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천년고도 경주 커다란 인공 연못 안압지

하늘위땅 2012. 10. 2. 12:00


경주에 뻔질나게 드나들었어도 그 유명하다는 '안압지 야경'을 한번도 구경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지

양동마을 둘러보고 시간 여유가 있어 그 유명한 야경보자며 들러보기로 했다.

양동마을에서 땀을 한껏 흘린 뒤라 약간 나른한 가운데 버스에서 내려 점심을 먹고 다시 버스를 타고 안압지에서

내려야 하는데 한 정류장 먼저 내리고 말았다


'아이쿠야 또 걸어야 되남'


걷는 것이다.

양산인양 우산을 펼쳐 들고.


가을은 커녕 여전히 여름 볕이다.


안압지 근처에서 만난 연 밭이 한 정류장 먼저 내리길 잘 했다는 위로를 주기에 충분했다.

꽃은 져 버리고 말라 들어가는 연잎이 아쉬웠지만 연씨가 익어가고 느까서야 맺힌 꽃봉오리가 살짝 기쁨을 주기도 하네.





하늘이 왜 이리 이쁜거야

가을 하늘은 맞는데 이글거리는 태양은 여름이구나.






연 씨가 익어가는 소리가 토토톡 들리는 듯 하다.






아 이렇게 철딱서니를 보았나

이제 꽃을 피워서 어쩌려고.





넋을 놓고 연 밭에 눈을 박고 있으니 기차가 여러대 지나가네


우산을 펴 들고 안압지까지 뛰었다.

어차피 흘린 땀 흠뻑 흘리는거지 뭐.


안압지에 들어가 나무 그늘에서 좀 쉬면 되니까.






삼국 통일 기념사업으로 조성된 안압지는 

신라의 강인함과 백제의 우아함이 통합된 궁궐정원으로 ‘한국적 조형미’의 원형을 창조했다. 

인공과 자연, 직선과 곡선, 지역성과 국제성 등 모든 대립적 요소들을 통합한 건축적 전통이 확립됐다.




정자가 있는 쪽은 직선 

그 맞은 편은 곡선

묘하게 어울리는 직선과 곡선이 인공적, 자연스러움의 조화인가.






둘레길이 1005 미터 면적 15653 평방미터


1980년, 안압지에서 발굴된 토기 파편 등으로 신라시대에 이 곳이 월지(月池)라고 불렸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는 신라 왕궁인 반월성(半月城)과 가까이 있었기 때문이며, 임해전의 이름도 본디 월지궁이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폐허가 된 이곳에 기러기와 오리들이 날아들자 조선의 묵객들이 안압지(雁鴨池)라는 이름을 붙였다. 

[삼국사기]에 동궁을 임해전(臨海殿), 즉 바다에 면한 건물이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있으며, 여기에서 안압지는 바다를 상징한다





연못가에는 정자와 같은 기능의 건물들을 연못에 돌출되게 세웠다

6개이상의 정자가 세워진 것으로 보이며 이들은 서로 중첩되지 않도록 돌출되면서 전망을 최대한 살렸고 모든 건물이 회랑을 통해 연결했다





야경이 그리 이쁘다고 글들이 많이 올라왔더만 해는 언제 지려나.





연못안에 3개의 크고 작은 섬을 만들었는데 이는 경관적요소일 뿐 아니라

적절한 유속을 만들어 연못의 물이 고여 썩지 않도록

하는 역활을 하기도 한다.

남쪽 섬은 제일 크고 7척 높이의 다듬돌로 호안을 쌓았다

가운데 섬은 가장 적으며 섬 가운데 회석으로 만든 산이 있다

북쪽 섬은 연못의 물을 빼는 배수구를 보이지 않게 가려 ,배수때의 급속한 유압을

막아주는 역활을 한다.

준설 복원때 소형 목선이 출토되어 뱃놀이가 성행했음을 알 수있다


- 김봉렬의 한국건축이야기 중에서





배롱나무 꽃이 스스히 말라가니 가을이 깊어가려나 보다.


이곳도 외국 관광객이 유난히 많다.

해설사 한명 없이 그냥 둘러보는데 과연 안압지의 진면목을 느끼고 갈까 싶다.

그냥 보면 커다란 정원으로만 보이지나 않을까 싶은데..

후원에 갔을때 내가 느꼈던 딱 그것만 느끼고 보고 할텐데.





소나무 숲에 들어가 시원한 벤취에 살짝 등을 대고 누우니 살살 부는 바람에 눈이 슬쩍 감기는 것이 한숨 자고 나면

해가 지려나..

잠깐 눈을 감았다 싶었는데 몇십분을 잔 모양이다.

몸이 뻐근해지네.

뚜뚜둑 소리가 나는 걸 보니 바람이 여간 차가운 것이 아니였던 모양이다.





아직 해는 힘을 잃지 않고 있는데 몸을 까라지고 있고 멍~ 때리며 산책(?)중인 많은 관광객을 마냥 바라볼수만도 없고..

꼬부랑 할머니 두분도 빠르게 걷고 계시네.





한바퀴 휘 다 돌아도 해는 지지 않고 

야경 구경은 다했다.





이 아름다운 곳을 정원으로 두고 살면 황홀할까?

우리집 마당에 가져다 두고 싶은 맘을 상상해보니 저절로 입이 벌어지네 ㅋㅎㅎㅎ


정자 난간에 기대 시간을 조금 더 죽여보지만 야경구경은 물 건너 갔다

문을 나설밖에 없다.


좀 더 선선해지면 다시 도전.


이참에 안압지 공부를 더 해서 영어로 소개할 정도로 준비를 해 볼까하는 이상한 오기가 생기는 것은 뭐냐!

단풍이 들 때 오면 어떨까 괜히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