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음력2월이라 그런가 삼월이 다 지나가는데도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봄 옷을 잆고 나오면 후덜덜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들더니 결국 겨울 옷을 다시 내놓게 했다.
그래도 봄은 봄.
살포시 까칠해지는 입 맛이 민감해졌다.
봄 나물로 까칠한 입 맛을 좀 살려보려 했으나 그때뿐이다.
찬 바람에 우리집 담장에 기대선 개나리 노란 꽃이 힘이 없다.
봄이라 꽃을 내어놓긴 했는데 찬 바람에 지대루 붙어 있을 힘이 없는 모양이다.
아예 꽃 대신 잎이 먼저 나는 녀석도 보인다.
세상 돌아가는 것이 참 요상하다.
늘 흘러가던데로 가면 좋은데 이랬다저랬다 마술을 부린다.
변덕스런 사람 같은 날씨다.
채식, 자연식, 소식을 실천하려 애를 쓰다보니 밥 상은 늘 부실하기 그지 없고..
담벼락에 기댄 저 노란 개나리.. 처량하다.
잘못 핀 것도 아닌데 비실비실..
조금 오래 둔 것 같은 오징어 한뭉티가 눈에 띄었다.
거한 요리를 만들 분량은 아닌것이 아쉽다.
오징어파강회 진짜 엄마손 맛 오징어무초침
사다둔 쪽파도 있구 무우도 있고 그럼 딱 떠오르지 않나?
오징어 해동.
데친다.
쪽파도 서너뿌리 데친다.
무우 채 썰어 소금으로 간하여 꼭 짜둔다.
준비완료!
데친 쪽파에 데친 오징어 썰어서 돌돌말아 한입크기로 말아둔다.
고추장, 매실액, 사과식초, 생강즙, 통깨, 참기름으로 소스 만들어 위에 끼얹는다.
채 썰어 간해둔 무우에 데친 오징어와 고추가루, 식초, 소금, 매실액, 설탕, 통깨, 마늘, 생강즙, 대파, 참기름 넣어 버무린다.
어릴적 오징어 저렴할 때 사다가 무우랑 넣고 초무침해서 주면 그냥 순식간에 먹었던 기억이 새롭다.
완전 엄마손 맛 추억의 맛이다.
아삭아삭 씹히는 무우와 쫄깃한 오징어의 식감이 괜.찮.다.
예전엔 잔치집에서 필수로 했던 음식이라지?
사회초년병 시절 직장에서 간 가을 야유회 장소가 고성 옥천사였다.
옥천사 뒷산을 오르고 절밥으로 점심을 먹었었다.
그때 나온 반찬이 잡곡밥에 표고된장국과 나물 두어가지 소금간한 김치와 생김과 집간장 양념이였다.
까칠한 돌김이였지만 절 집에서 먹었던 그 생김으로 싼 밥 맛을 잊을수가 없었다.
간장이 맛있었기도 했던 것 같고 김이 특별했던 것 같기도 했고..
부처님이 내려다보기도 해서 였던가?
집간장에 쪽파 쫑쫑 썰어 올리고 참기름 살짝 둘러 김 위에 얹은 밥 위에 살짝 발라 먹으면
입에서 싹~ 퍼지는 김의 향과 그 느낌이 너무 좋다.
밥 먹기 싫을 때 김 한장 쓱 잘라 밥을 싸 먹으면 밥 한공기는 순식간에 뱃속으로 장전이 되어버린다.
고추장아찌 국물에 쫑쫑 다진 고추를 넣어 같이 먹으니 더 맛있었다.
입안에 김이 들러붙어서 입 벌리기 흉한 꼴이 되기도 하지만
김이 붙은 이를 드러내며 좋아라 웃던 그 어린시절의 밥 상이 새삼 그리워짐은....
하루에 김 2장을 배급(?) 해주었던 것이 불만이였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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