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1,2의 활동/사는 기 그기 뭐시라꼬?

정말 사는 기 뭔지 시간 가는 것이 무섭다

하늘위땅 2011. 9. 25. 08:15

혈기 왕성할 땐 몰랐다 '흐르는 시간'이라는 표현이 무섭다는 걸.

아이가 자라 20살이 되어도 내 마음은 여전히 20대였고 20대처럼 살고 있다고 착각을 했었나 보다

 

문득 거울속 내 모습에 기절할 만큼 놀랐다.

윤기 자르르 맑디 맑았던 그 눈동자를 가졌던 그 여자는 어디로 가고 적당히 풀려가는 촛점 없는 눈빛과

무엇으로도 숨길 수 없는 피부속 숨은 주름 때문에..

 

작은 입술마저도 콤플렉스가 거울속에 박혔다.

 

'아~ 이건 정말 아닌데.. 오유림 이정돈 아니였잖아 ,, 빽 없는 자신감은 어디루 사라진거니?'

 

무서울 것이 없었던 20, 30대

세상은 그냥 만만했고 키가 작아도 조금 통통해 날씬하지 않아도 꿀리거나 기죽지 않았는데..

 

 

거울속 내 모습을 보면서 환하게 웃어야 하는 건데.

 

 

 

슬금슬금 풍성한 옷으로 몸매를 가리려하고 작아져 버린 바지를 들고 황망하게 주저앉기도 하는 나는 40 대

 

시간이 흐른다는 게 이런것이구나

깨닫지 못하는 사이 모든것이 변하고 있었다..그게 시간이 흐른다는 것이였다.

 

영원할 것 같던 청춘도, 마음도, 사람도 변하게 만드는 것이 시간이구나.

 

 

  >>> 사당동 종로 빈대떡에서 먹은 빈대떡과 장수 막걸리

 

갑자기 마음이 다급해졌다.

핑계삼아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던 이들에게 연락을 취해 만나기로 했다.

당장 내일 어찌 되는 것도 아닌데 서둘렀다.

 

낯선 도시에서 친근한 얼굴들과의 조우

그리고 왁자한 분위기..

 

마시지도 못하는 막걸리 두어모금에 기분이 날아갈 듯 상콤해졌다.

 

아끼던 말도 10년전처럼 마구마구 쏟아내고 조심스럽던 웃음도 맘껏 웃었다.

 

"정말 40대 중반이셍? 그리 안보이는데 깜짝 놀랐어요 저보다 동생인줄 알고 하하하"

 

인사치레 말인줄 알면서도 엄청시럽게 좋았다 그래서 또 까르르 웃었다.

젊어 보인다는 말이 듣기 좋은 달콤한 말인줄 인제 알겠다.

 

우울해졌던 마음이 순식간에 풀렸다.

 

 

 

 

사과와 배를 많이 먹음 뇌혈관 질환 예방에 좋다고 합니다. 과일 섭취로 수분 섭취를 대체하기도 한다니...

 

 

 

흥이 돋아 고~ 를 외치고 또 다시 이어진 술자리에서도 그 기분은 계속 이어졌다.

 

'이런 착각도 잠깐은 해도 되겠다  눈이 드나 남에게 피해를 주나 내 기분 좋고 행복한데 어쪄..ㅎ'

 

그 시간이 지나면 다시 또 자신의 본 모습에 실망을 하고 우울해지겠지만

웃으니 더 행복하니 맘껏 웃고 수다를 떠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엄마와 동생들과 함께 갔던 제주돌문화 공원 입구에서 단체 사진

모두다 세월의 흔적을 피할 수 없는 모습이다.

 

어차피 가는 시간..

정말 미련없이 후회없이 잘 보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 굳혔다.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일

보고 싶은 사람

먹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

 

원없이 맘껏 질러보는 것도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주름을 쭈라주는 길이 아닐까?

 

돈이 없다! 고 좌절하지 맙시다.

돈이 없어도 가능한 것들 천치삐까리 이겠지?

 

당장 오늘은 박시후 공주의 남자 편집본 구해놔야겠다.

아침 햇살이 참 좋고

사과 향기가 향긋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