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혼자 여행 생각중이세요 그럼 통영으로/ 소매물도 / 미륵산 케이블카

하늘위땅 2011. 10. 2. 11:00

2011년 9월 30일

 

여행 둘째날이다.

소매물도에 가기 위해 전날 오후 늦게 통영에 들어와 동피랑마을과 중앙시장 , 강구항의 문화마당을 거쳐

통영항 여객선터미널앞에서 저녁과 숙소를 해결하고 다시 밤마실 나갔다 사먹은 롯데리아 선데이아이스림 영향이 지대했다.

잠이 쉽게 들지 않아 애를 먹었다 (한번 이런적 없었는데)

5시40분 알람을 해놓고 겨우 겨우 어찌어찌 잠이 든 모양이다.

 

부둣가라 밤새 기계소리 차소리가 아주 시끄러웠다.

출렁이는 침대도 몸에 안맞아 뒤척뒤척

알람 소리에 겨울 눈을 떴지만 헤롱헤롱 다시 철퍼덕 널부러지고 말았다.

 

일찍 배를 타야한다는 생각이 퍼뜩 들어 정신을 차리고 후다닥 채비를 마치니 6시3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이크 클났다 아침은 못 먹겠다.'

 

뽕똥하게 나온 배낭을 들쳐매고 바로 코앞 여객선터미널로 출동!

며칠전 미리 배편을 예약을 해 두었기에 다소 여유는 있었지만 평일이라 그닥 붐비지 않아 아침꺼리로 빵을 하나사서

배에 오르기 위해 나갔다

 

소매물도 배편 미리 예약하기  http://www.tycitu.com/sub08/index09.html

통영시티투어사이트에서 예약을 하시면 1,000원 할인까지 됩니다. 주말 연휴 성수기때는 줄서서 표를 사기도 한다니 참고하세요

 

 

 

"혼자요?"

 

표 받는 아저씨 퉁명하게 묻는다.

 

 

"예. 혼자가문 안되예?"

 

"아니 그기아이고...."

 

씩씩하게 배에 올랐다.

1층칸 선실에 앉았다가 2층 밖으로 나왔다.

 

미리 와서 착석한 승객들이 꽤 있었다.

시간 맞춰 나온다고 폼을 잡았더라면 뛸 뻔 했다. 하하

 

맨 뒤에 있는 좌석을 보니 양끝과 중간에 각각 혼자온 남자사람 3명이 앉아있었다.

다른데 앉어 말어 이러다 그 가운데 콕 앉았다.

 

 

 

소매물도 데려다 줄 엔젤호

배가 작다 ㅡ.ㅡ;;;

 

 

 

 

하늘이 잔뜩 흐렸다.

시커먼 구름이 이런데 과연 무사히 소매물도에 도착을 할까?

 

 

 

 

 

우려와는 달리 배는 항구를 떠났고 물결을 일으키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각 섬으로 떠나는 첫배들이 부지런히 소리를 내려 바다를 가로 질러 가고 있었다.

 

달려! 달려! 엔젤호!

 

 

 

 

 

맨 뒤에 앉은 혼자 여행하는 남자사람 3명과 아줌마인 나 그리고 중년의 아저씨 두명이 뚫어져라 쳐다본 커플 한쌍.

(얼굴이 안나왔으니 이건 괜찮지요? )

 

외로이 서 있는 빨간 등대도 커플들의 애정행각을 부러워하는 듯....조용하다.

 

 

 

 

 

 

 

바람이 찹고 혼자 여행하는 남자사람들 틈에 끼어 혼자 여행을 즐기는 모습도 편하지 않아 선실로 내려와

섬 할매들 사이에 벌렁 누웠다.

다리를 치켜 들고 누워 하늘을 유심히 보았지만 여전히 시커먼 구름이 버티고 있었다.

 

등이 따뜻해져 잠깐 잠이 든 모양이다.

배가 멈추는 느낌이 들어 깨니 드디어 소매물도에 도착을 한 모양이다.

 

서둘러 배를 내렸다.

시간이 촉박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먼저 출발을 해야 등대섬까지 보고 느긋하게 올 계획으로..

 

 

 

 

배에서 내리니 아득한 경사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바람까지 심하게 불어대고 있었다.

옷깃으 여미고 배낭을 단디 들쳐매고 헉헉 거리며 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동네 아주머니 두분이 짐을 낑낑거리며 가지고 가시길래 가는 입구까지 짐까지 덜어 드렸더니 기운은 쫙 빠지고

땀이 또르륵 등을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힘들게 헉헉 10여분 혹은 20여분 오르니 고지가 나타났고 약간 평평한 길과 바다가와 시원하게 나타났다.

 

맨앞에 가는 남자 두명중 한명은 양복차림 아마도 회사 땡땡이 치고 친구할 소매물도 온 듯

그 뒤를 따른 2번째 남자사람은 혼자 여행온 듯.

 

그리고 세번째 주자가 바로 나.

 

 

 

 

저멀리 쪼꾸만 섬이 보이는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져 바다를 내내 보고 왔음에도 와~ 탄성을 지르고 말았다.

 

곧 이어진 숲길이 완전 바위투성이다.

조심스레 5분여 걸으니 ..

 

오~~ 마이 가뜨!!

 

 

 

 

 

시야가 훤해지면서 아름다운.. 그 아름다운 섬이 눈앞에 쨘!

 

옴마야! 옴마야 참말로 이쁘네 .

우쨘다고 저렇게 이쁘노...

 

넘들은 알아듣지도 못할 사투리가 절로 나왔다.

섬이라서 절대 안간다 했던 사람이 누구였지?

 

 

 

 

 

 

오~ 그런데 말이지...혹시...물이 안빠진 건 아니겠지

 

아뿔싸 미리 알아본다는 기 다른 사람들 글만 읽고 그냥 내달려온 셈이네..

아~ 길이 닫혔다 닫혔어..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올라온 걱정은 접어둔 채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관에 취해 심한 경사 계단길을 훌쩍

뛰듯 내려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또 앞서가는 혼자여행온 남자사람 1명 등장.

 

 

 

 

 

 

 

혼자 여행온 남자사람 1명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바다아래까지 내려갔다.

이리봐도 저리봐도 바다길은 닫혔고 출렁이는 파도가 야속타.

 

"못가겠네. 우짜노 총각아"

 

"할수없지요 돌아가야지"

 

올려다보니 아득한 계단길이 눈앞에서 기다렸다.

 

"헉헉! 이건 완전 극기훈련이구만."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오르는 나 뽀송뽀송 흔적도 없는 총각 너..

 

세월이 밉다 증말!

 

 

 

 

 

멀리 등대섬을 바라보며 남은 시간 죽이기로 했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대긴 했지만 몸의 열기도 식히고 혼자 직찍 놀이도 하고

준비해간 시커먼 봉다지 커피도 보온병에 담아온 물로 타서 마시면서...

 

으히히히 좋다 좋아!

 

혼자와도 좋은 곳이 이곳이 바로 천국아닌가 말이다..

 

 

 

 

 

 

억새 날리는 언덕배기와 유람선 물보라 꼬리달고 지나가는 모습조차도 그림이구나.

 

 

 

 

 

 

 

배가 들어올 시간까지는 2시간도 더 넘게 남았고 (등대섬까지 들어갔나 오면 빡빡할 시간이) 마을에서 머물기에는 뭔가 아쉬워

망태봉에 올랐다.

등대섬이 잘 보이는 자리를 잡아 배낭을 내려놓고 뚫어져라 등대섬을 보면서 간식도 조금 사과도 조금 먹으며 시간을 재우는데

하나둘 올라온 혼자여행객들.

 

궂이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맘을 같았으니 이리와 앉으오 저리 앉으오 하지 않아도 각자 자리를 차고 앉아

등대섬을 구경하면서 즐기고 있었다.

 

혼자 여행을 온다는 건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즐기고 싶다는 걸 알기에 뭘하는지 뭘먹는지 관심도 두지 않고

서로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각자 사색의 공간으로 뛰어들었다.

가져간 사과 2개를 쪼개 나눠먹으면서도 눈짓으로 통했으니..(혹시 나여추 회원은 아닌가 살짝 궁금은 했다)

 

 

 

 

 

 

 

 

 

망태봉에서 시간을 좀 더 지체하고 싶었으니 바람때문에 추워서 다들 마을로 돌아가기로 했다.

줄줄줄 마을로 내려오니 그래도 시간은 널널

동네 마실을 돌기로 하고 몇 안되는 집 구경에 나섰다.

한눈에 다 들어오는 작은 마을에 펜션들이 근사하게 들어섰고 옛날 집들은 비어있거나 무너지기 일보직전

그러나 지난 시간들의 흔적들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경사진 곳에 집을 짓고 살았을 척박했을 그 시절이 보이는 듯.

 

12시10분 출발할 배는 10여분이 지각을 했고 배삯이 조금 싼것이 왜일까 궁금했는데

통영까지 장장 2시간가까이 걸렸다.

 

할수없이 선실에서 내처 자기로 하고 자리를 잡고 누우니 내 옆으로 젊은처자 한명이 눕고

또 다른쪽 옆에서는 애정행각으로 부러움을 샀던 커플의 처자가 눕고 남친이 그 옆에 눕는 것이다.

 

이런 아줌마의 파워를 믿고 맘놓고 주무시겠다 흐흥..

그러거나 말거나 금방 잠속에 빠졌고 나란히 누운 젊은 처자 젊은 남친은 코까지 골며 깊은 잠에 빠졌다는 것.

 

 

 

배가 멈추는 소리에 깨어보니 비진도에 도착을 한 모양이였다.

잠이 깬 김에 밖으로 나오니 하늘은 맑고 약간 덥기까지...

들어가는 배는 좀 느린 배인 모양이다.

아주 천천히 가는 듯했다.

 

2시가 넘어서야 도착을 했다.

서둘러 미륵산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뛰었다.

예상보다 1시간이나 늦어버렸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다

여행은 급하면 망치는데..

 

큰길까지 나가 141번 버스를 타고 미륵산케이블카 하부역사에 도착을하니 3시경

햇볕이 따갑고 덥다.

또 계단을 올라 표를 사서 바로 케이블카를 탔다.

 

 

 

 

대롱대롱 케이블카 시원하게 타고 도착을 하니 또 기다리는 계단길님이여!

다리 알통 만들기 이처럼 쉬운 곳도 없으리..

땀을 찔찔 흘리며 10여분만에 미륵산 정상에 도착.

 

와~ 우

 

아름다운 풍경에 절루 탄성이 나오고 또 나오고...

 

9,000원의 요금이 전혀 아깝지 않은 비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땀난다고 잠깐 짜증이 났었지만 한줄기 바람속으로 날려버리고

이내 구경하느라 멍~ 해졌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다도해

너메 사진으로만 보았던 풍경을 직접 보니 또 다른 감동이로다.

저 멀리 소매물도가 보이고...

 

 

한산도와 여러 섬들이 통영 앞바다에 수를 놓고 있구나..

 

 

 

 

 

강구항 저 너머 마산 무학산과 진해와 거제까지 한눈에 쫙~

 

 

 

 

 

이쪽은 여수오동도와 남해 미조와 금산까지 ...와우~~

 

 

 

 

남해쪽을 여러번 보고 또 보고..

 

 

 

 

 

저 멀리 홍도와 대마도까지 보인다고하는데..홍도는 확인...

 

날이 완전히 맑은 것도 아닌데 이런 광경을 보다니..

 

왜 마산과 달리 통영이 관광지로 이름을 날리는지 그 이유를 이곳에서 느꼈다.

개발과 변화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

 

혼자 여행에서 나만의 추억을 만드는 사람들이 성지처럼 처음으로 찾는 곳 통영..

그 이유도 알게 된 여행이였다.

 

*아들과의 저녁 약속으로 미륵산케이블카 근처에 있는 '전혁림 미술관' 과 '김춘수 유품전시관'을

둘러보지 못해 약간의 아쉬움을 남겨두고 왔다. 다음번 방문땐 달아공원과 이순신공원 미술관과 유품전시관까지

몽땅 둘러보고 가리라.

 

 

 

* 소매물도 -> 한려해상조망케이블카 -> 한국의 피카소 전혁림 미술관 -> 김춘수유품전시관 -> 해저터널  ->윤이상 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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