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4의 활동/우리동네 어디까지 가봤니

자산동 추산공원 비탈에서 만난 추억의 골목

하늘위땅 2011. 6. 29. 15:00

오랜만에 골목 탐방을 하게 되었군요.

재작년부터 시간나면 마산의 없어지는 골목을 담아 보겠다 야심차게(?) 시작을 했었는데

시간제약으로 근처만 빙빙 돌다가 일본에 계시는 님의 부탁이였던 ' 성지여고' 인근 탐방도 못했는데

걷는 길에 뻑이 가버려 한동안 둘레길, 올레길 등등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보니

마산 골목 탐방에 대한 생각은 까마득히 먼 곳으로 시집을 보내버렸던 모양이에요.

 

비가 촐촐히 내리는 이른 오전 운동 삼아 나갔던 추산공원 초입의 하늘정원 카페를 바라보다

무심코 내려다 본 자산동 비탈 동네로 내려가는 길을 발견하곤

 

쪼기 가봐야겠다  일단 찜 해두고 휘휘 공원과 회원현 성을 걸은니 잽싸게 그 장소로 이동을 하였다지요.

 

 

 

 

추산공원 초입에서 바라본 신마산 쪽 모습입니다.

바다를 끼고 그리 평평하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은 마산이란 도시는 경사진 곳이 많아

도로로 좁고 복잡하고 다닥다닥 붙은 건물들이 많아요.

 

요 지붕아래 펼쳐진 비탈진 동네로 내려가 봅니다.

 

 

 

 

 

숨어 있었던 길을 내려가면서 발견한 오래된 골목이 탄성을 자아냅니다.

추억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숨은 계단을 살포시 내려가니 호두나무가 앞에서 반가이 맞아줍니다.

호두나무인줄도 몰랐는데 지리산 둘레길 가면서 알게 되었다지요 ^^

 

그리고 시선을 확 잡아 끄는 이것은 탱자나무!!

 

낮은 지붕, 낮은 담 둘레에 심어져 울타리 겸 보안요원으로 훌륭히 지 몫을 했던

가시 많은 탱자나무..

낮은 지붕을 지켜주고 있군요.

 

 

 

 

 

 

 

 

그 동네의 제일 높은 곳에 앉은 집은 폐가가 되었군요.

마당엔 누가 심었는데 상추랑 여러가지 푸성귀들이 아주 잘 자라고 있네요

 

담장 기둥을 자처했던 시멘트기둥만 남아서 사람이 살았노라 했던 흔적을 보여주는군요.

야생 고양이 한마리가 낡은 마루에 앉아 비를 피하고 있었답니다.

 

야옹~ 야옹 경계를 하면서도 쉬이 자리를 뜨지 않는 고양이.

 

너의 휴식을 방해 하지 않겠노라 푹 쉬도록!

 

 

 

 

내려가는 골목으로 다시 걸어봅니다.

작은 땅을 이용한 텃밭이 오밀조밀하게 갖가지 농작물을 담고 있군요

화분에도 빼곡하데 들어 선 고추들.

 

 

 

 

 

 

돌과 시멘트을 섞어 만든 담장이 70년대 우리 동네를 떠올리게 합니다.

자리를 지키고 있던 돌도 시멘트 포장 공사에 섞여 붙박이가 된 어느 골목입니다.

 

 

 

 

풀도 무성하고..

호박도 보이고..

낮은 담벼락 그리고 시멘트 땜방 골목 길...

 

어릴적 기억속 그 골목입니다.

 

 

 

 

 

부서진 스레트 지붕 틈사이로 비 들치겠다...

그 아래 흙벽이 순간 시골 외가 동네 어느 골목으로 휘리릭 델고 갑니다.

 

집 주변의 풀까지도...오래전 기억속으로 하염없이 끌고 들어가는군요.

 

이 집도 사람이 살지 않는 곳 같군요.

 

 

 

 

돌 담을 지나고 좁은 긴 골목 끝에 보이는 초록 대문..

저 집엔 누가 사나?

 

들리는 소리론 꽤나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들이 사는 듯...

이런 좁은 골목에 있는 집에 젊은 사람들은 살지 못할 듯.

 

 

 

 

 

 

시멘트 담벼락에 무질서하게 낙서질이 되어 있네요.

아이들이 살고 있는 동네이긴 한가 봅니다.

어른들이 낙서를 하진 않았을테고...

 

이쪽 담벼락은 검은 곰팡이와 화분의 초록 식물들이 아주 심장까지 후들거리게 하면서

추억을 꺼집어 내는군요.

 

 

 

 

 

 

아래에서 올려다 본 하늘정원 레스토랑...

이 비탈진 동네 맨 위에 지어진 이 건물의 놀라운 선점력 박수를 !!!

아래 동네는 여전히 6,70년대..

 

 

 

 

 

 

 

사람이 살까 하는 의문을 들게 하는 낡은 빨간 대문을 발견하고 담 너머 슬쩍 딜다보니

역시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군요.

 

비탈지고 외진 곳이라 사람들이 다 나가는 모양일세 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 동네도 재개발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주민 동의를 구하는 벽보가 붙어있군요.

음...

 

전망은 끝내줄 곳이긴 합니다.

뒷편은 박물관에다 회원현 성지에다 문신미술관과 공원이 있고

앞을로는 마산만을 굽어보는 자리의 아파트라...캬 좋긴 하군요.

 

 

 

 

 

벽보가 붙어 있는 집을 올려다 봅니다.

빨래집게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빨래줄 그리고 오래된 두개의 화분과 고무다라이가 보입니다.

 

그 시절엔 집집이 저런 화분 한 두개 다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선인장을 주로 키웠다는 기억이 퍼뜩 나는군요.

그게 아마도 천년초 였을 것이라는....볼치기 할때 잘라서 붙였던 기억도..

 

 

 

 

 

 

오래된 시멘트 대문 지붕에 얹힌 파란 물단고가 무거워 보이는데 시멘트의 힘은 대단합니다.

잘 버티고 있네요.

오랜 세월이 흘렀다는 것을 증명해주 듯 풀이 시멘트 지붕위에 났군요...

생명이란 신기하면서도 질기다는 것..

 

이런 깊은 골목에도 점방이 있었나요?

파란 점방 문이 보이는군요.

 

막걸리 되로 파는 동네 골목 점방..

 

 

 

 

 

 

흙 담, 돌 담을 허물고 보로코 시멘트로 집을 올리고 담을 쌓았던 그 시절...

그런 느낌의 집과 집 사이 난 골목 길..

 

베어내지 않고 둔 자귀나무(맞지요) 꽃이 활짝..

 

 

 

 

 

 

한순간 시야가 시원해졌어요.

경사가 꽤 되는 길을 내려가야 되는데 눈앞으로 보이는 마산의 풍경이 좀 다르게 느껴지네요.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길가에 핀 초롱꽃이 묘한 자태로 있네요..

 

그 위로는 가시 숭숭한 탱자나무가 울타리를 자청하고 우르르르 섰구요.

 

어릴적 동네의 모습보다는 조금 더 전의 모습처럼 느껴지는 이곳을 자산동 추산공원을 뒤로 두고 있는

동네랍니다.

앞으로는 높은 아파트이 한눈에 다 보이는 전망좋은 곳이기도 한데요

이곳도 곧 재개발이라는 몸살을 앓을 듯...

 

아쉬움이 남네요.

 

있는 그대로의 개발은 안되는 건지?

가치라는 것이 변신을 해야만 높아지는 건 아닐텐데...

 

사진으로 동영상을 만들어봤어요

조금 시간을 투자했는데 영 허접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