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비가 오는 것이 별다른 일도 아니지만 오늘은 참 좋습니다.
지난번 폭설이후 불편하고 추웠던것을 생각하니 더더욱 이렇게 포근한 것이 고맙기까지 합니다.
질기게 남았던 골목골목의 눈도 이 비에 다 녹아내리니 추위가 물러간 듯 착각을 하게 만듭니다
흐리고 비 오고 이런날이면 기름진 뭔가가 스리슬쩍 자극적으로 다가오는 것 저 혼자만의 문제는 아닐겁니다.
중년의 뱃살 걱정은 잠시 뒤로 밀쳐두고 냉장고를 이리저리 디지고 궁리를 합니다.
'이거로 뭐하지 이건? 아 이것도 있었구나...'
레시피들이 재빠르게 지나가고 손이 보이지 않게 후다닥 뭔가를 만들어냅니다.
"손이 빨라서 좋겠어요?"
"20년정도 솥뚜껑 운전을 하면 이정돈 다 하는 거 아닐까요 흐흐흐"
당면도 있고 시금치도 있고 당근, 양파도 있으니 뻔하지 않습니까?
잔치 음식의 대명사 손이 많이 가서 자주 해 먹을수 없지만 누구나 좋아하는 잡.채..
당면 부드럽게(전분의 허연 것이 안보이고 집었을때 쫀득하게 눌려지면서 재빨리 형태를 잡을 정도) 삶고
시금치도 슬쩍 데쳐 무치고 야채 채 썰어 밑간 약간(소금, 후추)하여 볶고 계란 지단 부쳐 두면 끝.
아뿔싸!
제일 중요한 양념재료가 없는 것입니다.
간장...
집간장으로 해도 되겠는데 미리 선 손질이 안된 집간장은 곤란하므로 어쩌나...어쩌나...
할 수 없이 굴소스를 이용해 간단하게 볶아 내기로 했다지요..
으....그런데 이 밍그리한 맛은...
짜긴 한데 뭔가 부족한 이 맛 ..
역시 재료가 주는 맛의 힘..
지난번 끓였던 미역국을 조금 덜어 들깨가루 넣어 뚝배기에 보글보글 .
들깨가루가 들어가니 잘 식지도 않고 구수하면서 속이 확 풀리는 느낌
들깨미역국 완소!!
비오는 날 기름진 것 먹고 싶은 것은 저만의 희망사항은 아닐겁니다.
기름냄새가 코끝을 자극하면 참을수 없지요.
재료는 없고 먹고는 싶고 그렇다면 고추와 양파로 급조를 합니다.
모닝고추 반갈라 튀김가루 급하게 반죽하여 튀깁니다.
양파도 같이 튀기지요
부족함에도 기름진 것 대체 가능합니다.
단 먹을만큼만 합니다.
후추나 파슬리가루 잔파를 다져 넣음 하이고 더 맛납니다.
이건 또 뭘까요?
오홍...이건 바로바로 크림스프를 이용한 짝퉁 크림떡볶이 되시겠어요.
떡볶이 떡이 없으니 떡국 떡 이용하시고 햄 얇게 저며 썰어 같이 넣습니다.
떡 먼저 익히다가 크림스프 가루 물에 빡빡하게 풀어 떡이 다 익음 풀면서 한소끔 끓입니다.
치즈랑 후추 약간 뿌리면 완전 까르보나라 떡볶이가 되는 겁니다.
크림떡볶이가 뭐 별겁니까?
까르보나라가 별겁니다.
맛은 아주 비스무리합니다.
치즈가 없어도 가능합니다.
아 또 먹고 싶네요.
이 추운 겨울에도 얼어 죽지 않고 살아남은 봄동입니다.
젓갈장으로 올 겨울 내내 비타민 섭취 문제 없습니다.
쌈장으로 먹어도 구수하니 맛있습니다.
겉절이도 좋지만 쌈밥으로 먹음 더 좋습니다
과식을 부르는 쌈밥.
조심하셔야 합니다.
김장김치로만 올 겨울 버텨보려고 했는데 그럴수가 없습니다.
너무 부실하게 보이는 밥상이 불쌍합니다.
배추김치, 알타리김치, 백김치, 갓김치 김치김치김치..
나물이 먹고 싶습니다.
나물이~~~
감자도 사고 시금치, 도라지, 콩나물도 삽니다.
봄동을 많이 먹긴 했지만 담백한 나물이 좋습니다.
울 아들 낳고 한달간 매운 것 먹지 못할때 나물과 미역국만으로 거뜬히 버텼었는데 그럼에도 나물이 물리지 않습니다.
너무 좋습니다.
저에겐 나물이 바로 과식을 부르는 반찬입니다.
과한 양념 없이 무쳐내는 나물입니다.
간장 혹은 소금 통깨 참기름으로만 무치는 나물들.
감자조림도 간장과 물엿 물만으로 조립니다.
어릴적 먹던 그 감자조림맛이 나서 너무 좋습니다.
양념이 과하지 않으니 첫 맛은 그닥 척척 감기지는 않지만 먹을수록 당깁니다.
울 신여사님이 짝퉁 휴롬으로 만들고 남은 콩비지 해동시켜 간간히 간식겸 찬으로 콩비지전을 굽습니다.
오~ 빈대떡 저리가라인데요.
입에서 잘게 부서지는 콩의 질감이 아주 훌륭합니다.
각종 야채를 잘게 다지듯이 해 넣으면 더 좋습니다.
마른새우가루나 표고버섯을 다져 넣음 고기 느낌이 나면서 더 맛있네요.
매운 고추를 살짝 다져 넣음 기름진 맛을 덜어주는 작용을 하는 것 같네요
입안이 약간 얼얼하지만요.
코끄티에 기름냄새 너무 자극적입니다.
냉장고 디지다 보니 오징어도 포착이 됩니다.
일단 해동.
뭘할까 고민 좀 했습니다.
볶을까 튀길까?
데쳐서 초장에 찍어 먹을까?
급하게 검색 돌입.
저수분으로 오징어 쪄내기가 가능합니다.
두꺼운 냄비에 해동한 오징어 넣고 약한불에 찝니다.
냄새 솔솔 납니다. 맛있는 냄새
고추장과 매실액 식초로 초고추장을 만듭니다.
오징어 본연의 맛을 느낄수 있게 고추장에도 양념을 최소화 했습니다.
참기름만 약간 둘러내면 더 맛있습니다.
비오 오는데 따신 방에 누워 먹을 생각만 합니다.
중년의 고민 뱃살은 벌써 천국에 올라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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