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4의 활동/우리동네 어디까지 가봤니

도심에도 봄이 훅 들어왔어요

하늘위땅 2013. 3. 18. 13:00


아이쿠 이 아주머니들 지금 뭘 하고 계시나?

볕 좋은 날 하지만 바람은 찬데 너른 공지에 앉아 계시네

한분도 아니도 여러분이 바닥에 앉아 뭔가를 하고 있군요.


"뭐하세요~~~"


"쑥 캐요!"


"쑥이요?"


"야"


쑥을 캔단다

이노무 호기심 참을 수 없어 성큼 성큼 가까이 가보니 작은 비니루안에 쑥이 제법 들어있네요.


"이곳 쑥 먹어도 되나요? 조기는 차들이 씽씽 저짝은 공사중이고 저짝은 공장인데"


"괘찮어..괜찮겠지"


정말 먹어도 될까요?

깨끗한 곳에서 자란 쑥을 먹어야 하지 않나?

갸우뚱


혹 이걸 내다 파는 건 아니겠지

의심도 팔자여..ㅋ



얼굴 다 타시겠다 저 아주머니들.





싹뚝 잘린 개나리

짤린 가지에서 노란 병아리색 꽃이 퐐짝 폈네요


노랑색은 그냥 봄이네요.





아흐 


병아리떼 종종종

개나리 물고요


뭐 이런 동요가 저절로 나오네요





앗! 

아래만 보고 걷다 위로 살짝 눈길을 돌리니 옴마야....

이게 뭡니까?

벚꽃이 꽃망울을 어느새 어느새 저렇게 많이 만들었네요.


꽃이 터지기 전 향기가 느껴지는 듯 합니다.





공장의 기계음이 퍼지는 가운데 하천을 사이에 두고 봄이 그 소음을 덮고 있는 것 같네요



'이른 봄날,

길을 가다가 문득 개울물 소리 들었습니다.

겨우내 얼어붙어 있던 개울에 멀리서 온 맑은 물이 가느 물길을 내면서

흐르고 있었습니다. 봄입니다'


판화가 이철수님의 산문집 배꽃 하얗게 지던 밤에 중 '소리-개울물' 





큰 물줄기 하나

겁없이 쏟아지는 자리에는

큰 소리도 같이 있기 마련입니다.

호언장담처럼 거침없이 쏟아지는 힘을 짐짓 웃어주기라도 하는 듯,

가벼운 몸을 바람에 싣고

유유히 건너가는

소리없는 낙엽 몇 장 보입니다.

그 큰소리, 거침없이 급전직하.

나와 무슨 상관인가?

나는 가벼운 내 삶을 그저 지킬 뿐.

그런 사람들 몇몇

천천히...

세상을 건너가고 있습니다.


'바람' - 폭포를 건너가는 잎사귀 몇몇 이철수님 판화산문집에서


봄이 오던 말던 배고픈 사람은 밥을 먹습니다.

눈이 호사를 하고 고픈 배는 도다리쑥냉이국으로 호사를 했습니다.


세상을 어지럽고 거칠고 복잡하게 큰소리도 돌아가도

도다리쑥냉이국 먹는 손길을 느릴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