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1,2의 활동/사는 기 그기 뭐시라꼬?

편견의 몰락

하늘위땅 2013. 4. 13. 14:34

편견의 몰락


아주 가끔씩 한적한 시간에 한쌍(?)의 남녀가 왔었다.

어찌나 다정하고 대화도 소곤소곤하던지 참으로 부러운 모자지간이다 했다.

전골에 소주에 음료수에 딱 그만큼씩만 먹고 사이좋게 가곤 했었다.

주방에 있어도 알만큼 부드러운 두사람의 시간은 늘 부러움의 대상이였다.

요즘 너무 안온다 싶어 동생에게 물었다.


"돈생아 요즘 서너시에 오던 그 모자지간 안뵈네"


"누구?"


"한달에 서너번 오후에 맥주나 소주 한병에 음료수 전골 묵고 가던 엄마와 아들"


"누가? 그사람들이 모자지간이라꼬"


"아이가?"


"아이란다 모자지간은 무슨"


"엥 그기 뭔소린데 할매하고 총각아니더라 니는 누굴 말하노"


"보기에는 딱 그렇데 연인사이란다"


"뭐라!"


"같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인데 두사람 사귀는 사이라더라"


"오데서 들었노 히야 대단하네 두사람"


"와 일전에 우리집에서 사단이 난 입방정사건때문에 그 사람들도 혹 그 입방정에

오르내릴까봐 겁이나서 좋아하는 음식 무 로 몬오겠다고 하더란다"


최근 입방정 사건이 있었다. 몇명의 남녀가 느즈막히 밥 먹으러 와 같이 아는 누군가를

아주 심하게 욕을 했는데 그걸 들은 욕먹은 사람의 동생이 즉시 문자로 당사자에게 일렀고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그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에게 돌아가며 한소리씩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 말을 전한 사람들이 우리자매라는 잘못된 정보로 우리를 고소하네 마네 

사실확인을 위해 자신의 신분(해경)을 이용 사실대로 말하라는 협박을 받았던 사건이.


우리도 욱해서 해경에 신분사칭 협박공갈을 한 그 사람을 고발하려고 했었지만 

주변 사람들이 말리고 일 크게 만들어서 뭐하겠냐 해서 뺨한대 맞은 셈 치고 말자 했었던, 생각만 

해도 분하고 울컥 치밀어 오르는 그 사건으로 다정하게 서로의 사랑을, 좋아하는 음식을

나눠 먹으며 쌓아가던 그 두 사람이 영 발길을 끊은 것이다.


편견, 선입관이란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 판단을 하고 재단을 하듯 관계를 추측하고 규정을 짓다니.


그런데 정말 남자는 아들같아 보이긴 했거든...


입방정 사건의 주모자들은 여전히 사과는 커녕 콧배기도 안비치고 있는데 그냥 참고 

있어도 되는 걸까?




드라마 보통의 연애에서 이 오목대 아래서 싹트는 주인공의 모습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