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생일밥을 먹는 다는 건
더 큰 책임감을 가지라는 건가보다
"엊저녁에 찰밥 해 뒀다 출근할 때 가꼬 가라"
울 신여사님의 최대한의 생일 챙김 전화를 받고선
출근길 신여사네 쿠쿠 밥솥에서 쫀득한 찰밥을 퍼 왔다.
아침을 먹지 않는데 김에 말아서 두어개 먹었다
콱 목이 메였다
생일은 원래 즐거워야하는데 왜 늘 난 내 생일만 되면 우울해지는지
미역국 끓이려고 해동시키는 홍합과 새우를 보니 그렇고
마른미역이 찬물에서 불려지는 것을 보니 그렇고
그 옛날 정월 대보름전에 태어난 가시나를 보면서 혀를 찼다던
신여사 시어른들의 눈초리가 생각나 그렇고
군대가 아들이 보고 싶어 더 그렇고
하도 징징거리니 찰밥이라도 해뒀다는 신여사님 보니 더 울컥
그럼에도 이 세상에 온전한 사람으로 태어나
온갖 경험을 하고 내속으로 낳은 자식까지 보니 우울함보다는
감사함이 더 큰 무게로 다가옴을 알겠다.
왜 태어났니 왜 태어났니...
이런거 말고..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그런사람..
절 아끼고 마음 한자락 내어주어 같이 기뻐하면서 사랑해주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있어 행복한 날이기도 하네요.
한번도 해 본적 없는 생일선물 강요를 했는데 어이쿠 한사람도 빠짐없이 원하는 선물을 보냈군요...감격의 눈물 좔좔..
따뜻한 내 님의 마음까지 보태지니 왜 난 하필 정월달에 태어났지
하던 원망의 맘이 싹 달아납니다
올 생일이후는 절대 우울한 기분 없을 것 같습니다.
당신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나의 생일을 완전 기뻐합니다.
세상의 보물이 되고 싶었던 어린아이
그냥 보통의 사람이 중년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오여사
이쁜 꽃을 보니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 것은
멀리 사는 오래된 인연 동생 소영이가 보내준 떡케잌...
고맙구로..
이렇게 사는 것이 참 좋긴 하구나...싶습니다.
오늘 생일이신 모든 분들 행복한 오늘 되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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