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4의 활동/추억의 빼다지

[유리미의 음악이야기] 충격! 고고장 급습 사건 ..열정

하늘위땅 2009. 6. 27. 16:32

 

종례시간이면 담임은 늘 강조했었다

'집에 바로 들어가고 시내에 어슬렁거리다 걸리면 정학이닷'

 

우리같이 착(?)한 학생들은 당연히 그런줄 알았고

학교 수업 마치면 집으로 가는 길이 정답인줄 알았었다.

 

어쩌다 시내(창동)에 나갈라치면 어찌나 마음이 콩당콩당 거렸는지

그냥 지나가다 걸려도 정학을 먹는줄 알고.ㅎㅎ

 

그러다 고등학교 졸업을 하자

간섭을 벗어난

감시를 벗어난 자유로움이 한꺼번에 터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음악감상실, 음악다방은 물론 경양식집 그리고 다방..

 

 

그리고 오메불망 그리워했었던 그 곳!

 

고고장!

 

 

문제학생들이 늘 걸려오 왔던 장소가 고고장이였고

그 유명한 마산 오동동의 '바덴바덴'

 

그곳은 감히 우리가 가면 안되는 이~ 상한 곳인줄 알았다.

 

어느날 친구들과 어김없이 음악감상실에 모여서

디제이 놀리고 음악 듣고

어른(?)이 된 것을 만끽하다

 

우리 한번 가볼래?

 

그래 가보자 인제 누가 잡아가겠노..흐흐

 

그래서 쪼매난 가시내들은 그곳으로 갔다

 

북적이는 불종거리를 지나 오동동 사거리 코너 2층에 자리한 그 곳

바덴바덴

 

그 앞은 젊은 청춘들로 바글 거렸고

심하게 쿵쾅거리는 심장을 태연한 척 숨기고

너무 단정한 옷차림으로 들어간다.

 

몇천원을 주니 종이 티켓을 준다

음료수 교환권이라나 뭐라나

 

계단을 올라가니 쾌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음악소리는 벌써부터 온 몸을 짜릿하게 흥분시키는데..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중 고고장 씬

 

 

 

 두꺼운 문을 열자 컴컴한 곳에 반짝이 불빛과 뿌연 공기와

땀냄새 그리고 열기가 있는 것이 아닌가

 

와~ 우~~

 

정신없이 뒷사람에 밀려 들어간 고고장

 

우리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잠시 주춤거렸다.

너무 단정한 옷차림이 그곳에는 덜 어울렸나?

다들 왠 범생이 ? 라면 째려보고 지나가는 것 같았고

얼굴이 화끈거렸고

다리도 후덜거렸고

 

음악은..

음악은..

 

강하게 강하게 귀를 파고 들더니

어느새 온 몸을 파고 들어

숨을 쉴수 없을 만큼 진동을 주기 시작했다..

 

야...나가보자..

 

춤을 출 수 있는 곳으로 사람들을 비집고 올라섰다

 

 

 

현란한 디제이의 판돌리는 솜씨하며

느끼하게 날리는 멘트가 어찌나 멋져 보이던지

 

정신없이 우리는 주변을 보면서 흔들어 대기 시작했다.

그냥 흔들어 대니 쫌 뻘쭘했고 주위 사람들이 추는 춤을 조금씩 따라하며

흔들었다..

 

쾌쾌한 공기도 모르겠고

땀냄새도 모르겠고

당췌 아무것도 모를만큼 그냥 흔들기에 몰입을 하고 있었다..

 

열심히 흔드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후루룩 플로어를 내려간다

 

엥..머꼬?

 

갑자기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남녀가 껴안고 부르스를 춘다

 

뻘쭘뻘쭘.

우리는 황급히 무대를 내려와 한켠에 서서 잠시 넓어진 플로러를 쳐다보곤

다같이 까르르 웃었다

 

넘 재미있다

스트레스 그냥 날라가는데..

 

그렇게 우리는 고고장에 중독이 되어갔고

주말이면 어김없이 바덴바덴을 찾았다.

 

그리고 오동동 코파카바나

그리고 줄리아나

그리고 성안나이트디스코텍

 

그리고 진출한 나이트

 

일명 죽순이 처럼 고고장에서 디스코텍으로

나이트로 주말을 화려하게 장식을 했었다

 

그때 가져다 부은 돈이 과연 얼마나 될까? ㅎㅎ

 

 

바덴바덴에서 젤루 인기가 있었던 노래가 바로

'열정' 이였다

 

안개속에서~~ 나는 울었지

외로워서 한 ~ 참을 울었어

아싸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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