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4의 활동/우리동네 어디까지 가봤니

반나절 그녀, 그와 함께 하는 데이트 / 마산항 등대에서

하늘위땅 2012. 2. 28. 10:00


마산 토박이 이면서 몰랐었다.

나름 분위기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을.

몇년전 한참이나 어린 후배녀석이 꼭 함께 가보고 싶다면 이끌었던 곳이다.


그 녀석은 헤어진 옛여자를 그리며 그곳엘 갔고

난 얼떨결에 따라 갔다.


밤에 간 마산앞바다와 등대는 그 녀석의 어깨에 내린 그리움과 섞여 아주 슬펐다.

밤에도 울어대던 갈매기가 더 슬펐던 그 곳.


마산항을 지키는 그 곳 등대..





볕이 좋은 날도 아니였고

맑아서 기분이 상쾌한 날도 아니였는데 우연찮게 발길이 이곳으로 이끌었다.


어시장에 들렀다 내친김에 큰 길을 건넜던 것이다.

맘 먹지 않으면 지척에 두고도 모를수 밖에 없는 마산바다니까.


마산토박이면서 마산바다를 처음 본 것이 중학교때였나 그랬으니.

살면서도 바다가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다 무학산엘 오르거나

어시장에 가노라면 여기가 마산도시구나 문득 깨닫는다.







갈매기들이 모여 있는 저곳은..

먹을 곳이 많은 곳이라서?


끼룩끼룩 소리만 컸지 바보 갈매기.


바닥이 보이지 않는 바다가 정말 슬프다


몇년전 날 데리고 왔던 그 후배녀석의 어깨만큼이나 슬퍼 보이는 갈매기들.







쇠못에 감긴 튼튼한 밧줄

구름에 갖힌 겨울 해


차가운 바닷바람만 질긴 밧줄에 힘껏 부딪힌다.




바다에 등대가 몇개나 있나?


저 멀리 두개


근데 왜 등대 색이 다르지?


등대에 사용되는 색은 적색, 녹색, 황색, 백색 등이 있는데요, 국제항로표지협회(IALA) 규칙에 의해서

A, B방식으로 나누어지며,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등과 같이 B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등대의 기능적인 면을 본다면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단 기본적으로 항해하는 선박이 바다에서 항구로 들어올 때 좌측에는 하얀 등대를 우측에는 빨간 등대를 설치하고 있다.

그리고 야간의 경우에는 좌측 하얀 등대에는 녹색등을 우측 빨간색 등대에는 빨간등을 점등하여 선박이 녹색등과 빨간등

사이로 들어오면 안전하게 항구로 입항을 할 수 있게 된다.

 

즉 등대의 색깔과 홍색등, 녹색등의 표현 색깔로서 배에게 좌측과 우측을 알려주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사람이 상주하여 관리하는 유인등대는 백색을 사용하고, 

무인 등대는  그  위치에 따라 백색 적색, 녹색을 사용하게 된다.




보면서 왜 그런가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던 등대 색에도 이유가 있다는 사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만남과 이별의 색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갑자기 오래전 후배녀석의 이별이 자꾸 오버랩되네.





하얀등대까지 걸었다.

등대 벽에는 먼저 왔던 사람들이 남긴 흔적이 아주 지저분하게 남았고

하트 뿅뿅 , 러브러브 같은 것들이 난무한데 그 커플들은 지금도 유효한 하트를 사용하고 있을까?


구름에 갇힌 해가 용을 쓴 모양이다.

구름이 쪼개지고 갈라지면서 해가 쨘~ 하고 나타났다.


이곳을 다녀간 커플들이여 영원하라!!






바다위로 내려앉은 햇빛은 반짝이며 일렁이는 물결을 탄다.


마창대교와 돝섬도 보이고.

도란도란 소근소근 그, 그녀는 심장이 쿵쾅거리며 저 풍경을 보겠지.

지금 이순간이 세상 전부인양 


행복하리라!!






눈에 보이는 또 다른 하얀 등대를 향했다.


일 없는 남자 둘은 오토바이를 붕 타고 먼저 하얀등대에 자릴 잡아버렸다.


아~ C


저 아저씨들 백순가?

그리운 사람이 있나?


갈매기 똥 수북한 난간을 잘못 잡았다가 깜짝 놀라면서 저벅저벅 그, 그녀의 맘이 되어 등대로 항했다.

앗! 그런데 이 냄새는 뭐람?


오로바이를 타고 온 아자씨 두사람이 날리는 담배연기가 아닌가

오마이가뜨!! 안돼 ! 안돼 아저씨! 담배연기 싫탕께



근처에서 다시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등대벽에 뭔가 흔적을 남기고 오려고 했던 계획이 꽝! 부서졌다.


하트뿅뿅 러브러브 이런 것을 그려두고 오려고 했었는데.


담배연기 나빠.





평일 낮

바다 가운데에서도 

바다 건너 보이는 공장에서도 아주 열심히 기계는 돌아가고 있다.


평일 낮. 한가한 이는 나 뿐이런가?





물 위를 그냥 뛰어서 저 배까지 가볼까?





귀산동 공장은 아주 부산하다.

저 쪽에서 보는 마산항의 풍경도 일품인데.


비오는 날 갔다가 완전 반했던 마산의 밤 풍경을 아시는가?






하늘을 가리고 선 뽀족이 집들이 구름을 찌를듯 하다.


저 집에선 바다는 잘 보이겠다.

마창대교도 돝섬도





하얀등대, 빨간 등대 

잠시 쉬는 한 낮.


그,그녀와 잠시 잠깐 걸어보면 좋을 것 같은 곳이다.

밤이라면 더 좋을 것 .


등대와 데이트 그리고 하트뿅뿅 러브러브..


상상은 맘껏 자신의 몫이니.


사랑하는 이와는 뭘하든 어딜가든 분위기 짱 아닐까 싶다.

바다와 등대 그리고 갈매기 날고,

멀리 보이는 돝섬의 아른함과

 바다를 가로지르는 마창대교를 보면서

그, 그녀의 맘을 다시한번 사로 잡을수 있겠다.


내고향 마산에도 나름 의미부여를 할 수 있는 데이트코스가 있다는 사실 꼭 명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