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규홍님의 나무편지가 또 입을 닿게 만드네요
만우절..침묵하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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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어디에서 오는가!
막스 피카르트는 단호하게 대답합니다.
“봄은 겨울에서 오는 게 아니다. 침묵에서 온다.”
봄날의 어느 아침,
어느 틈에 싱그럽게 물 오른 나뭇가지 위에서 하얀 꽃이 피어납니다.
그건 나뭇가지에서 솟아난 것이 아니라, 나뭇가지를 감도는 침묵에서
부스스 떨어져 나온 것이라고 침묵의 명상가 피카르트는 이야기를 잇습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게 꽃들은 침묵을 따라서 미끄러져 내려와 하얀 빛이 되었다.”
숭고한 침묵에서 건져 올린 웅숭깊은 언어입니다.
새들이 꽃핀 나무에 찾아들어 노래합니다.
그건 마치 나뭇가지 위에 조각으로 부스러진 침묵의 마지막 한 조각을
흔들어 떨쳐버리려는 시간의 부릿짓입니다.
새들의 지저귐은 바로 봄 나무에 남은 침묵의 소리를 쪼아올리는 노랫소리입니다.
막스 피카르트가 침묵의 언어로 그려내는 봄날의 풍경은 심오합니다.
말보다 먼저 존재했던 침묵을 곁에서 모조리 추방시킨 우리에게 침묵은 언제나 낯섭니다
그래서 침묵에서 건져올린 언어는 신비롭고 아름답습니다
[나무 생각] 봄은 겨울에서 오는 게 아니라, 침묵에서 옵니다- 고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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