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경남 걷고 싶은 길 25 곳] 벚꽃 만발하면 더 좋았을 진해 드림로드

하늘위땅 2011. 4. 7. 17:00

 

옆동네에서 벚꽃잔치를 한단다.

매년 하는 행사지만 하는갑다 그 정도였지 직접 가봐야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가까이 있으면 좋은 줄 모르는 것처럼)

사람도 많고 사실 볼거리도 없는 것 같아서 몇해전 갔다 온 뒤 한참을 나랑은 상관없는 행사구나 밀쳐두고 있었다.

 

지난주 제주 올레의 여운이 너무 길어서 이 좋은 날 집에서 잠으로 보내기엔 너무 시간이 아까워

먼 곳은 엄두도 못내고(체력도 돈도 바닥이라 ㅡ.ㅡ;;;) 마이비카드 한장 달랑 들고 나설 곳을 찾다가

저도 비치로드를 갈까(아직 안가본 곳) 드림로드를 갈까 하다 꽃도 보고 오랜만에 진해 구경 좀 하자 했다.

 

6시 기상을 해서는 세탁기 속 빨래 널어 놓고 물 끓여 보온병에 담고 식초 담고 사과하나 오렌지 하나 베낭에 넣고

드림로드로 향했다.

105번 버스를 타고 자유무역지역 후문에 내려 진해행 760번 직행버스로 갈아타고 장복산 터널 지나 시민회관 앞에 하차를 했다.

 

시민회관 앞에서 어디로 가나 한참을 두리번거렸지만 당췌 길잡이 표시가 없다.

아뿔싸..이런 낭패가 있다.

소문이 많이 나서 무학산 둘레길 마냥 길잡이 표시가 잘 되어있을거라고 지레 짐작을 한 것이 착각이였나보다.

 

우왕좌왕

이른 아침 시간 어디로 가나 한참을 시민회관 앞에서 버둥거렸다.

 

'앙 이건 뭥미? 얼루 가란 말이쥐?'

 

어쨌던 산 중턱까지 올라가야 하는 건 알겠으니 일단 오르막길로 오르고 보자하고 내처 오르막길을 찾아 오르기 시작했다.

국궁장도 있고 상수도 시설도 지나고 절 마당을 가로질러 산으로 향하는 길로 무작정 들어섰다.

 

아무런 표시가 없다.

이 길이 아닌가?

 

두리번두리번 길잡이를 찾으며 몹시 가파른 길을 헉헉 올랐다.

 

 

편백나무 숲길을 20여분이상 가파른 오르막을 올랐다.

절입구까지 포장된 길이 아주 가파르게 만들어져 있었다.

 

땀이 흠뻑 나서 온 몸을 적실때쯤 드디어 임도를 만났다.

 

 

 

 

길을 잘못 찾은 건 아닐세!

잘 닦여진 길이 앞에 놓여있다.

뒤 돌아 보니 임도가 저 아래 터널에서부터 연결이 된 듯 하다.

 

아니 그럼 시민회관앞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장복산 조각공원에서 시작하라고 해야지 ....

 

이른 시간이라 바람은 다소 찹다.

흘린 땀을 쓱 닦아내며 숨고르기를 하다.

 

 

 

 

 

 

진달래? 인가 숨은 듯 진분홍 꽃을 보니 새삼스럽다.

어릴적 산으로 창꽃 따러 친구들과 선머슴처럼 올랐던 기억이 불쑥 떠올랐기 때문에..

 

안민도로까지 2키로..란다.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반듯한 포장길과 아직은 겨울을 벗어나지 못한 나무들이 뒤에 서 있다.

 

 

 

 

 

하늘마루 갈림길에서 보이는 아름다운 진해만의 모습이다.

바다인가 호수인가?

 

 

 

 

 

이리봐도 저리봐도 뿌연 구름속에 숨은 진해만이 묘하게 아름답다.

 

캬~ 좋다!!

 

간간히 운동삼아 올랐던 아주머니들이 지나쳐가며 흘낏 쳐다본다.

 

 

 

 

 

 

맑은 하늘로 향한 길..

그림같은 풍경이 계속 이어진다.

 

길이 편해서 참 편하게 걷겠다 상당히 편하게 걷겠다 마음을 탁 놓았는데.......그것이 아니였더라..

 

 

 

 

 

 

 

저 멀리 보이는 산까지 이어진 길인줄도 모르고..풍경에 넋이 빠져서는...

 

 

 

 

 

안민고개 올라가는 길 하늘마루 길이 끝난 길이다.

 

볕이 많은 따뜻한 곳의 벚꽃은 일부 만개를 했고 그러지 못한 벚꽃은 아직 꽃망울 상태.

활짝 핀 벚꽃을 잠시 감상하는 중...오유림 여사

 

 

 

 

 

꽤 많은 사람들이 마주오고 스쳐간다.

해가 많이 올랐다.

또한 그 강렬함도 서서히 괴로움을 주기 시작했고...

 

길가의 나무들이 거의 벚꽃나무 인 듯하다.

저 꽃들이 만개를 하면 완전 꽃길이지 싶은데..

 

 

 

 

 

 

이런 길이 끝날때까지 쭈욱~~ 이어져 있는 드림로드.

 

 

 

 

 

숲길을 걸을때보다 다리가 더 아프고 무겁고 지겨워지기 시작할 무렵

눈에 들어온 진해만이 잠시 짜증을 잊게 했다.

 

그늘이 없는 길이다.

모자와 썬구리가 없었다면 제주 올레 처럼 완전 새깜디가 되고 말았을끼다.

 

모자 아래 머리는 땀을 젖고 말았다.

 

 

 

 

개나리 만개한 길가에서 잠시 쉬면서 안민고개 길 카페에서 산 원두커피 한잔(1,500원)을 마셨다.

 

뜨거운 것이 들어가니 속이 확~ 풀렸다.

 

그렇게 걷고 또 걷고...

비슷한 풍경의 길이다.

볕을 피하며 걷는 다는 게 어려운 길이다.

다리가 피곤해나는 길이다.

 

중간에 그만 내려가려다 혹시 남은 길은 좀 더 나은 길이 아닐까 하는 기대감을 저버리지 못해

결국 만장대까지 가게 되었다.

 

정말 똑같은 길이 4시간 이상이라니...아흐..

 

드림로드여!

꿈속이거니 하고 걷지 않으면 정말 힘드는 길이다.

2시간 정도 가볍게 걷고 내려간다면 좋은 풍경만 담고 가겠는데...

 

 

 

 

 

 

STX조선이 보이는 지점에서 하산을 하기로 결정했다.

걸은지 딱 4시간 경과한 싯점이다.

직진을 하나 오른쪽으로 내려가나 망설이다 오른쪽 가파른 계단을 내려갔다.

 

인적도 없고 조용하다.

아스팔트 포장길을 터벅터벅 다리 무지 아프다.

 

숲속은 온동 무덤이다.

공동묘지인가?

으스스해졌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오니 화장장이 근처에 있다는 안내판을 보았다.

 

그랬구나..

 

화장장 쪽이 아닌 마을 쪽으로 길을 잡아 내려갔다

상리마을이라던가?

 

쌩쌩 달리는 차들이 무서운 도로변 버스정류장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752번 버스가 쌩 돌아나왔다.

롯데마트 앞에서 하차후 환승을 해 중앙시장에 내려 마산행 버스로 갈아탔다.

 

 

 

 

상리마을에선 닭을 풀어놓고 키우는 농장이 있었다.

길가에서 퍼덕거리는 닭들..

 

여전히 햇빛은 뜨겁게 내리쬐었고 다리는 무척이나 아팠다.

벚꽃도 피지 않았고 ...아쉬움이 막 밀려왔던 도보였다.

 

꿈꾸며 걸었던 드림로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