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4의 활동/우리동네 어디까지 가봤니

마산종합운동장 뒷편 나즈막한 이산성지(반월산)의 이른 봄

하늘위땅 2013. 3. 19. 12:00


어젠 비가 내렸지요.

봄 비치고는 좀 많이 내렸네요

밤 사이 비 내리시고 출근길 조심조심 운전하게 만드시더니 오후가 되니 온데간데 없어지고 말았지요


해가 반짝 반짝 ' 나 왔어요~~' 이럼서 햇빛 좀 쬐러 나온다 유혹을 합니다.

월요일 다소 한가한 오후 시간에 여유가 있습니다.


근처 빌라 외벽 수리 한다고 커다란 트럭과 지게차까지 골목과 가게앞을 막아 서서 그 여유에 힘을 실어 주네요

아~ 흐 걍 운동이나 가자..


"돈생들아 언니 뒷산 갔다 오께"


용마산 공원으로 나볼까 이산성지로 가볼까 잠시 문 앞에서 망설임..

발길을 이산성지로 휘리릭..


가는 김에 야구장도 힐끔 딜다 보고 오지 겸삼겸사 나선 길


동네 뒷길로 난 오르막 산길로 바로 오릅니다.

오르는 길 옆으로 쑥과 작은 풀과 꽃이 방긋방긋 아주 약올립니다.





미안하지만 난 너희들의 이름을 모른다.





아 ! 니 이름도 모르겠다 옆에 니도..

모르는 것 투성이로다


손끝으로 쑥을 하나씩 띁었답니다.

물이 들어 까매져도 나 몰라.






헉~ 헉~ 

이 짧은 오르막에도 헉헉거립니다.

이렇게 즈질 체력이였나 싶네요

그런데도 지리산 둘레길도 무식하게 걷고

남해바래길도 걷고

제주 올레길도 몇시간씩 걷는 건 어디서 나온 힘일까요 푸하하하


그건 누구나 알 수 있는 비밀..

좋아하니까..






구름이 흘러갑니다

흘러갑니다.


판화가 이철수님의 글의 문득 떠오릅니다.


구름 흘러가는 하늘만 종일 바라보던 기억이 납니다. 

쉬지 않고 그림을 바꾸는 하늘을 보면서 

오고 가는 생각이 많더니 차츰 그 생각들 

사라지는 것이 신기하였습니다. 

마음이 지친 탓일 수도 있겠으나 

그 무상한 변화도 한없이 마음을 미혹하는 것은 

아님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지켜보는 이 없는 날도 하늘은 부지런히 

제 일을 하고 있을 것을 짐작합니다. 

사람들끼리도 늘 보고 살지는 못하는 것처럼 

하늘과도 자주 잊고 지냅니다. 그래서, 만나면 반갑습니다. 


가을하늘은 구름이 어디 갔는지 찾는 기색이 아닙니다. 

하늘이야 드높으면 높은 그대로 태연할 따름, 

구름 있으면 있는 대로 용납하고 거느립니다. 

본래 허공은 맑거나 흐린 데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사람의 본래 면목이 그런 허공과 무슨 인연인지 

알 수 없는데, 구름은 자꾸 흘러갑니다.





부지런히 제 일을 하는 하늘의 구름 그리고 펴서 지는 목련도 지 몫을 다하고 사라지네요





곧 하나씩 부서져 떨어질 겁니다.





영원한 것은 없나봅니다.

향기만 진~ 하게 바람결에 실어 놓고 ..






이산성지 동백언덕으로 오르니 동네 어르신 봄 마중 제대로 하고 계십니다.


"어무이 쑥 캐러 왔어예?"


"근데 쑥이 없네"


"아직 덜 올라왔을끼라예"


"글네"





목련꽃 핀 나무 아래서 맴맴 돌며 봄을 캐고 계신 할머니..

꽃잎 떨어지는 것을 아쉬워하시는 가?





그 건너 담벼락 높이 달린 개나리

노란 병아리색 꽃을 활짝 피웠네요.


예상경로를 벗어난 산책 길.

노란색에 이끌립니다.





후두둑

담벼락 아래도 노랑 별꽃을 하염없이 늘어뜨리고 있습니다.


올려다 보는 목이 뿔라질라 합니다.


메롱메롱 약올리는 것 같은 개나리.





어중간하게 걷고 갈 순 없으니 운동장이라도 대충 돌아야할 것 같은 의무감ㅇ 불끈 들었네요

작은 문으로 운동장 진입.


볕 좋고 바람 없고 적당히 따뜻하니 어르신들 많이 걷고 계십니다.

그 무리에 낑겨서 같이 운동장을 돌아 봅니다.





하늘 아래 지 아무리 높고 크다 해도 힘 겨루기 의미 없네요.

그냥 다 같아요


구름만 몽글몽글 거립니다.





아.저.씨... 반대로 가시면 안되요!


집으로 가는 길이요


아 예


오지랖이 부끄럽네요

마무리 운동하고 가게로 돌아갈 시간

그래도 1시간을 밖에서 맴맴 돌았습니다.


운동이 되었을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