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란 꼭 어떤 계획하게 갈수도 있고,
갑자기 배낭을 꾸려서 떠날수도 있고,
생각조차 없었는데 우연히 여행의 한자락을 밟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가게 되었다.
토성동 부산대병원에 일이 있어 들렀는데 근처에 있는 감천동 산삐알 마을 가보자 의기투합
병원 앞 마을버스를 타고 시간을 짜내어서 그렇게 말이다.
다소 날씨가 풀려 따뜻하다는 겨울 늦은 오전
바람은 여전히 쌀쌀맞은 아가씨 표정 같이 파고 들었다.
교통카드로 요금(900원)을 찍고 작은 마을 버스에 앉으니 이내 곧 가파른 경사길을 오른다.
구불구불 좁은 도로를 잘도 달리는 마을버스
한참을 비탈진 길을 자연스럽게 올라 고개를 살짝 넘어 감정초등학교앞에서 하차를 했다.
양쪽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휘청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진 비탈 마을에 휘청 두 눈이 휘둥그레.
사진에서나 본 그 풍경이 눈앞에 있었다.
감정초등학교 앞 하차하여 버스 진행방향으로 약간 내려오면 오른쪽 길을 따라 가면 감천동 마을을 둘러 볼수 있다.
대강 지도를 익히고 숨은 건물, 작품, 그림등을 찾아가면 둘러 보는 것이 좋다.
버스에서 내려 약간 내려와 오른쪽 길로 접어 들면 바로 보이는 [마주보다]란 벽화가 보인다
그 맞은편 골목으로 내려가는 화살표가 눈에 확 들어오니 길 헤맬 염려는 없는 듯
화살표를 따라가면 미로같은 작은 골목길을 따라 경사진 곳에 다닥다닥 붙은 집들 속을 헤맬수 있다.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은 정도로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골목길 탐험이 되리라.
미로미로 골목길을 걷기 전 [마주보다] 벽화를 지나 조금 더 나가면 오른편에 사진 갤러리와 그 옆 골목을 따라 오르면
하늘마루가 나오는데 그곳에서 지도를 한장 사거나 여러가지 정보를 얻고 걸으면 좋겠다.
지도 한장에 천원
지도에 스탬프를 다 찍어오면 사진 3장을 현상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감천동을 쫘악 내려다 볼 수 있는 하늘마우 정원에서 대강 어디를 갈지 짐작을 하고 시작해도 좋겠다.
하늘마루 옥상에서 보이는 부산항과 감천항
하늘마루를 거치지 않고 무작정 골목길이 반가워 그냥 무작정 화살표 물고기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화살표랑 물고기만 따라가야 합니다.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꼭 지켜달라는 당부의 글이 곳곳에 붙어 있는 관계로 더 구석구석 둘러보고 싶었지만
다음기회에 혼자 조용하게 와서 그러겠다 다짐을 하고선 물고기를 따라서 골목길로 고고고!
문 닫은 담배포도 지나고 좁은 골목길 옆 작은 계단은 정말 어릴적 대 로망이였는데 ..
왠지 이층집에 대한 꿈은 여전한 듯
정말 좁은 길 사이로 집에 빈틈없이 붙어있다
이리 비탈진 곳에 이렇게 많은 집이 나름 규칙을 가지고 지어졌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
증산사상에 기초하여 세운 태극도 신도들이 감천동과 아이동을 연결하는 반달고개 주변에 모여 집단촌을 만들었는데
이 태극도 신앙촌이 중심이 되어 1958년 현재의 감천2동이 만들어 졌다고 한다.
역사를 알고 스토리를 알고 보면 새삼 달리 보이는 현재의 모습이다.
그래서 태극마을이라고도 불리는구나.
오르는 길도 내려가는 길도 경사도 높은 계단이며 좁다
앞집은 뒷집의 채광을 방해하지 않게 세워졌다.
그래서 이렇게 좁은 골목을 허투루 버리지 않고 작은 화분 텃밭을 일궈 푸성귀까지 직접 키워 먹기도 하는구나.
저 멀리 감천항이 빼꼼 내다보이는 어느 집 앞 작은 공터에서 마을을 휘 둘러보다.
곳곳에 난 계단이 마구 올라가고 싶다는 충동을 부채질하는데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올라가지 마시오' 란
경고 문구가 착한 마음을 이끈다.
골목길 중간중간에 빈집을 이용한 프로젝트를 만들어 두었는데 아뿔싸 지도를 구입하지 못해 그냥 스탬프 구경만 할 수 밖에
(미리 하늘마루에 들렀다 와야한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빛의 집에서 집 사이로 보이는 감천동 마을이다.
골목을 걷다 보면 주민과 함께 만들어진 여러가지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김정주 작가의 [영원] 이란 작품도 지역주민들과 함께 버려진 부품들을 이용한 리싸이클링 아트다.
열려진 어느 집 작은 마당에는 해바라기 하면 졸고 있는 누런개 한마리가 햇볕 가리지 말라고 빼꼼 눈만 떳다 다시 존다.
비어있는 빨래줄에 걸린 집게도 해바라기 중인가?
고은 하늘색 아래 색깔 옷을 입은 집들이 웃는 듯 하다.
잠시 조용히 겨울 태양의 따스함을 즐기는 집들과 함께 고요속에 빠지려는 그 순간
뒷편 길에서 왁자한 소리가 골목을 울렸다.
이 좁디 좁은 골목이 살아 있다는 걸 담박에 느낄수 있었던 이 쪼꼬만 아이들이 우르르 달려나왔다
골목 모서리에 앉은 작은 점빵에 주전부리 사러 왔다 문이 닫혀 있으니 쪼르르 아래쪽에 있는 점빵으로 내려간다
저리 옷을 입고 다니면 감기 들텐데..
문득 어린시절 늘 지나다니며 황홀하게 쳐다봤던 그 골목의 점빵이 생각이 나는 이유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까르르 위로 아래도 성냥갑처럼 서 있는 마을에 울려 퍼져
생기를 구석구석 입혀주고 있었다.
아~ 이런 느낌이 좋다.
행복의 느낌
싱그러움
겨울인데 말이다.
물고기 화살표를 따라 끝까지 갔다 잠시 길을 잃고 머뭇머뭇거렸다
다시 돌아가나 표시도 없는 길로 가나 빤딱하게 닦인 소방도로를 따라 휘 둘러가나 망설이다
재빨리 원점으로 돌아가는 산을 가로지르는 소방도로를 따라 걸었다.
금방 출발점에 도착을 했다.
하늘마루를 찾아 지도도 사고(느까서야 ) 옥상에 올라 이리저리 마을도 한눈에 둘러봤다
마을을 떠나기전 입구 담벼락에 앉은 이 녀석들도 포착
[사람 그리고 새] 새가 되어 훨훨 날고 싶은 맘 한켠을 표현한 거란다.
사람 얼굴을 한 새라니 ^^
훠이~ 훠이~
내려다보는 저 녀석들에게 손사레를 쳐보지만 ...
내 맘은 저 이층집 창가에 잠시 서 보고 싶었다.
이층집 작은 방의 간절함이여.
가을여행 이란 작품과 내마음 풍선에 담아 란 작품이 옹벽을 멋지게 장식을 하고 있는 감천 문화마을이다.
건물사이로 봐도 빼곡하게 같은 모양으로 선 집들이 보이고.
얼핏 보면 지중해 어느 나라 하얀 집들이 선 도시 같기도 하다
집 위에 올려진 파란 물통만 빼면..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감천동 마을을 탐험하고 있었다.
대부분 20대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그네들은 이 마을에서 뭘 보고 가나 심히 궁금했는데.
[감천동 문화마을 지도에서 옮겼옴]
감천동은 한국전쟁 당시 힘겨운 삶의 터전으로 시작되어 현쟁 이르기까지 민족 근현대사의 흔적과 기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산복도로는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계기와 함께 지역의 지형적 특서에 의해 조성된 것으로 문화적 보존 가치가 매우 높고
옥녀봉에서 천마산에 이르는 산자락을 따라 질서 정연하게 늘어선 독특한 계단식 집단 주거형태는
감천동만의 독특한 장소성을 부여주고 있다.
뒷집을 가리지 않게 지어진 주택의 미덕이 살아 있는 이곳은 현대의 도시인들에게 예전의 추억을 회상하고 기억할 수 있게 하는
장소가 될 수 있는 서로를 배려하면서 살을 부비고 사는 민족 문화의 원형과 전통을 보존하고 있는 마을이다
감천동을 둘러보는 방법
1. 다양한 색의 옷을 입은 집들을 살펴본다
2. 미로처럼 얽혀진 골목길을 걸어본다
3.옛 모습의 흔적들을 찾아본다
4. 전망좋은 곳에서 내려다 본다
5. 영화 속 감천동을 찾아본다
6. 골목을 끼고 살아있는 '정'을 더듬어 본다.
7. 여러가지 미술, 조형물들을 찾아 가며 둘러본다
8. 스탬프 찍는 포인터를 지나치지 않고 찍어 본다.
7. 동네 어르신들에게 꼭 인사를 하면서 지나간다
등등
작정하지도 않았던 부지불식간에 짧은 여행이 주는 즐거움으로 행복했던 하루였다.
따뜻한 봄 날 다시 또 불현듯 찾아들지 않을까 싶다.
적도의 남자가 부산 일대에서 촬영을 하는데 눈에 익은 장소가 ㅎ
감천동 문화마을입니다.
이 장소에선 말린 대구 찍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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