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194차 옛그늘 우리문화유산답사기행] 담양 창평 슬로우시티

하늘위땅 2011. 5. 9. 10:00

회원가입을 해놓고도 시간과 날짜가 맞아지지 않아 군침만(?) 흘렸던

옛그늘문화유산답사회 기행에 엄마와 함께 처음으로 동행을 하게 되었다.

어버이날이라 딱 맞춤처럼 처음으로 엄마와 둘이서 하는 여행이 된 것이다.

 

엄마도 좋아라 하실까 은근히 염려를 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흔쾌하 그러자고해서 편한 마음으로

회비를 입금하고 소풍가는 날 기다리는 아이처럼 손까지 꼽으며 기다렸다.

 

동생들 출근길에 동행을 해서 마산종합운동장 정문앞에 내려 버스를 기다렸다.

구름이 잔뜩 몰려오는 하늘에서 간간히 빗방울까지 날려서 날씨가 영 안받혀주네 하면

다소 얇게 입고 온 옷을 잠시 후회를 하며 버스에 올랐다.

 

엄마와 함께 온 사람은 딱 나혼자여서 특별히 앞좌석을 배정을 해주셨다.

그렇게 약 3시간을 달려 도착한 담양 창평 슬로우시티

언제 구름이 있었나 싶게 그곳의 하늘은 맑고 화창 그리고 후덥지근하기까지 했다.

 

 

 

 

2007년 12월1일 아시아 최초로 슬로우시티로 지정이 된 담양군 창평면 삼지내 마을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남의 신안, 완도, 장흥과 담양 4개군이 아시아 최초로 슬로우시티에 가입이 되어 있다.

슬로우시티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인구가4만영 이하여야 하며 전통적인 수공업과 조리법이 보존되어 있어야 가능하다.

 

 

 

 

 

슬로시티 출발 장소에 모여서 해설사의 인솔로 기행을 시작했다.

하늘은 맑고 햇빛은 따가웠다.

 

 

 

 

 

 

해설사의 소개말을 들으며 시선을 돌리니 시골 동네에 삐죽 솟은 십자가가 참 묘하게 느껴진다

동네를 돌다 올려다 보니 또 그 십자가가 보였다.

 

 

 

 

 

 

미리 앞서 가는 다른 일행들을 앞에 두고 돌담길을 찍어대느라 정신이 없는 틈에 그들을 놓치고 말았다.

아~ 그늘도 없고 모자도 없고 땀을 이마를 타고 볼로 내려오는데...

작은 동네에서 못 만날까 싶어 느리게 이곳저곳 사진을 찍어대는데 딸래미가 안보여 걱정이 된

엄마의 전화에 손폰이 불이 났다.

 

 

 

 

전통가옥과 돌담이 어우러진 골목길...

 

 

 

 

 

외가 가는 길을 떠올리게 하는 돌담길이다.

아직도 일행을 못찾고 혼자서 헤매고 있는 중이였다.

 

 

 

 

곳곳에 한옥을 개조한 민박집이 준비되어 있고

어느 민박집 입구에 앙증맞게 마련된 작은 화단마저 눈에 띄는 길이다.

돌담과 흙길이 어우러진 딱맞춤 이랄까?

 

 

 

 

 

 

 

EBS 한국기행에 나왔던 그 동백나무인가 보다

꽃이 다 떨어졌다.

 

 

 

 

 

 

왠지 이런 커다란 나무 대문은 꽤나 부잣집인 듯한데...

 

이리오너라~ 부르면

돌쇠가 나와서 누구냐 묻는 그런 대문

 

커다란 대문을 밀고 들어가면 시원한 대청마루가 나오고

뒷문을 열면 시원하기 그지 없는 바람이 솔솔 불어 오는 어느 양반댁..

 

 

 

 

 

 

저 담 너머에 뭐가 있을까?

괜히 궁금해져 슬쩍 넘겨다 볼 마음이 불쑥 들었다.

 

 

 

 

마을을 약간 벗어나 들로 나오니 와~ 우~ 이런 멋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줄이야!!!!

메타쉐퀘이야 가로수가 유채와 어우러져 땡볕을 고스란히 맞고 바라봐도 좋았다.

 

 

 

 

 

지루했던 모양이다

함께 하는 아이들이 장난을 치기 시작한다.

 

"얘들아 잠깐! 아줌마 앞에서 후~ 불어봐라!"

 

하나둘 구령에 맞춰 아이들이 후~ 후~ 민들레 씨앗을 불었다.

 

이런! 민들레 씨앗이 내 가슴팍으로 한녀석이 쑤욱 들어왔다

 

"어 아줌마 가슴에서 민들레 싹이 나오는거에요 하하하"

 

이런 귀여운 녀석들 하하하

내 품에 고히 안고 싹을 띄우마..

 

 

 

 

 

마을 끝 들판에 자리한 남극루에 올라 잠시 땀을 식히며 휘 둘러보니 작은 시골마을이 평온하다.

 

덥다 나무그늘을 찾게 되는 날씨에 어느 아저씨 한분은 아예 그늘에 자리를 잡고 계신다.

마을쪽을 돌아보니 십자가가 또 보이네..

 

 

옛그늘문화유산답사회 카페에 심재근 선생님이 올려두신 사진속에 우리 모녀 뒷모습이 찍혔다.

분홍색 잠바를 입은 엄마와 오동통한 나의 뒤태라니 하하하

 

 

 

 

 

 

땀을 삘삘 흘리며 걷다 보니 동네를 도는 작은 개울가에 돌미나리가 지천이다.

하나를 쑥 뽑아서 냄새를 맡아보라고 한다.

(울 엄마가 그랬지요)

 

향이 진하게 코속으로 파고 들었다.

 

아이들에게 향을 맡아보라니 아무냄새도 없단다

짜식들 ㅋㅋ

 

 

 

 

 

 

 

 

 

돌담을 돌면 커다란 대문이 나오고

대문간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덩쿨이 오랜 세월을 느끼게 해주었다.

 

아련한 외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들이 슬그머니 미소를 머금게 하는 풍경이다.

 

 

 

 

이동하는 중에 또 찍혔다

모녀지간에 답사에 참가한 이가 우리뿐이라 더 신경을 쓰신 듯

선생님 감사합니다

사진은 제가 좀 빌렸습니다

 

 

 

 

 

 

개방된 곳이 아닌 어느 집의 정원이 하도 이뻐 다들 들여다 보니 고맙게도 구경을 하라고 문을 활짝 열어주셔서

이쁘게 다듬어진 정원에서 꽃과 향기에 취해 극락이 따로 있나 싶었다.

 

매실이 빨갛게 익어가고 있고

오래된 꽃나무 아래서 싫다는 엄마를 앉히고 사진을 찍었다.

 

"죽으면 다 불살라 버릴낀데 사진은 머하러 찍노 싫다!"

 

"그래도 앉아봐라 신여사 귀엽게 찍어주께"

 

싫다면서 포즈를 취해주시는 왕세련왕귀요미 신여사님..

해설사가 100년쯤 된 나무라고 하는데

 

"아이다 그렇게 오래된 나무가 아인데"

라며 절대 100년 된 나무가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하는 대찬 할매다.

 

1시간여의 탐방이 끝나니 땀 범벅이다

그늘에서 잠시 쉬며 땀을 식히자니 뱃속에서 꼬르륵 난리다.

 

 

 

 

 

 

 

 

 

골목을 돌아 버스를 타기위해 가다보니 오래된 목욕탕까지 만나게 되었다.

 

엄마는 옛 시간을 거슬러 목욕탕에 대한 이야기가 끝도 없이 하신다.

일년에 두어번 동네에 하나뿐인 목욕탕을 딸4명을 데리고 가서 초죽음이 되어 딸래미들 묵은 때를 밀었던 이야기며

그 목욕탕 주인의 현재 이야기까지 줄줄이시다.

 

점심을 먹기 위해 다시 버스에 올랐다.

고픈 배를 잠시 달래기 위해 창평 특산물인  쌀엿을 하나씩 물었다.

 

 

* 그리고 모녀지간의 사진 모음입니(심재근 선생님이 찍으신 사진입니다)

 

 

 

맨앞에 시커먼 작은 사람이 저입니다                                             분홍잠바 허리에 두르신 분이 엄마 그 옆이 저

 

 

 

 

 

오른쪽 맨 앞이 저와 엄마                                                      해설사 엄마 그리고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