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두번째 오른 남해 금산 보리암 그러나 바다는 없었다

하늘위땅 2011. 5. 23. 14:00

2번째 남해 탐방이였던 보리암 일정 후 연달아 터지는 좋은 소식에

 

' 앗따! 보리암이 뭔가 좋은 기운을 주는갑다'

 

혼자 지레 짐작으로 다시 한번 도전!

황사로 시야가 꽉 막혀 아름다운 한려해상공원을 보지 못하고 온 아쉬움도 있고 해서

쉬는 날 무조건 콜! 계획을 잡아 두고 하루하루 설레이면서 기다렸다는 거..

 

전날 오락가락 날리는 비 때문에 하늘을 몇번이나 올려다 봤는지 모른다.

다행스럽게 일기예보도 낙관적으로 나오고 저녁이라야 본격적으로 비가 온다는 소식에

 

'좋아 가는 거야!!'

 

3번째 남해 방문이라 덜 어색하고 익숙하게 차편을 이리저리 갈아타고

금산 입구에도 자연스럽게 하차하다.

근데 왠일?

 

구름만 있다는 예보는 얼루 가고 금산입구는 소나기가 좍~ 좍~ 내리고 있지 않은가?

 

오~ 마이가뜨! 하늘이여!

 

3단접이 우산을 펴며 버스에서 내렸다.

갈등이 마구마구 머리를 속을 헤집고 다닌다.

올라가나 마나

 

일단 길을 건너 입구로 올랐다.

 

 

 

 

 

 

탐방로 입구에 흑염소 여러마리가 비를 피하는 듯 소나무 숲에 떠돌고 있었다.

 

오~ 얌생이들아 너거들도 비 올줄 몰랐니?

 

디카를 꺼내는 내 동작에 어린 염소랑 어미 염소가 화들짝 놀라서 숲으로 숨어버린다.

 

"나 그런사람 아니야 얘들아~~"

 

줄에 매여 꼼짝 못하는 한 녀석을 포착하여 찍어주니 그제서야 슬그머니 고개를 내미는 두 녀석

 

"너거들은 사진 안찍어준다! 아줌마 삐졌음!!!!"

 

비 오는 하늘을 원망하지는 못하고 놀라 숨은 염소들에게 화풀이를..ㅎㅎ

 

 

 

 

보슬보슬

비는 나무도 적시고

길도 적시고

염소도 젖게 만들고

3단 우산도 곧 젖게 만들었다.

 

바닥돌도 비에 젖어 반짝거리는데

떨어진 작은 꽃들이 바위위에 핀 꽃 마냥 자리를 잡았더라.

 

 

 

 

축축히 젖고 있는 보리암 탐방로에 숲냄새가 진동을 하고..

 

 

 

 

 

망설임을 하는 중에도 발걸음은 위로위로 향하고 있었으니..

 

곧 나타난 두갈래 길...

어느길로 가야 보리암 가는 길일까요?

 

선택의 여지는 없심다 가보면 앱니다...ㅎ

 

 

 

 

 

 

지난번 서둘러 오를때는 건성건성 보고 말았던 야생화들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오니.

덜덜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그 녀석들과 잠시 놀이를 즐길참이라...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불러주지도 못하고 이쁜 것들아 이쁜 것들아 이럼서 한장 찍고 두장 찍고..

 

"니네들 이름이 뭐니?"

 

 

 

 

 

 

 

 

 

부시럭 갑자기 나타난 이 녀석

 

아휴 깜딱이야.. 풀쩍 뛰다가 내 앞에서 배를 드러내고 벌러덩 디비지는 건 또 뭔 조화랴?

 

"아이 요놈아 단디 뛰 다니 너머지면 니만 아프잖오 ㅎ"

 

 

 

 

그러면서 오를까 말까 망설이는 마음은 계속 되고 있었으니..

...

 

올려다 보니 경사진 길이 계속 이어지누나..

비는 사정없이 양을 가감하면서 내렸다 말았다

바람 불었다 말았다

 

그러는 중에 어느새 비에 젖고 땀에 젖은 몸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쌍홍굴에 도착을 해버렸다.

이제는 내려가기엔 너무 많이 올랐으니 그냥 가는 거야.

 

 

 

 

굴 한켠에 쌓아둔 돌탑은 젖지 않은 모습이다.

뽀송한 돌탑이 부러운 순간..

 

 

 

 

우산을 던져 놓고 물에 빠진 듯한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물기를 날리면서 내려다 본

쌍홍굴 입구...가 아주 몽환적인 모습이다.

 

 

 

 

물에 젖어 반짝이는 바위들이 금 옷을 입은 듯 하다.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보리암으로 출발!

 

 

 

 

 

비 구름에 갇힌 금산 그리고 보리암

 

지금 구름속이지?

 

 

 

 

 

해수관음상 앞의 삼층탑에도 구름이 둘러싸고 있구나.

아~ 여전히 앞을 보여주지 않는 남해바다여!!

 

 

 

 

 

석탑곁에 서서 바라보아도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남해바다여!

 

 

 

 

 

고개를 돌려 자애로운 눈길을 내려주시는 해수관음상에게 간절히 기도를 해본다.

 

바다 보여주세요....제발...플리즈!!!

 

 

 

 

 

대답이 없다.

아니 더 짙게 구름을 내려앉게 만드셨다.

 

내게는 쉽게 허락하지 않는 이유는 뭡니까?

황사로 시야를 막더니

이번엔 비구름으로 막아버립니까?

 

저도 보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한려해상국립공원 남해바다를!!

 

한참을 떠나지 못하고 서성였건만..또 보지 못했다 그 바다..

 

다시 올라오라는 뜻인가보다.

 

우산을 썼어도

비옷을 입었어도

머리는 감은 듯 푹 젖었고...

보리암도 푹 젖고 있었다.

 

아름다운 남해 바다는 보여주지 않아도 기도는 들어주시리라 믿습니다!

...기도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