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꼭꼭 감춰두고 혼자만 걷고 싶은 창원의 보물 숲 속 나들이길

하늘위땅 2011. 8. 26. 16:22

 

늘 마산에서 먼 곳만 걸었다.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가야만 여행이 된다고 생각했었나보다.

 

다른지역 사람들도 다 간다는 저도 비치로드도 차일피일 미루면서 아직 가보지도 못했다.

비가 먼 길을 못가게 막아서 그럼 가까운 우리지역 길을 한번 걷자 했는데 이게 대박이였다.

 

마산토박이라 예전의 창원의 산길은 그냥 너메 나라 일인양 무관심으로 일관했는데

맘 먹은김에 서둘렀다.

계획대로라면 6시경 집을 나서서 이른 시간 걷기를 시작하고 좀 오래 걷고 오자였는데

전날 한잔의 맥주와 과도한 워킹으로 인해 확 널부러져 6시30분경 겨우 일어나 사부작거리며 준비를 하고

7시30분경 103번 버스를 탔다.

창원 사격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환승을 해야만 하기에 경남은행 본점 앞에서 하차 100번 버스로 환승 휘리릭~

이 100번 엄청시리 돌아서 가는 버스였다.

졸고 졸았더니 창원사격장 이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8시40분경 도착 정말 징하게 버슬 탄 꼴이다.

 

 

 

 

사격장 올라가는 입구 편의점에서 일용할 양식과 주전부리를 조금 샀다

집에서 가져온 방울이와 포도 물 조그만 거 한병, 김밥 한줄, 마이구미 하나, 오다리 하나

 

잘 정리된 주택지 길을 올랐다.

 

 

 

봉림동 주택가를 관통하는 길을 따라 위로 쭈욱 올라갔다.

메타쉐퀘이아 가로수가 아주 멋스러운 동네구나.

 

저 멀리 창원대가 보이고 그 뒤로 산에 비구름이 걸쳐지고 있었다.

 

빗방울 하나둘

빗 좀 맞지 뭐 완전 똥배짱으로 단디무장.

 

 

 

 

 

 

사격장 입구에 안내판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빨간 구간을 다 걷어 보리라

 

자 어디까지 가야하는 건가?

 

단디 봤음에도 막판에 낭패를 경험했다.

쭉 읽어가시면 아시리라 그 두려웠던 실체를..

 

 

 

 

 

산 길로 들어서는 초입이다.

도라지꽃도 피었고..

날씨는 서늘하니 촉촉하고

간간히 빗방울 날리나 걱정할 필욘 없고..

그냥저냥 딱 무학산 둘레길 만큼 만 되도 괜찮겠다 별 기대없이 걷기 시작했다.'

 

 

 

 

 

우거진 숲이다.

소나무길을 지나 조금 오르니 저멀리로 시티세븐이 완전 노출되어 보였다.

 

 

 

 

 

 

무학산 둘레길에선 잎파리만 봤는데 도토리가 열린 나무가 수두룩했다.

축축한 날씨때문인지 나쁜 버섯들이 우후죽순이다

 

길게 올라온 저 보라빛 꽃대는 이름이 뭐냐?

 

 

 

 

 

정병산 등산로에서 옆으로  갈라진 숲속 나들이길 시작이다.

짙은 숲 길이다.

넓은 길도 아닌 한사람이 걸을 수 있는 조그만 오솔길

 

이거 담박에 맘에 쏙 드는 길 아닌가 좀 더 걸어봐야 하겠지만.

 

 

 

 

 

처음 만난 작은 골짝

물소리 시원스럽게 산으로 퍼지고 깨끗한 물이 절로 손을 담그게 만들었다.

 

그닥 더운 날씨는 아니였는데 땀이 그냥 줄줄 흐른다.

땀을 훔치고 다시 길위에 섰다.

 

 

 

 

 

길 주변 풀과 걸리는 나뭇가지들을 정리를 한 모양이다.

아님 비에 떨어진 걸까?

 

 

 

 

 

군데군데 버섯들이 꽃인양 줄을 서서 반기고 있었다.

 

 

 

 

 

 

그리곤 곧 맞닥들인 편백나무 숲

절로 가슴이 시원해지는 듯..

잠시 앉아 심호흡 댓번 한 뒤 끈적해진 땀을 쓱 훔쳤다.

 

유달리 땀이 많이 나는 날이다.

 

 

 

편백나무 숲을 지나니 처음으로 창원시를 한눈에 조망하게 되는 지점이 나왔다.

와~ 우~

 

 

시야를 가린 소나무 아래엔 버섯이 요렇게 폈다.

꼭 표고버섯을 닮았는데...

 

 

 

 

 

처음 만난 갈림길..

 

나들이길로 직행이다.

 

 

 

 

질척한 길에서 발도 빠지고

돌 무더기 길에선 삐긋해보기도 하고

 

 

 

 

 

 

저 멀릭 건너 보이는 것이 대암산인가 불모산인가.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한 아스라한 풍경이 계속 이어졌다.

 

 

 

 

 

 

 

정병산을 올려다보니 구름아래 광채가 나는 듯 하오..

도시를 보니 뿌연 연무에 갖힌듯 답답하고.

 

 

 

 

 

 

 

좁은 길을 돌아돌아 가다보면 누군가 수고스럽게 만들어둔 간이 약수터를 아주 자주 만나게 된다.

음료수 병을 이용해 물을 모아 흐르게 만들어선 바가지 하나 걸쳐 놓으니 바로 약수터가 되었다.

 

수량이 아주 풍부해서 지나면서도 기분이 상쾌해졌다.

 

 

 

 

 

 

 

훤히 도시가 내려다 보이는 몇 안되는 곳에서 도청 뒤편을 째려보았다.

 

쭉~ 뻗은 도로가 답답함을 조금 해소해주는 듯..

빠글빠글 거리며 사는 도시 사람들의 일상이 눈에 보이는 듯 한 풍경이다.

 

 

 

 

오고가는 사람들과 정답게라고는 말 할 순 없지만 먼저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넸다.

아무도 먼저 말 거는 사람도 없었고 심지어 건네는 인사에 답을 해주는 사람도 몇 안되었지만

끝까지 만나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러다 깜짝 놀랐다.

 

약간 경사진 길을 올라 돌아 내려가니 이게 뭔가

도시에서 만나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지도 못한 깊은 골짜기를 만났다.

심산유곡에 들어 온 듯

매미소리 진하게 메우고 시원한 물 소리 콸콸 들리고 둘러봐도 산과 숲만 보이는 곳이 아닌가?

 

용추고개라고 하는 곳인가?

 

아~ 감탄사 절로 나오고

어째 이런 곳이 숨어 있었다니

혼자서 중얼중얼 입을 닫지를 못했다.

 

발걸음은 내리막길 더 빨라지고 있었다.

 

정말 멋지지 않은가?

용추계곡 이란다.

 

사격장에서 대강 1시간 뒤에 만나게 되는 풍경이 절경이다.

그냥 산속에 갇힌 느낌이다.

 

용추계곡 물소리를 잠시 느끼고 시원한 공기의 느낌을 즐기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는 찰나

한무리의 사람들이 왁자하게 내려오는 바람에 잠시잠깐의 혼자만의 시간도 깨지고 말았다.

 

곧 사람들이 많이 다닐 시간이라 서둘러 갈 길에 올랐다.

 

 

 

 

 

 

군데군데 좋은 글을 세워둔 곳이 있었고 잠시 이 시를 읽으며 가을을 먼저 느껴보았다.

 

'왜 사랑은 낮은 곳에 있나요?'

 

 

 

작지만 깨끗하고 시원한 도심의 숨은 계곡이 있음이 놀라울 따름이다

 

 

 

 

작은 비탈길을 걷고 건너편 산과 돌아올 길을 바라보면 시야가 트인 자갈길도 걸었다.

 

 

 

 

위치번호표시기둥을 처음 보았다.

이런것도 해 두긴 했는데 숨어 있어 그냥 지나칠 뻔 했다는.

또 약간의 오르막이다.

어려운 길은 아니다

걷기에 딱 적당한 난이도다.

 

 

 

 

 

 

살짝 보이는 저 먼 산에 잠시 시선을 두고... 숨 고르기.

 

 

 

 

온갖 종류의 버섯들이 아주 유혹을 뿌리고 있었고 드문드문 이름도 모르는 이쁜 작은 꽃들이 살랑 거리는 길이다.

 

아침도 굶어 그런가 배가 좀 더 빨리 고파왔다.

 

 

 

어느 쉼터에 앉아 배낭을 뒤져보니 준비한 먹거리들이 나온다.

일단 방울이부터 흡입을 했다.

 

물 한모금과 함께..

 

약간 배를 채우니 앞에 기다리고 있는 길이 무척이나 궁금해져 쉴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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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아름다운 길이 열려 있는 데 말이다.

 

 

 

 

 

 

 

 

 

이른 가을도 느껴보았다.

 

 

 

 

 

빗방울까지 흘리던 하늘에서 빛까지 내려주시고...

 

 

 

 

아직 1구간 끝은 멀었구나..걸어온 길을 더듬어 보니..아득하고나..

 

 

 

 

 

 

 

길은 다양한 얼굴도 항상 그렇게 열려 있었다.

내가 몰랐을 뿐.

 

 

 

 

 

제법 큰 계곡에서 공공근로를 하시는 아저씨들이 점심후 휴식을 취하고 있고

동네 아이들이 엄마를 기다리며 물놀이를 하고 있어 덩달아 발이라도 담그고 싶었지만

갈길이 멀어서... 이어진 소나무숲길을 지났다.

 

소나무잎으 아주 오래 쌓여 아주 푹신한 길을 정비하고 있었다.

 

 

 

 

 

 

작은 산길이 끝나고 제법 넓은 길이 나왔고 여기서부터가 문제였다.

마지막 남은 1구간 끄트머리 쯤 되는 듯 했는데 이정표도 없고 그냥 앞으로 앞으로 걸었다.

 

 

 

 

 

 

오가는 사람도 드물고 혹여 길을 잘못 들었다 되짚어봐도 한 길이라 그럴일도 없겠고 구간 표시가 나올때까지 반듯한(?)

산길을 걷기만 했다.

길 가에 이렇듯 숨은 녀석들이 없었다면 쉬이 지쳐 돌아갔으리라..

 

마지막 큰 계곡에 다다랐다.

같은 코스를 걷는 사람인지 몇 사람들이 계곡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아무도 안다니는 길은 아니였구나 안심을 하였는데 아뿔싸 딱 거기까지 였던 모양이다.

 

기억을 떠올려 보니 계속 앞으로 나가면 길이 없어 멀리 돌아가야 하는 것 같은데 다시 돌아가기엔

너무 많이 내려와 오르막을 다시 오르기 싫어져 내처 내려 걸었다.

 

길도 없어지고 길인지 아닌지 더듬어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다 만난 철조망이 쳐진 길이라니..(장유 넘어가는 도로였다)

길을 건너가야 될 것 같은데 어쩌나 둘러보니 이어진 길이 보여 다시 내처 오르막을 오르고 숲을 헤치고 걸었다.

 

한낮인데도 인적도 드물고 사람이 다닌 흔적마저 없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이길 맞나 어쩌나 갸우뚱 하면서 일단 내려가는 길을 잡아 계속 걸었다.

 

40분여 헤맨 끝에 드디어 불모산저수지 위쪽에 다다랗고 끊어진 길을 겨우 찾아 물은 건너니 마을이 나타났다

그제서야 안도의 함숨을..

 

길을 따라 내려가니 버스종점이 눈앞이라 어찌나 반가웠던지..

울 뻔 했는데 102번 버스가 막 떠나려고 해 뛰어서 잡아 탔다.

 

잘 나가다가 마무리가 이상하게 엉킨 오늘의 창원 숲속 나들이길 굉장했다고 결론을 내려본다.

 

 

 

마지막 세번째 조금 큰 계곡에서 계곡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는 임도를 올라타 걸으며 창원터널 위쪽을

지나고 빙 둘러 겨우 불모산 저수지에 도착함