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케도 지리산을 향한 짝사랑은 멈출수 없다.
지금 당장은 날씨도 마뜩찮고 길잡이도 없고 혼자가 용기조차 없으니 대비를 하는 수밖에는 도리가 없다.
씩씩하고 당당하고 자신감있게 쑥쑥 잘 걸어오를 수 있게
다름사람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하려면 체력과 끈기가 필요하지.
잠시잠깐 퍽 한가할 즈음
동생들 쉬고 있는 틈에 근처 용마산공원엘 갔다
해가 있으나 없으나 후덥지근한 공기는 온 몸을 샤워시키며 땀을 쫙쫙 빼내기 바쁜데
어찌 그러냐고 말리는 사람도 없으니 걍 가는 것이다.
분홍 캡 쓰고 손수건 들고 1시간정도 땀 빼는 거야!!
지난 봄에도 자주 못가서 흐드러진 벚꽃 구경도 못했구나 올해는...
아들 군대 보내고 이래저래 몸도 맘도 아프고 지쳐서 그랬나
기억에 없다.
가게에서 공원까지 가는 길에서 땀 쫙 샤워 1차로 했다
'날씨 꼬라지 하고는!!'
공원 삐알에 다닥다닥 붙은 판자집 골목을 지난다.
골목에 군데군데 고무통에 텃밭을 가꾼 부지런한 우리 어머님들 만세!!
중국 청도 아파트 단지내에서도 텃밭은 가꾸는 우리 어머님들 아닌가.
만만쉐!
작은 자투리 땅에도 여러가지 야채가 자란다.
한참이나 못 왔다
풀이 우거지고 나무가지에 잎들이 풍성하다 못해 징그럽게 푸르다.
비가 자주 안왔건만 풀이 길을 덮고 있다.
그늘이 있어 시원하기는 하네
이 더븐데 어르신들도 산책을 하신다.
'아이고 어르신들 좀 시원할 때 걸으세요 큰일납니더'
그러게 좀 시원할 때 운동하면 좋은데 시간이 없잖아 내는.
걍 걷는 것이다.
이 길은 언제봐도 멋지다
굿!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길
아 ~ 이런 몹쓸 짓을 또 하고 있다..
뒤태 안좋거덩..고만하세 오여사!!
길은 그대로 인데
사람은 변하고
초록도 곧 색을 입겠지..
그러고 보니 길도 변하는구나..
새로운 길 위에도 초록이 풍성하다
비록 바람은 없으나
초록이 주는 시원한 느낌이다
어르신들은 더울테데
천천히 걸으세요
공원 정상에 오르니 시원하게 마산이 눈에 들어온다
무겁게 내려앉은 하늘 회색 구름
바다를 막고 선 아파트 위에도 다리위에도
회색 구름이 불만투성이 색으로 앉고 있다.
이미 땀은 온 몸을 한번 훑고 사라졌다.
옴마야 세사나!
산딸기 나무 천지삐까리네.
요리 봐도 조리 봐도 산딸나무다.
이미 많은 산딸기가 체취를 당했겠지만
늦게 익기 시작하는 산딸기를 그냥 외면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반팔을 입고 온 것이 조금 맘에 걸렸지만
약간의 비탈진 언덕을 올라 산딸기에 매달렸다.
가시에 찔리고
벌레의 방어를 밀치고 몇알 입으로 넣으보니
시다 떫다..왜 이려!
동생들 주려고 몇알 터지지 않게 땄다.
어디선가 와~ 함성소리
야구장인가?
야구장 경기 없을텐데..
또 어디선가 들려온다
응원가와 도구를 치는 소리다..
야구하나..?
딸기가 떨어질세라 조심조심 내려온다.
편백나무를 지나는 길
편백나무길이라고 이름 붙이기는 뭐하지만 그래도 나무가 옹지종기 모여있으니 편백나무 숲길이라 이름을 주고
그 사이로 저벅저벅 빠져나온다.
비탈길 내려오다가 산딸기 두어녀석 흘리고 잘 오다싸서 동생들 입으로 쏠랑.
삥삥 돌아봐야 1시간도 채 안걸리는 산책길이지만 있을 건 다 있고
속도를 올리던지 시간을 길게 잡으면 하지 않은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다.
길도 좋고
숲도 좋고
눈도 시원하고
오르막 내리막 숲길 포장길 운동기구까지..
다리 넘 힘 올리면 이만기 알통 되는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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