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6일 날씨 화창 약간 쌀쌀한 바람이 가을을 완연하게 느끼게 함
접근성이 좀 떨어지는 곳이라 내내 사진만 보고 침만 꿀떡꿀떡 삼키길 몇달.
지난 봄 처음 바래길 걷고 온 뒤 감기처럼 남해에 대한 연모의 마음에 그리워만 했던 것 같다.
누군가 다녀온 글을 읽고 또 읽고 걷는 상상까지 하면서 내내 정보 모으기에만 열중을 하다 드디어 결심을 했다.
다시금 버스편으로 접근하는 방법과 경로를 확인하고 메모하고 전날 진주유등축제 다녀온 휴유증은 무시하고
출발!
버스표를 끊고 터미널 앞에서 파는 콩국을 한그릇.
근데 추억의 그 맛이 아니다.
주인아주머니랑 대화를 하다 돈도 안주고 나왔다는 사실을 저녁때서야 알았다 우짜노..
>> 소금으로만 간을 해서 그런가? 찹쌀도너츠 기름이 그런가 맛이 이상하게 없다. 추억의 콩국
다소 쌀쌀한 새벽 공기가 상쾌하기까지..
두눈은 잠이 모자라 뻑뻑했고 머리는 띵했지만 마음으로 차곡차곡 준비하며 기다렸던 곳이라 발걸음은 가벼웠다.
삼천포로 가는 첫버스는 6시30분 두번째 버스는 7시 20분.
계산상으로는 7시20분 버스를 타야 코스 시작점으로 들어가는 차편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확신(?)으로 두번째 삼천포행 버스에 올랐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평일 배낭을 메고 가는 이 드물고 항시 시선집중이 되는 것 같아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한두번 갔던 것도 아니라서 쌩~ 까고 고개 빳빳이 들고 차에 올랐다.
피곤했던 모양이다.
사천이 지나서야 겨우 잠에서 깼다.
한참을 더 들어가 내린 곳 삼천포.
이리 가까운 곳을 생전 처음으로 왔다.
낯설다. 오래전 마산같은 느낌의 도심이 아닌가.
터미널 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창선 들어가는 25번 버스를 타야한다.
친절하게 시간표가 붙어있었다.
9시50분발 창선행 버스를 타야하는데 이런..8시30이다
1시간 20여분을 그냥 버텨야 했다.
할수없이 삼천포 시내를 배회 했다
어시장까지 갔다 다시 터미널까지 돌아오니 9시20분
주섬주섬 교통카드를 준비했더니만 아뿔싸 이곳을 교통카드가 안된다.
아직 종이 버스표를 이용한단다.
천원주고 표를 끊었다.
그리고 25번 버스에 올랐다.
승객들은 대부분 할머니 할아버지들.
근처 시골에서 병원 다녀가시는 분들이 대부분인 듯.
나처럼 여행객 모습을 한 서울서 내려온 언니한분, 창선면에 일가는 외국인 여자분 한명은 눈에 순식간에 들어왔다.
또 잠시 졸다보니 어느새 창선교까지 건너 창선면 사무소를 지나고 있었다.
친절하게 버스내 안내방송이 나와서 일일이 물어보지 않아도 되서 민망함은 비껴갈수 있었다.
수산에 내려보니 3코스 시작점 적량해비치마을가는 버스는 언제 올지 모르고 길건너 줄 서 있는 택시를 탔다
5000원 이면 갈거라는 정보는 잘못된 모양 6,000원 달라고 했다.
물가가 올랐으니 택시비도 올랐다고...
쌩 10분만에 해비치 마을에 도착.
두리번두리번거리다 찾은 안내판
반갑다.
또 두리번두리번 찾았다 입구
적량보건진료소 간판이 서 있는 골목으로 가면 시작.
드디어 고사리밭 길 시작이다
밭두렁에 늘어진 호박넝쿨 위로 하얀 메밀꽃 위로 10월의 햇살이 보드랍다
가을냄새가 나는 듯.
단단히 무장을 하고 동네골목길을 벗어났다.
고사리가 넘실넘실 적량해비치마을을 덮는 듯..
콘크리트 포장길이 아이쿠야 탄성을 지르게 했지만 오른쪽으로 따라오는 남해 푸른 바다로 인해 잠시 잊었다.
길 옆으로 이쁜이들이 도열했고 햇빛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우산을 펼쳤다
아~ 드디어 고사리 밭이다.
낮은 산이 죄다 고사리로 덮였다.
바다,,,고사리...하늘,,,,
이런것이 아름다운 것이다.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
길위에서만 느낄수 있는 이 아름다운 것
넘실넘실 언덕을 넘고 또 넘고 끝없이 이어지는 고사리 밭 아니 고사리 숲이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고사리다
이건 머 나무같다
어느 밀림 숲 같은 느낌마저..
으악!!!
고사리..고사리...고사리..
고사리에 취해 넘어온 그 길끝에는 도로를 타고 잠시 걸어야 되는 힘겨운 길이 열려있었다.
터벅터벅..
그렇게 몇십분 천포마을을 지나 가인마을까지 국도를 따라 걷는 길은 지루하고 힘들고
기운 한순간에 훅 빠져버리는 길이였다
길가의 코스모스 그리고 누런 호박덩어리가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길이였다.
가인 공룡발자국도 보는 둥 마는둥 한낮의 더위가 만만치 않음에 어깨마저 툭 떨어지고 말았다.
터벅터벅 우산으로 햇빛을 가리며 걸은 1024번 국도는 덩그러니 나에게만 길을 허락한 것처럼 조용하기만 했다.
오가는 차 한대도 없이 내 발자국 소리만 메아리 되어 돌아왔다
다시 고사리 밭길로 들어섰다.
산등성이를 깍아 만든 목장인줄 알았다.
그림같은 고사리밭이라니..
나무를 베어내고 인공적으로 만든 고사리밭 맞는거지?
누렇게 익어가는 벼와 녹색이 짙은 고사리
드문드문 나무가 만들어준 그늘이 어찌나 고마운지.
이 길을 한여름에 걸었던 이들은 과연 무사했을까?
오~ 이런 풍경이 숨어 있었다.
소매물도 등대섬을 보고 한참이나 입을 다물지 못했었는데 그것 못지 않은 아름다운 곳이 아닌가!!
고사리 숲에서 정신없이 오르고 내리고 아주 취해서 헤롱헤롱거렸다는 표현이 과할지는 모르겠으니
처음 보는 풍경에 아득해지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고사리 숲길을 질리도록 걷고 내려선 길은 또 국도1024호선이다
'끝까지 이 길인갑다..'
잠시 포기를 하고 우산을 펼쳐들고 걷는다.
이 길이 동대만 마지막 지점까지 가는구나 반 포기 상태로 뙤약볕아래를 묵묵히 걷고 또 걷고.
땀이 송글송글 맺히지도 않고 바람까지 시원하니 불어왔지만 우산을 양산인양 펼쳐 들고 걸었다.
내 피부는 소중하니까 ㅎㅎㅎ
엇 그런데 이게 뭔가
참외가 열린 덩쿨이 눈앞에 떠억허니 나타난것이다.
오잉 왠 횡재..
아직 덜 여문 늦참외 3개나 열려있었다.
두리번두리번 따 먹을까 말까 망설였지만 근처 동네 어느분이 찜을 해둔 것일지도 몰라
침만 꿀컥 삼키고 발길을 돌렸다.
물이 조금 빠진 바다엔 슬금슬금 드러난 길이 작은 섬을 향해 열리고 있는 이쁜 모습과
갈대가 우거진 숲도 지났다.
날씨가 갑자기 흐려져 슬금 두려워하는 마음이 일기 시작했다
국도를 따라 한참 걷다보니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기시작했다
저 건너 보이는 곳이 종착점 일 것 같은데 국도변을 따라 가면 한참을 돌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할수없이 '남해바래길 사무국(055-863-8778)에 도움요청 전화를 했다.
친절한 안내에 따라 잘못 온 길을 돌아 바다 쪽으로 쭉 들어가는 길을 찾아 방파제까지 나아갔다.
바람은 삼킬 듯 불어 제꼈고 우산을 히딱 디비지고 쌩난리쇼를 했다.
몇십분을 헤맨끝에 바래길 깃발을 보고 안심을 하며 맘을 놓았다.
낯설곳에서 길잡이를 잃는 다는 건 또 다른 두려움이리라.
방파제를 건너면서 만난 남해바래길 노란 깃발이 엄청 반가웠다.
바다를 빙 돌아 동대마을을 지나 동대만휴게소로 향하는 길도 찻길 쌩쌩 달리는 차량으로 다소 위험위험.
누렇게 익은 벼와 바다 건너 지나온 길을 더듬어 보니 ' 햐 ~ 참 징하게 걸었네' 싶었다.
가을 걷이에 바쁜 농부의 허리는 수확의 기쁨에 통증도 모를것인데
어찌보면 씰데없는 걸음에 다리알통 걱정하는 여행자의 통증은 배가 되는 듯 하다.
드디어 도착했다
남해바래길 3코스 고사리밭 길 종착점.
동대만휴게소..
일단 볼일 보고 손과 얼굴을 대충 씻고 휴게소로 들어가 차편을 알아보니 버스가 서는 정류장이 아니란다.
아코 또 걸어야 됨
총 4시간30분을 걸었다.
다리가 아픈 거리는 아닌데 국도변을 걸으면서 다리에 무리가 간 듯 종아리 은근히 아파왔다.
"가끔 세워주기는 하는데 일단 정류장 있는 마을로 가는기 나을낍니더"
친절한 동대만휴게소 사장님의 말씀을 따라 쭉 앞으로 전진 버스정류장이 있는 곳에서 버스를 기다리려 했으니
하도 시간이 많이 남았고(지족에서 4시 출발이라서 그때 시간은 3시 30분경) 걸어서 수산까지 가보기로 했다.
다시 도로변을 아프게아프게 걸어 수산에 도착을 하니 3시50분.
길건너 하나로마트에서 더위사냥을 사 쫄쫄 빨고 다시 농협에 들어가 10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한잔 마시니
지족 들어가는 버스가 지나갔다
"저 버스가 바로 나오는 거에요?"
맞단다.
버스비 1,100원을 준비해 아침에 타고 들어왔던 그 버스 25번을 다시 탔다.
아침에 봤던 그 기사분이다.
같이 타고 나온 외국여자분과 삼천포 시민 남녀두쌍도 같은 버스에 올랐다.
삼천포에 도착을 하니 4시 40분 마산행 버스가 막 떠나려고 했다.
후딱 잡아 타서 금방 골아떨어진 모양이였다.
마산의 안개인지 뭔지 모를 뿌연것들에 둘려 쌓여 있었다.
남해군이지만 창선면을 삼천포에서 접근하기가 더 쉬웠다.
마산에서 삼천포 가는 버스편은 사천/삼천포 확인
삼천포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 버스정류장에서 창선지족까지 가는 25번 버스를 타고 수산에 하차(방송함)
택시를 타고 적량해비치 마을까지 이동(택시비 6,000원)
두번의 고사리밭 길 걷고 국도변을 거쳐 동대만휴게소까지 오지 말고
빨간화살표를 따라 동대마을도 들어가 버스를 타고 삼천포로 갑니다.
25번 버스가 오기전 농어촌버스가 먼저 옵니다. 이 버스는 남해군에서 운행하는 버스인데
삼천포 터미널까지 운행을 하지 않고 삼천포 대방동까지 갑니다.
이 버스를 타면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터미널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버스시간표와 걷는 길 확인 메모와 도움 요청할 전화번호 꼭 메모해 가세요.
이 코스는 중간에 점빵이 없으므로 물과 간식, 행동식 준비하시고 양산, 우산 등 햇빛가리개 준비하시면 좋습니다
어렵게 오르고 내리는 길은 아니지만 다소 지칠수 있는 길입니다
준비를 잘 하셔서 걷고 오세요
남해바래길 이곳에서 더 많은 정보 얻으실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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