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가을비을 맞고서도 좋았어라 토함산 탐방로 걸어서 경주 석굴암까지

하늘위땅 2011. 11. 1. 16:45

2011몀10월30일 일요일

일기예보는 나들이하기 좋은 날씨라고 했다.

믿고 출발한 경주 불국사.

잔뜩 흐린 하늘이 심상치 않게 비를 내리시고 준비해간 우산을 펴 들고 신발 젖어가며 불국사 탐방에 시간 가는줄 몰랐다.

 

온 김에 석굴암은 당연히 들렀다 가야하는 법

불국사 주차장 앞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는 1시간 간격으로 운행이 되는데 엇박자가 났다.

날이 좋았다면 아무런 망설임 없이 탐방로를 걸어 올라 갔을건데 비가 오니 어쩌나 저쩌나 멈칫멈칫.

 

셔틀버스는 얼추 50여분 뒤에야 구경할 수 있고 비를 맞고서라도 탐방로를 올라보자고 발걸음을 돌렸다

잦아드는 것 같은 비

하늘을 보니 여전히 시커먼 구름

신발끈 단단히 여미고 불국사 매표소 옆으로 난 탐방로길로 접어 들었다.

 

 

 

 

길 양옆으로 줄지어 늘어 선 단풍나무

아직은 초록이다

바닥에 깔린 소나무 잎들이 일부러 무늬를 그린 듯 이쁘다.

 

단풍길이 1㎞ 이상 늘어서 있는 듯

곱게 물들면 내장산 부럽지 않은 단풍길이 될 듯

 

생전 처음으로 이 탐방로를 걷는 다는 사실에 살짝 설레이면서 들뜨기도 했다.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호기심 증폭과 함께..

 

빗줄기 잦아 들었지만 단풍잎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머리를 적시고 있었다.

 

 

 

 

앞서가는 두명의 처자.

여자끼리 , 여자 혼자 혹은 남자 혼자, 배낭여행중인 외국인들까지 불국사에서 석굴암으로 오르는 탐방길 동무가 되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시야가 트인 곳에서 하늘을 보니 여전히 먹구름이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었다.

아직 아랫쪽이라 단풍이 덜 물들었지만 어찌나 아름다운지.

 

 

 

 

잘 다듬어진 산책로 같은 탐방로

조금 이른 시간이라 앞서간 사람과 뒤에 오는 사람 사이가 벌어지니 한적하게 주변을 둘러보며 걸을수 있었다.

 

 

 

 

 

일찍 토함산에 올랐다 내려가는 듯 보이는 한부부

분홍아내와 파랑 남편

다정스럽다

애정돋게보인다

약간 부럽다 등등의 여러가지 단어들이 순식간에 떠올랐다.

 

 

 

 

 

살짝살짝 물들기 시작하는 고운 단풍이 안개에 가려졌다 보였다 아주 감질나게 설레이게 했다.

이런 길이 있었구나

왜 진즉 걸어보지 못했나 츠암내..

 

 

 

 

 

 

갑자기 안개가 앞을 가로막았다

오~ 이런 몽환적인 분위기 넘 좋아 굿! 쵝오!

 

혼자서 감탄사 연발 날리며 걷는 건지 날으는 건지 발이 땅위에 있는 건지 두둥실 공중에 뜬건지

아주 묘한 기분으로 길을 올랐다.

 

 

 

 

앞을 가리는 안개

구름위를 걷는 기분이랄까.

 

그 가운데 언듯언듯 보이는 빨간 노란 단풍이 숨박꼭질을 하는 듯

눈을 즐겁게 했다.

 

머리는 어느새 비에 젖은 것도 아닌데 물기가 촉촉하게 꼬불거린다.

이리저리 뒤집어지고 꼬이는 머리카락이 영 신경에 거슬렸다.

 

 

 

 

몇일 뒤에 온다면 제대로 단풍이 들어서 와~ 와~ 감탄사을 터뜨리지 싶다

생각만해도 즐거워지는 길.

 

바스락 미리 떨어진 물 먹은 낙엽이 안타깝게 바스라지는 소리가 사각사각거리는 길.

아니 저벅저벅 거린다고 할까.

 

 

 

 

 

 

천녀유혼의 한장면 같은 토함산 오르는 탐방길

날개옷 입은 선녀가 내려올 것 같은 분위기.

 

불국사에서 2.2 ㎞ 약 3~40여분 그다지 경사지지도 않은 가벼운 산책길을 오르면 석굴암 주차장에 닿는다.

그래도 은근히 땀이 많이 나는 길이니 단단히 준비를 하시도록.

 

석굴암 입구에서 토함산 정상까지는 1.4㎞ 정도라는데 빗방울이 갑자기 거세게 내려 일말의 망설임없이

석굴암만 들렀다 가기로 결정

매표소는 사람들로 북적북적 비가 와도 안와도 넘치는 사람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입장료 4,000원

외국인들 내국인들 뒤섞인 시장통같은 석굴암 들어가는 길

정신이 없다

호젓하게 느긋하게 주변을 둘러보며 느끼는 것이 내 여행의 목적인데 완전 꽝이다.

 

 

길바닥에 박힌(?) 단풍을 보면 알것이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걸어갔는지.

 

 

 

 

 

 

사람들과 안개와 비구름과 바람에 휘감긴 석굴암이다

 

 

 

 

 

 

오늘의 목적지 석굴을 보고자 곧바로 올랐는데 어머낫!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이다

수학여행 왔을때 줄 서서 그냥 휙 보고 지났던 불쾌한 기억이 떠올라 이걸 어쩌나

혼자 자세히 보려고 머뭇거릴수도 없고 확 짜증이 밀려왔다.

 

석굴암도 예약 탐방제를 하면 어떨까 싶은 개인적인 바램인데...

하루에 딱 정해진 미리 예약된 사람들만 탐방할 수 있게 하면 안될까...

해설까지 들으면서 .

이렇게 하면 안되겠지.

 

 

 

 

 

날이 맑은 날 파란 하늘아래 울긋불긋 단풍이 물 든 토암산과 석굴암은 우리 금수강산이구나가 그냥 입에서 나올것 같다.

 

계속 올라오는 사람들..

진하게 내려오는 안개

어서 내려가야겠구나 했다.

 

 

 

 

 

 

 

석굴을 올려다 보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본 석굴 축조과정이 떠올려보니 그냥 그림이 그려지는 듯.

 

 

 

 

인상깊었던 석굴암 축조과정을 필히 보시고 석굴암에 가본다면 속까지 낱낱이 볼 수 있을 것 같다.

부처님 오신날은 석굴암 뒷편을 개방해서 둘러볼 수도 있다니 그 기회를 이용해봐도 좋을 것 같다.

 

 

 

 

 

다시 불국사로 내려오는 길

올라오는 길 40여분소요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때 보지 못했던 주변을 느끼고 보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었다.

 

30여분 걸렸나?

아니 더 걸렸나?

 

왕복 2시간 정도의 가벼운 산책길

가을비를 맞고 걸었던 운치있는 길

편리하다고 차를 타고 올랐다면 보지 못했을 풍경들

그리고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비록 머리는 젖어 펌한 머리 곱슬거려 눈에 거슬렸고 배낭도 축축 신발도 축축했지만

약간의 불편함은 싹~ 다 잊어버리게 만들었던 길이였다.

 

 

 

 

 

 

 

 

토함산 석굴암 탐방길에서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가 중간에 위치한 화장실이였다

아주 깔끔한 화장실이 기분을 어찌나 업 시켜줬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