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 아들과 여러가지 마음을 담고 올랐던 무학산엘 생각지도 않게 설날에도 오르게 되었다.
다소 한가하면서 지루한 날인데가 날씨는 어찌그리 화창하고 좋은지 집에 있기에는 몸이 근질거려서
집 뒤 봉화산에나 갔다오자고 나선 길이였는데 땀을 한바가지 쏟고 나니 에라이 모르겠다 정상 갔다오자 싶어
빈 손으로 무작정 정상으로 향한 길로 접어 들었다.
날씨가 너무나 화창하여 봄인가 착각을 할 정도였고 침침하던 눈도 한결 맑고 좋아진 것 같아 안경까지 벗고선 흙먼지 펄펄 날리는
산길을 한걸음 한걸음 걸었다.
설인데도 꽤나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고 있었고 내려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명절을 안쇠는 사람들인가?'
오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주고 받으며 오로지 걷는 발걸음에만 집중하면서 걸었다.
덜 힘든 코스인데도 명절이라 양껏 먹은 까닭인지 몸이 어찌나 무거운지.
헉헉 숨을 쉬면서 그냥 내려갈까 몇번이나 망설였는지 모른다.
'조 우에까지만 가자'
한고개 넘어 올라서면 뒤돌아 내려갈 생각보다는
'쫌만 가면 정상일낀데 더 가지 머'
그래서 또 오르고
계단이 나오면 다리아퍼하면서 또 오르고
그러다 보니 정상에 오르는 356 계단 앞까지 간 것이다.
'이런 이런 ..봐라 한걸음 한걸음이 이리 무서븐기다 ㅎㅎ'
갈증이 났지만 들고 온 물도 없으니 없는 침을 억지로 만들어 삼키며 365 계단을 차근차근 밟았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을 했다.
태극기 펄럭이는 무학산 정상은 1월1일 본 모습 그대로 서 있었다.
'자연은 참 더디게 변하는구나 . 근데 사람은 참 쉽게 변하고 말지 '
몇번이나 올랐던 무학산 정상인데도 저 돌탑을 이제서야 보게 되다니.
저 멀리 자산동 쪽으로 보이는 돌탑만 생각했었는데
정상 근처에 무덤하나와 돌탑이 있다는 사실을 설날에서야 자각을 했다.
내려가기 바빠서였나?
가까이 내려가 돌 두어개를 포개 올리면서 마음으로 또 뭔가를 빌었다.
'건강하게 행복하게 해주삼!'
이런 깜찍 발칙한 단어를 사용하다니? ㅎ
또 돌 하나는 얹어 놓으며 소원을 따지듯 올렸다
'해줄 능력 없으문 로또라도 어찌 당첨해주면 안잡아 묵것소 ㅎㅎㅎ'
속으로 말해놓고 혼자서 낄낄 밖으로 웃을 내어놓았다.
근처에 서 있던 아저씨 한분이 유심히 쳐다보셨다
'나 요상한 사람 만들지 말고요 산신령님 이번엔 꼭 좀 들어주소
건강하게 행복하게 해주삼'
진짜로 산신령님이 들어보시면 도대체 무슨 말쌈이 저래! 라면 성을 내실까?
'이건 진짜 소원인데요 아들녀석 하고자 하는 일 방해마시고 활짝 열어주시고
건강하게 늘 웃으며 지낼수 있게 해주시면 안될까여?'
사실 속 마음은 저게 아니지만 너무 속보이는 소원은 살짝 부끄러운지라.ㅎㅎ
돈 많이 벌게 해주삼!!! ㅎ <<<<< 이러면 산신령님이 아예 돌아앉으실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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