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아들과 함께한 1박 2일 - 경주 보문단지에서 휴식을

하늘위땅 2011. 8. 2. 11:00

아들 아르바이트 하는 회사가 휴가라고 집에서 몇일 쉰단다.

다른 친구들은 배낭 여행도 가고 방학동안 뒹굴뒹굴 잘 쉰다며 푸념을 하길래 쨘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할 일 없이 시간 보내는 것 보다 나은 선택이라며 등을 두들겨주었는데....

 

그래도 안타까운 마음이 이끌었다. 경주로

 

머 집에서 그냥 있으문 되지 머하러 라고 하는 아들에게 눈 웃음 보내며

 

"옴마랑 두번째 여행 가보자 짧지만"

 

안갈거라며 띵깡을 부리더니 막상 출발일은 지가 더 들뜬 모양새다

밤에 호숫가에서 라이브 들으면서 호프나 한잔 하자는 말에 확 끌린 모양이다.

 

아주 후덥지근한 날씨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한 시간에 도착하지 않는 아들

좀 일찍 집에서 나오라고 그렇게 당부를 했건만..

 

버스 출발시간 직전에서야 부랴부랴 땀을 흘리며 온 아들에게 눈 슬쩍 흘기고 버스에 올랐다.

다행히 버스안에는 에어컨이 아주 시원했다.

 

 

 

 

 

2시간가량 버스안에서 두 모자 헤드뱅잉을 요란스럽게 한 모양이다.

포항까지 들어가는 버스라 기사분이 방송을 해댔기 망정이지...

 

경주도 후덥지근하기는 마찬가지.

계획 대로라면 길 건너에서 10번 버스로 보문단지까지 이동을 하기로 했으나 아들도 나도 다소 지쳐있기에

과감하게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다.

 

경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보문단지까지는 15,000원 정도 기사분이 조금 둘러 온 듯 한 느낌이 살짝!

 

겨우 잡은 콩코드호텔이다.

물이 좋아서 시설은 별루여도 경주가면 꼭 이곳을 이용하게 되는데..

기업체 하계요양소가 되어 그런지 경주 호텔들이 죄다 만원사례라..

에약 취소된 객실 하나를 잡았다고 한다.

 

(성수기 요금이라 평소보다 2배 요금)

 

 

 

 

여름이라 호텔측에서 이벤트를 마련한 모양이다

음악회를 9시경에 한다고 미리 연습을 하고 있었다.

 

 

 

 

 

잠시 보문호수를 둘러보기 위해 산책길로 갔다.

해는 없어도 아주 후덥지근한 오후시간

 

호수에 띄워진 오리배는 불이 났다.

저거 타면 시원할까?

 

 

 

 

 

 

현대호텔쪽으로 사부작사부작 걸었다.

일상탈출! 아무 생각없이 그냥 걸었다.

 

 

 

 

 

유독 친구끼리 온 여자사람들이 많았다.

매년 경주에 오는데 올해만큼 여자사람 관관객이 많은 건 처음이지 싶다.

 

보문단지 주변 뿐만 아니라 관광지 전부다 사람들이 북적북적..

 

친구끼리 온 두 여자분

수다가 삼매경이라.

 

1박2일 프로를 보느라 해가 질때까지 방에서 꼼짝않는 아들에게 배고프다 배고프다 노래를 하니

그제서야 슬쩍 움직인다.

 

맛있는 저녁 사주기로 약속을 한 터라 근처 힐튼호텔로 이동을 했다.

 

뷔페가 괜찮다고 해서..ㅎ

여름 관광객이 넘쳐 뷔페에서도 한참을 기다렸다.

8시경 드디어 호출이 왔고 저녁을 먹었다.

 

아~ 근데 호텔 뷔페치곤 좀 뭔가 아쉬웠다.

시간도 촉박했고..

 

 

 

 

 

 

배는 불렀으니 왠지 허기는 가시지 않은 저녁 때문에 밤 길 걷는게 힘들었다.

아들도 나도..

호텔에선 한밤의 음악회가 한창 진행중이였다.

잠시 구경을 하려고 섰는데 왠 찬송가?

 

아들도 나도 그냥 발길을 돌렸다.

 

 

 

 

 

 

 

밖에선 음악소리가 우리를 이끌고 그냥 누워잘까 하다 다시 밖으로 나갔다 ..

다소 시원한 밤 바람이 산책하기에 좋았고

더불어 호수 주변에는 라이브 음악이 어지럽게 깔리고 있었다.

 

 

 

 

 

피곤한 줄도 모르고 밤 늦게까지 돌아댕기다 12시가 넘어 잤는데 알람소리에 번쩍 눈이 떠 졌다.

방 밖 테라스에 나가니 비가 떨어지고 있었고 자욱한 안개가 보문호수를 감싸고 있었다.

 

다시 잘까하다 운동이나 하자 싶어 우산을 들고 나섰다.

 

 

 

 

간밤에 여기서 데이트를 즐기던 남녀가 버리고 간 이 쓰레기는 어쩌냐?

 

 

 

 

 

 

 

비를 맞고 숙면에 들어간 오리배들.

 

 

 

 

부표위에 앉은 저 새는 꿈쩍도 않고 있어 모형인가 했다.

오리배처럼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비를 맞고 있었다.

 

 

 

 

 

안개에 젖고 비에 젖고..

 

 

 

 

 

저벅저벅.

이른 시간 나뿐인가 했건만 쉬러 와서도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꽤나 되었다.

 

 

 

 

 

청둥오리 3마리도 이른 아침 나들이에 신이 났고.

 

 

 

 

 

밤 늦게까지 끼~끼 소리내면 움직였던 놀이기구도 안개속에 조용하다.

 

1시간30분여 산책겸 아침 운동을 하고 오니 아들도 일어나 방긋 웃고 있었다.

이런...왠일이람..

늦잠에 골아 떨어져야 정상인데...ㅎ

 

호텔에서 준비한 조식을 까칠한 입으로 먹고(전날 과식과 맥주의 여운이 남아서)

다시 우리가 계획 했던데로 시원하게 온천수로 목욕을 하고

그냥 널부러져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다.

 

 

 

 

현대호텔 야외 풀장과 힐튼 호텔 풀장

 

보문단지 호텔엔 야외풀장이 딸려 있어 가족단위 피서객이 많이 오는 것 같다

올해는 유난히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은 것 같기도 하고,,

 

힐튼 뷔페를 기다리는 동안 힐튼호텔 로비에서 20여분 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옴마 요기는 쫌 좋네"

 

"그럼 완전 특급이니까"

 

"야~ 그럼 우리도 여길 잡았어야지?"

 

"얌마! 방이 없더라 미리 예약을 못해서"

"이건 머 수준차이가 확 지대로 나네"

 

"이누마! 세상이 그런기야. 똑같은 시간 똑같은 공부를 해도 이런 곳에 편하게 묵을수 있는 사람이 있고

 콩코드 같은 곳에도 오지 못하는 사람이 있니라 . 옴마 생각은 그렇다. 이왕이면 좀 잘 해서

 힐튼에서 묵는 기 좋겠제?"

 

"그러면 좋지 머.두배다 두배"

 

맨날 공부쫌 더 열심히 하자 우짜자 해싸도 콧방귀만 뀌던 아들

차이가 뭔지를 몸소 느끼는 모양이다.

돈만 있다고 인생의 가치가 달라지지는 않지만 효과적인 삶을 살자는 엄마 말에 어느정도 고개를 끄덕끄덕.

 

 

"옴마 내가 열심히 잘 해서 이런데로만 모시께 지둘리봐!!"

 

아들의 호언장담에 마음이 아주 든든해졌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각종 할인쿠폰도 잘 챙겨두면 유용합니다.

보문단지에 테지움이 오픈을 해서 아이들과 구경가도 좋을 듯.

자전거도 타고 전동차도 타보고

오리배도 타고 열기구도 타고..

경주에서 여름 휴가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짧은 모자간의 여행에서 아들도 나도 원하는 바를 얻었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