛을 보았다는.
툭툭 벌어진 것이 아주 달게 보였지만 배가 불러서 사양을 했는데 집에 오니 조금 아쉬웠다.
산골 동네가 맞긴 하네
비탈진 밭에는 온통 콩이다.
특산품인 고추장 된장 때문인지 유난히 콩을 많이 심어 두었다
숨겨진 고인돌을 구경하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마지막 일정인 두군데 남근석을 보기 위해 도착을 했다.
흐흐흐 나도 모르게 음흉한(?) 웃음이 절로 나왔다.
왜?
신동리 남근석이다
순창군 문화해설사의 동행으로 아주 재미나게 남근석을 살펴볼수 있었다.
연꽃무늬가 새겨진 전국에서 유일한 남근석이라고 한다.
이런 입석이 서 있는 것은 나름 이유가 있는 법
조금 위 마을로 올라가니 여근곡이 위치하고 있었다.
이 남근석에 얽힌 이야기도 많은데 이 입석을 쓰러뜨리니 물이 오염이 되고 얼음이 얼고 샘이 말라버리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 다시 새워 두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 이를 미륵이라고 부른다는데...
미륵이라..연꽃과 연관되서 그런가?
또 하나의 남근석은 창덕리에 있다.
차를 타고 5분여 가서 내려 10여분 걸어 들어가니 있었다.
신덕리 것보다 좀 더 정교한 문양이다.
500여년전 한 여장부가 2기의 남근석을 치마에 싸 가지고 오다가 무거워 창덕리에 버리고 하나는 신동리에 세웠다고 한다
아니 어떤 여장부길래 이리 큰 돌을 치마에 싸서 옮겼단 말인가 흐흐...
신동리 남근석은 음기를 누르기 위해 세운 남근석이라고 했는데 창덕리 남근석은?
답사대장이신 심선생님이 대표로 남근석을 만졌더니 해설사님이 아주 잘 하신겁니다라고 했다.
남근석이니 당근 음기를 누르기 위한 양의 기운 즉 남성을 상징한다고 생각했는데
창덕리 남근석은 마을 앞에 높게 솟은 아미산의 양기를 죽이기 위해 세운 입석이란다
아들 낳게 위해 남근석을 안았던 여인네들은 그럼 하하하
창덕리 남근석에 새겨진 조각을 펼치면 이런 모양의 그림이 나온다
연꽃이 활짝 핀 모습이라고 했다.
남근석이라고 하기엔 부끄러워 연꽃으로 치장을 한 걸까?
좋은 세상을 위한 미륵불을 염두에 둔 조각일까?
멀리 높게 솟은 아미산의 기세가 대단해 보이는 듯..
새삼 옛 사람들의 지혜로움에 감탄을 하였다.
왁자하고 재미난 남근석 답사후 순창 메타쉐콰이야 길을 지났다.
빗방울이 하나씩 날리고 있었다.
잠시 피곤함을 물리치려 졸았던 모양이다.
티브이에선 나가수를 하고 있었고 졸린 눈을 부릎뜨고서 그것을 보면서 다소 긴 듯한 귀가길의 지루함을 잊었다.
가을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하고 겨울을 맞나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미리 가을을 만나고 온
이번 답사기행 행복한 추억이 될 것 같다.
제200차 옛그늘 문화유산답사기행
●인제:점봉산 곰배령-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으로 희귀 및 멸종위기식
물 서식지,산림 생태적 보존가치가 높은 지역. 숲 체험 및 생태
학습의 프로그램운영에 따라 해설가 안내로 탐방.
●양양:관음/성지 낙산사-2005년 4월5일 낙산사 화재 이후 답사.
원통보전, 보타전, 해수관음상, 보타전내 관음상, 칠층석탑, 공
중 사리탑, 동종, 원장(조선시대 초기 담장), 홍예문, 홍련암,
의상대, 건칠 관세음 보살좌상 등.
●강릉: 커피의 명소- 테라로사:커피 스페셜리스트 30명이 일사불란하
게 움직이는 곳. 지역·종류별로 커피가 진열돼 있고 바리스타가
직접 커피 맛을 설명해 주며 커피에 문외한인 사람도 커피 맛에
눈을 뜬다는 곳 [커피는 자기부담 입니다]
1. 답사일자:2011년 10월 2일(일)~10월3일(화.개천절)
2. 출발장소:06:30 창원시청 정문 앞
07:00 마산종합운동장 정문 앞
3. 참가비:120,000원[숙식비(1박4식)일체,교통비,입장료,자료]
4. 인솔자: ☎ 010-9457-0033
5. 접수처: 농협(단위) 821119-52-165379 심재근
6. 신청은 9월21일까지 합니다(예약관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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